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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자화상
이인준 기자  |  iij7717@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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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8  14: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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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호 13면]

   
 

이렇게 한국 사회가 부끄러웠던 적이 있나.

한국 사회까지 갈 필요도 없다. 작년 봄 학기, 불쾌한 일을 겪었다. 조별 모임을 위해 만들어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였다. 한 조원이 자신은 시간이 없어서 조별 모임에 함께 할 수 없다며 자료 조사만 하겠다고 했다. 그리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무언가를 보내왔다. ‘양XX 사진’이라는 제목의 파일이었다. 순간 당시 떠들썩하던 누드 사진유출 사건이 떠올랐다. 피해자와 이름이 같았다. (아마 피해자였으리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매우 불쾌했다. 해당 조원은 조에서 제명됐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딱 1년이었다. 정준영이 성관계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했다는 뉴스가 나왔고,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건 뉴스가 나오자 유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정준영 동영상’이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 관련 사건이 터지면, 그들의 실명만 검색어에 오르던 것과 다른 양상이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었다. 특정 몇 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수가 일종의 관음증을 앓고 있다는 말인가.

조별 모임에서 한 조원이 그렇게 행동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연예인 정준영이 성관계 영상을 거리낌 없이 단체 대화방에 공유할 수 있었던 건, 그래도 되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남자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을 눈치 없는 사람으로 치부했다.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예외적인 개인의 일탈로 여기는 사람들도 한몫했다. 이게 우리의 현주소이자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제2의 정준영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정준영도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범죄였다. 이번 기회에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성찰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꿔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달라지지 않은 일상으로 무기력하게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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