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6.(월)


기독교의 공공성

[전주대 신문 제897호 11면, 발행일 : 2020년 4월 1일(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한반도와 온 세계의 상태가 몸살이다. 바이러스 확산의 방지를…

By editor , in 신앙과 선교 , at 2020년 4월 7일

[전주대 신문 제897호 11면, 발행일 : 2020년 4월 1일(수)]

한병수 목사 (선교신학대학원 신학과 조교수 /대학교회 담임목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한반도와 온 세계의 상태가 몸살이다. 바이러스 확산의 방지를 위 해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의 검역을 확대하고 모임을 통제하고 동선을 파악하고 감시의 수 위를 강화한다. 지금의 현실을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 상황으로 인식한 국가들이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나라 전체를 통제하는 결 정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군병력 투입까지 고려하는 나라들도 있다. 한편으로 이에 따른 종교의 탄압, 자유의 제한, 사생활 침해, 경제 의 위축, 교류의 마비, 감시의 확대, 통제의 강 화, 빅부라더 사회의 출현에 대한 우려의 목소 리가 언론의 대문을 두드린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검증된 사실이다. 여 름이면 태풍으로 인해 각 나라에는 막대한 국 가적 피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로 말미암아 그 광활한 바다의 건강과 해수의 신선도가 유 지된다. 동족 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으로 많 은 국보급 문화재가 파괴되고, 국토의 황폐화 가 초래되고, 한국군과 연합군은 80여만명이, 민간인은 100만명 정도가 사망하고, 수십만 의 이산가족, 전쟁고아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 나 이로 말미암아 낡은 의식들의 새로운 전환 이 범국가적 규모로 일어났다. 자유의 비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달았다. 국가가 통째로 바닥에 주저앉는 패망의 잿더미 속에서도 일 어나는 법을 체득했다. 가장 급격한 발전이 70년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문명이 고도로 발달 한 21세기에 전 세계를 강타하는 태풍이다. 세계는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전쟁터다. 그 런데 기존의 익숙하고 굳어진 생각들의 쇄신 이 전계적인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의식의 쾌 쾌한 창고에 구겨넣어 둔 근본적인 질문들과 쌓인 먼지의 무게가 백만톤 되는 소외된 주제 들이 인류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인간은 누구인가? 문명은 무엇인가? 자연은 무엇인 가? 발전은 무엇인가? 신앙은 무엇인가? 섭리 는 무엇인가? 교회는 무엇인가? 예배는 무엇 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역사는 무엇인가? 시 간은 무엇인가? 오늘은 무엇인가? 인생은 무 엇인가? 지금은 모든 면에서 본질을 주목하고 회복할 기회이다.
내가 주목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기독교란 무엇인가? 기독교가 목숨을 걸고 전하는 복음 은 무엇인가? 신앙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존경하는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의 답변이다. ” 복음은 개인뿐 아니라 인류 전체, 가정과 사회 와 국가, 예술과 학문, 전 우주, 신음하고 있는 모든 피조물을 향한 복음이다…이 신앙은 보 편적인 것이어서 때와 장소, 어느 국가나 민족 에만 국한되지 아니한다. 이 신앙은 모든 상황 에 적합하며, 근본적인 삶의 모든 형편과 연관 되고, 모든 시대에 합당하고 유익하며 모든 환 경에 적당하다.”
기독교와 교회의 우주적 보편성을 추구한 신 학자의 이 고백,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교회에 게 가장 필요하고 긴급한 의식이라 생각한다. 내 신앙, 내 축복, 내 가정, 내 교회, 내 교단 중심적인 의식의 이기적인 방파제는 무너져야 한다. 마스크 사재기로 내 주머니만 챙기려는 상업적 이기주의, 가족과 동료를 버려도 내 구 원만은 챙기려는 사이비 종교의 이기주의, 내 가 책임자로 있는 도나 시에만 보다 많은 재난 기금을 챙기려는 지역적 이기주의 등이 부끄 러운 줄도 모르고 민낯을 드러낸다. 여기에 교 회도 너도나도 유익을 챙기는 이 이기적인 현 실의 씁쓸한 밥상에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다.
욕심과 이기적인 행동은 사랑의 부재에서 비 롯된다. 지금 교회가 세계라는 이웃에게 제공 해야 할 복음은 사랑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진정한 예배는 바로 이웃의 필요를 채우 는 실천적인 사랑이다. 이 사랑은 내 가정, 내 구역, 내 지역교회, 내 노회, 내 교단, 내 나라 라는, 일인칭 단수가 소유격이 된 개념의 테두 리를 넘어 땅끝까지, 종말까지 이르러야 한다. 이러한 보편교회 의식이 생각과 판단과 말과 행동을 제어하는 21세기의 바빙크가 많이 나 오기를 기도한다. 2000년 전, 온 세상의 죄 를 짊어지고 골고다의 뾰족한 공기를 가르고 십자가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신 예수의 사랑 이 기독교의 현주소가 되기를 소원한다.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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