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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흡연자 비상식적 행동, 모두 고통 받는다.
김예은, 이인준 기자  |  rladp463@jj.ac.kr, iij7717@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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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7  1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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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호 5면]

진리관 흡연구역에서는 화재 나기도 해

지난 3월 29일 13시경 정재은(역사문화콘텐츠학과 18) 학우는 진리관에서 조모임을 마치고 나가던 중 흡연구역 휴지통에서 연기가 피어나는 걸 발견했다. 정재은 학우는 함께 있던 친구들과 황급히 휴지통으로 향했고, 휴지통에서 불이 타오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다행히 물을 들고 있었고, 화재가 커지기 전에 끌 수 있었다. 그녀는 “지독한 비닐 냄새가 났어요. 불을 끄고 안을 확인해봤는데, 담배꽁초가 보이더라고요.” 라고 전했다.

지난 4일, 불이 난 지 6일이 지났지만, 해당 흡연구역 휴지통 내부에는 아직도 많은 담배꽁초와 함께 그을음 자국이 남아있었다. 휴지통 바로 위쪽에는 ‘담배꽁초를 제대로 꺼서 휴지통에 버립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있었다. 정재은 학우는 화재 사건에 대해 “한 흡연자의 무책임이 큰 사고를 만들 뻔했다”며 흡연자의 배려 없는 행동을 지적했다.

   
▲(왼쪽부터) 진리관 흡연구역 휴지통 내부, 화재예방 안내판

구분선 없는 흡연구역

일부 흡연자들의 몰상식한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보행흡연 관련 글이 3, 4월(~7일까지)에만 6건이 올라왔다. 6건 모두 보행 흡연 일명, 길빵을 욕하는 글이었다. 그중 3월 13일에 올라온 글(첫 번째 사진)은 공감을 나타내는 일명 ‘좋아요’를 59회나 받으며 많은 이의 공감을 받았다.

문화융합대학에서 실시한 ‘흡연문제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4.7%(220명)가 실외흡연으로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한 응답자는 “길을 걷다 담배 냄새가 너무 심해 숨을 참고 다닌 적이 있다.”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길가다 보면 하루에 세 번 정도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본다.” 라며 잦은 보행흡연에 대해 언급했다.

   
 

외국인 유학생의 보행흡연 제보도 잇따른다. 이번 학기 국제교류원에서 근로하고 있는 김희연(가명) 학우는 “출퇴근할 때나 쉬는 시간에 센터 주변에서 길거리 흡연하는 유학생이 많아요. 어제는 퇴근할 때 학생회관 로터리에서 길을 건너면서 중국인 유학생 4~5명이 흡연을 하더라고요.”라고 제보했다.

학생지원실에 따르면 흡연구역을 제외한 모든 장소는 금연구역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보행흡연에 대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전주시에 문의하자 담당처인 전주시 보건소에서는 “법적으로 대학교는 건물 내 흡연은 처벌이 가능하지만, 길거리 흡연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 소재 자체를 누구한테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익명 커뮤니티 같은 곳에 그저 불만을 토로하는 게 전부다.

   
▲국제교육원 앞 금연구역에서 담배 피우는 학생들

“눈치보며 흡연해…” 흡연자 혐오 억울해

호텔경영학과 진윤수(가명) 학우는 “문융대 사건도 있고, 에타에 길빵을 욕하는 글이 많아서 그런지 흡연하는 게 괜히 잘못인 것 같아요. 흡연자 혐오로 흐르지 않을까 싶고요.”라며 억울하다고 했다. 흡연자인 진윤수 학우는 일반 담배를 피우고 교실에 들어가면 같이 수업을 듣는 학우들의 눈치가 보여 최근 전자담배로 바꿨다. 또 다른 흡연자인 사범대학 양준수(가명) 학우는 “흡연자로서 교실에 들어갈 때 눈치가 보여 학교 내에서는 전자담배를 이용한다.”라고 말했다. 담배 냄새가 날까 봐 핸드크림, 구강청결제까지 준비해 다닌다는 양준수 학우였다.

이처럼 상당수의 흡연자는 자신이 피우는 담배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일부 흡연자들의 몰상식한 흡연 에티켓으로 함께 비난을 받고 있다.

   
 

의식 개선과 함께 학교, 정부 차원 대책 필요

이렇듯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현수 총학생회장은 교내 흡연구역을 정리해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문화융합대학처럼 유독 건물 내 흡연이 잦은 화장실이나 옥상에는 화재경보기를 설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우들이 CCTV 설치를 문의하지만, 개인 인권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 화재경보기를 통해 무분별한 흡연자들을 찾아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흡연 부스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실제 학우 중 일부는 흡연 부스 설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흡연 부스 설치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우리 학교 시설지원실에 따르면 학생회관 동쪽에 설치한 개방형 흡연 부스의 설치비용은 580만 원이었다. 공기정화 기능까지 갖춘 밀폐형 흡연부스는 수천 만 원을 호가한다. 실제 밀폐형 흡연부스를 설치한 한국외대는 설치비용에 3,000만 원, 매년 500만 원을 유지비용으로 내고 있다.

비싼 돈을 주고 흡연 부스를 설치했다고 해도 부스가 부족하거나 열악했다. 학교 내 최초로 흡연 부스를 설치한 고려대학교의 경우 중앙광장 지하 입구 앞, 이공계 캠퍼스 과학도서관 앞에 두 개의 흡연 부스를 설치했다. 하지만 흡연자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흡연 부스와 부스 내 비좁은 공간 때문에 흡연자들은 흡연 부스를 두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이웃 나라인 일본의 경우 전체 식당의 약 85%가 흡연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이 적은 편이다. 이미 2004년부터 흡연공간을 만들어 비흡연자와 흡연자를 분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흡연공간의 출입형태와 내부소재, 배기 풍량 등 지침만 지키면 흡연공간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심지어 직장 내 흡연공간을 만들면 정부가 최대 설치비용의 50%까지 지원한다. 또 점포 자율적으로 구역 지정, 층간 분연, 시간제흡연 등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매년 걷어 들이는 담뱃세는 무려 11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흡연 부스 설치 등에 사용한 예산은 4.4%에 불과하다. 담배를 팔면서 간접흡연 피해를 막는데 소극적인 정부가 제대로 의지를 갖고 있다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 해소가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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