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30.(화)


꿈과 가치

[880호 12면, 발행일 : 2018년 6월 7일(목)]     나는 수업 시간에 간혹 학생들에게 꿈이 무어냐고 물어본다. 이 질문은 묻는…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19년 7월 18일

[880호 12면, 발행일 : 2018년 6월 7일(목)]

 

김기정 교수
(산업디자인학과)

 

나는 수업 시간에 간혹 학생들에게 꿈이 무어냐고 물어본다. 이 질문은 묻는 사람에게는 쉬운 질문이지만 답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지금 잠깐 누군가 “꿈이 무엇인가요?”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지를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아마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언젠가 생각해보았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뒤로 미뤄서라든가, 졸업 후 갖고자 하는 직업이 아닌 꿈을 물어봐서라든가, 대답한 내용을 대단치 않게 생각할까봐 주저되서 라든가 등등. 물론 ‘운이 너무나도 좋게’ 이미 꿈이 있어 자신 있게 말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운이 너무나도 좋다고 표현한 것은 일생을 두고 꾸준히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찾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꿈이 이미 있다면 그대는 행운아라 부를 수 있다. 꿈을 묻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학생이 난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개강해서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때면 난 여전히 학생들에게 꿈이 무어냐고 묻는다. 아직 꿈을 찾지 못했다면 그것 또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니 두고두고 자신의 꿈에 대해 곱씹어보고 언젠가는 반드시 찾길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꿈은 어떤 목적지나 도착지가 아니다. 고등학생일 때는 자신이 원하는 좋은 대학을 가길 원한다. 만약 원하는 대학을 갔다면 꿈을 이룬 것이고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면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인가? 대학 졸업 후 원하는 곳에 취업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되는가? 이렇듯 만약 꿈을 어떤 목적지로 생각한다면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 경우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되고 스스로를 실패자로 여기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해도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할 뿐이다. 그렇다면 꿈을 어떤 것으로 생각해야 할까? 대학이든 직업이든 그것은 꿈을 이루기 위한 여러 과정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살아가면서 진정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꿈으로 설정하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면 그 가치는 꼭 자신이 원했던 대학에 들어갔어야만 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며,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을 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아주 오래전 어떤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난다. 왜 영어공부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취업 준비등을 위해 높은 영어 점수 획득을 목표로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세계의 더 많은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얼마나 멋진 대답인가? 전자의 공부는 다분히 형식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특정 목적을 달성하면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지는 공부인 반면, 후자의 공부는 실질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지속성을 갖고 꾸준히 진행될 것이 아니겠는가?
사실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사람이 평생을 두고 추구해야 하는 꿈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꿈을 찾았다고 생각해도 도중에 바뀌기도 하고,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생각한 것과 실제로 겪게 되는 일이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꿈을 발견하기도 하고 만들기도 해야 한다. 보다 나은 자신의 모습을 위해서,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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