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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창의적 글쓰기 경진대회 최우수 당선작
박연아  |  영어교육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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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17: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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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호 3면]

제11회 창의적 글쓰기 경진대회가 진행되었다. 이번 주제는 ‘몰카’와 ‘미세먼지’, ‘교우관계’, ‘산불’이었다. 이 네 가지 주제로 경진대회에 참여한 학생은 예년과 다르게 모두 179명으로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였다. 수상자는 최우수상 박연아(영어교육 2), 우수상 정하은(사회복지 1), 심재민(컴퓨터공학 2), 장려상은 김차영(회계세무학과 2), 유시은(회계세무학과 2), 김병철(국어교육 3)이다.

   
박연아(영어교육과 2)

[소설] 당신이 죽인, 김지연을 추모하며 (원제: 김지연)

내 동생은 죽었다. 63,084명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살해되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진단서에는 자살이라고 쓰여 있지만, 나는 그 애가 명백히 살해되었다고 생각한다.

동생이 죽기 다섯 달 전, 동생은 방에 틀어 박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걱정에 이것저것 캐묻는 나와 부모님 앞에서, 동생은 더 이상 흐를 눈물도 없을 정도로 울고 나서 간신히 한마디를 토해냈다.

“내 몰카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녀.”

그 날부터 우리 가족은 완전히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 아버지는 경찰서에 매일 가 소리를 지르셨고 어머니와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토하고 쓰러지는 동생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상담사도 그 누구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대인기피증이 생긴 동생의 곁에서 유일한 보호자가 되어 주었다. 나는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졸업이 코앞이었던 동생의 학교생활을 정리하고, 인터넷에서 동생의 영상이 더 퍼지지는 않는지 매일 검색하며 수 백 개의 사이트를 돌아다녔다. 우리는 동생에게 다 잊으라고, 힘들어도 다 잊고 우리 다 행복하게 살자고 연거푸 말했다. 하지만 나도 알고 있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댓글들과 게시물들을 나 또한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꿈에서까지 우리를 괴롭혔다. ‘맛있겠다’, ‘걸레같다’, ‘내가 아는 누구랑 닮았다’, ‘국산은 리얼해서 좋다’, ‘가슴이 작다’. 수많은 단어와 문장들이 내 동생의 온몸을 도륙내 잘게 썬 고깃덩이로 만들어 바닥을 뒹굴게 했다. 내 동생은 사람이다. 맛있는 먹거리도 아니고 걸레도 아니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남성들의 포르노가 아니다. 동생은 인간이다. 사람으로 살길 바라다 끝내 자살한 내 동생은 사람이었다.

모텔녀가 국산녀가 김치녀가 B컵녀가 신음녀가 아니다.

김지연 김지연 김지연은 김지연으로 살고 있을 뿐이었는데, 왜 죽어서도 그들의 ‘00녀’가 되어 편히 죽지도 못한 채로 인터넷에서 살아있는지.

나는 동생이 죽어서도 그 애를 제대로 추모하지 못했다. 나는 지연이가 지연이인 것을 숨겨야만 했다. 인터넷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진 그 영상을 다 지우지 못해서, 지연이의 SNS를 모두 지우고 메신저를 탈퇴하고 영원히 우리 가족 가슴 속에 묻어 두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수많은 지연이를 본다. 싸구려 뉴스 사이트의 배너에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웹하드에서, 구글에서, 세계의 수많은 포털 사이트에서 다른 얼굴 다른 이름의 지연이를 본다. 내가, 내 친구가, 혹은 뉴스에 나오는 연예인 단톡방의 피해자가 또 다른 지연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또 상상한다. 내 옆의 동료, 아침에 간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 나의 친척이 지연이를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겠지.

나는 오늘도, 왜 지연이와 우리 가족이 모든걸 감당해야만 했는지, 왜 아직도 지연이를 인터넷에서 완전히 지울 수 없는지를 곱씹다가 어둠 속에서 깊은 불안을 덮고 눈을 감는다.

 

심·사·후·기
올해 시행된 [창의적 글쓰기 경진대회]에는 179명이 참여했다. 이 숫자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제출된 원고 또한 시, 시조, 수필, 소설, 희곡, 시나리오, 일기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풋풋한 야심작들이었다.

심사는 예선과 본선, 2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예선 심사에서는 글쓴이가 선택한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로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폈다. 즉 주제와 관련된 정보 습득력,정보 활용력, 정보 표현력 등을 중요하게 검토한 것이다.

정보 습득력은 자료가 얼마나 다양한지와 함께 자료가 얼마나 정확한지 위주로 판단했고, 정보 활용력은 자료를 해석하는 방식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중심으로 판단했다. 정보표현력은 문체와 장르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가에 따라 판단했다.

이러한 기준에 의해 선발된 6명의 본선 진출자는 2차 면대면 구술 심사에 임했다. 구술심사에서는 장르, 문체, 분량, 시점과 관련하여 왜 그런 내용을 다루었는지, 왜 그런 방식으로 썼는지에 대한 설명이 요구되었다. 즉 이대회가 [창의적 글쓰기 경진대회]인 만큼 어떤점을 스스로 ‘창의적’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 것이다. 이렇게 하여 매겨진 예선 점수와 본선 점수를 합해 최종 선발 작품이 확정되었다.
기초융합교육원 장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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