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8.(토)


계속되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

[전주대 신문 제895호 5면, 발행일 : 2019년 11월 20일(수)] 지난 3월 31일, 홍콩에서 시작된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 (송환법)에 대한 반대…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19년 11월 22일

[전주대 신문 제895호 5면, 발행일 : 2019년 11월 20일(수)]

지난 3월 31일, 홍콩에서 시작된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 (송환법)에 대한 반대 시위는 6월 9일에 이르러서는 백만 명 이상이 모인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었다. 현재까지도 홍 콩 시위대는 중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법 철폐를 비롯한 5 가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시위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 다. 본보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원인과 경과, 중국 정 부의 대응과 한국 및 해외의 반응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아 보았다.

■ 시위의 출발점

홍콩 민주화 시위의 출발점은 2018년에 발생한 사건에 있다. 2018년 2월 8일 홍콩의 청년이 여자 친구와 대만 으로 여행을 가서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돌아오 는 사건이 있었다. 이를 빌미로 중국 본토에서는 홍콩 범죄 인 인도법 개정안을 요구했다. 홍콩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이란 홍콩 지역에 있는 범죄 용의자를 범죄인 인도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뜻한다. 형사 사건에 대해 재판할 권리가 소재국에게 주어지는 속지주의 를 채택하는 홍콩은 미국, 영국을 비롯한 20개 국가와 범 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해당 조약을 바탕으로 범죄인을 상 호 인도한다. 하지만 이번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은 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와도 서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게 된다는 차이점 때문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홍콩 정부는 이러 한 개정안에 대해 정치적, 종교적 범죄로 기소된 용의자들 은 송환 대상이 되지 않을뿐더러 법적으로 인권 안전 장치 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범죄인 인 도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홍콩 정부가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개정안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반발은 홍콩 정부의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홍콩 시위대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개정안을 시행하면 정치적 자유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홍콩을 중국의 통치하에 둘 것을 우려한 주장이다. 이를 근거로 홍콩 시위대는 범죄 인 인도법이 시행될 경우 홍콩 내 반중 인사를 중국으로 끌 고 가거나 중국에서는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 는 지적을 제기했다. 시위 열기가 뜨거워지자 2019년 9월 4일 홍콩 행정의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 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홍콩 시위대 는 5가지 요구 사항(▲송환법 철폐 ▲시위대 ‘폭도’ 규정 철 회 ▲체포된 시위 대원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 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행정직관 직선제 시행) 중 한 가지가 수용된 것이라며 요구 사항이 모두 수용될 때 까지 시위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 홍콩 정부와 경찰의 대응

시위가 지속될수록 홍콩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대립이 점 차 격해지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첫 사망자 발생을 시작 으로, 최루탄을 피하려다 옥상에서 떨어져 의식 불명의 상 태가 된 대학생, 경찰이 발포한 실탄에 맞은 14살 학생, 10대 학생들이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는 등 경찰의 강경 대응과 무력 진압은 더 강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월 31일을 기준으 로 체포된 시위대 수가 3,007명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는 시위의 열기를 누그러뜨릴 목적으로 10월 5 일 복면금지법을 시행했다. 복면금지법이란 시위 시 마스크 나 가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복면금지법이 시행되어도 시위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우며 시설물이 파괴 되고 공항이 마비되는 등 더 과격한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하루 평균 35명 정도로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 다고 보도했다. 또한, 홍콩 정부는 10월 31일 인터넷과 매체의 표현을 규제하는 임시 명령을 내렸다. 해당 명령에 대 해 홍콩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홍콩 법원은 “표현은 단순히 절대적인 것이 아 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처럼 홍콩 정부는 질서 유지 차 원에서 홍콩 시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법적 장치를 잇달 아 도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위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더 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정부가 강경 대응을 할 수 없는 이유

홍콩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요구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반 발과 파장은 중국 당국의 예상보다 크고 뜨거웠다. 지속되 는 시위에 중국은 홍콩 시위를 폭도로 단정하고 강력히 대 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무력 을 사용하여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할 수 없는 데에는 이유 가 있다. 첫째, 경제 성장률이다. 중국의 경제는 고속 성장 에서 중속 성장 구간에 위치해 있다.


1989년 천안문 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국 성장률은 전년 대비 7.1%P가 하락했고, 그 다음 해인 1990년에도 하락 세를 유지하며 3.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선 례를 고려해 본다면 중국이 홍콩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게 될 때, 경제 성장면에 있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일국양제 정책은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대만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정책이다. 만약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 무력 진압을 강행한다면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를 부정하는 결과 를 낳게 된다. 즉, 일국양제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 과의 관계에 있어 입장이 곤란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향 후 대만을 통일해 하나의 중국을 만들려는 계획에도 큰 차 질이 생길 것이다.

■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과 비교

홍콩과 한국에서 일어난 두 시위 모두 민주화를 향한 투 쟁이며, 직선제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성격을 갖 는다. 하지만 한국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했던 반면 홍콩 은 ‘행정장관의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호헌철폐와 대통령 직선제 를 요구하며 발생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군부 독재 정 권에 반발하여 일어난 시위였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6.29 선언을 통해 시민들의 직선제 개헌을 수용하게 되었다. 이 와 달리 홍콩은 일국양제에 의한 중국의 자치구로 대통령 이 없다. 단지 중국 정부에 의해 선출된 행정장관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시위를 통해 행정장관의 직선제를 요 구하는 중이다. 이번 송환법 사건을 계기로 홍콩 시위대와 시민들은 현 행정장관인 캐리 람 장관의 사퇴와 함께 행정
장관 직선제 시행을 5가지 요구 사항에 넣고 민주주의 실 현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 민주화 시위를 향한 타국의 관심

‘민주화’를 요구하는 만큼 해외 언론과 사회에서도 이 시 위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영국 BBC에서는 하루에 한 개 이상의 기사를 꾸준히 작성하고 있으며, 미국 AP통신에 서도 이 사태를 굵직하게 다루고 있다. 미국 하원에서는 홍 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3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 국 정부에서는 경찰이 시위 참가자에게 실탄을 발포한 사 건에 대해 외무부 대변인이 “홍콩에서의 사건들은 매우 충 격적이다. 우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폭력, 시위대와 경찰 간 갈등 고조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 각국이 자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홍콩 시 민들이 타국 시민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 다. 홍콩 시민의 이야기를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여 페 이스북 등 SNS에 공유했으며, 타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이 타국에서 시위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도 지난 9 일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홍콩 시민들과 시위를 지지하는 한 국 시민 단체가 한국의 관심과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촉 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홍콩 시민 사회 단체 모임 ‘민간인권 전선’의 얀 호 라이 부의장은 한국 역시 비슷한 민주화 투 쟁을 거친 역사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도 지금의 홍콩처럼 과거에 아픈 역사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 콩에 와서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라고 관심을 가져 줄 것 을 호소했다.

■ 복잡한 이해관계 속 한국의 입장

이러한 요구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 해 별다른 의견을 내비치지 않은 채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8월 20일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 시위 와 관련해 우리 외교부의 입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외교 부 부대변인이 “당사자들 간에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기 대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라는 답변을 남긴 것 이 정부의 공식 입장 전부이다. 이러한 자세를 취하는 것의 옳고 그름을 차치하고 그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해 볼 수 있 는데, 한국과 중국, 홍콩 사이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중국과 홍콩 모두 한국 의 10대 무역국에 포함되어 있고, 이 국가들과의 무역으로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통 관 자료에 따르면 무역 흑자국 중에서 중국과 홍콩이 1위, 2 위를 나란히 기록했으며, 이들과의 무역으로 발생한 흑자액 은 각각 556억3,600만 달러, 439억9,900만 달러로 이 두 국가의 흑자액이 10개국 흑자액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 지한다. 이러한 요인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별다른 입장 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라고 예측해 볼 수 있다.
송환법 폐지 이후에도 지속되는 시위는 1997년 중국 반 환 이후 시작된 살인적인 주택난, 소득 격차의 지속적인 확 대 등의 경제 상황 변화에서 비롯된 지속적인 반중 감정도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홍콩 물가는 한국에 비해 약 40%가 높으나 최저임금은 2019년 기준 한국보 다 3,000원 정도 낮은 한화 약 5,800원 정도이다. 주택 가격 역시 3.3m2(평)당 1억 원에 가깝다. 따라서 홍콩 시 위에 대한 젊은층과 중하층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 지지 않을 뿐 아니라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솔민 기자(solmin21@jj.ac.kr)

고현 기자(rhgus0307@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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