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오르는 치킨값
[전주대 신문 제922호 13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수)]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간식인 치킨이 더 이상 국민 간식 수준의 가격이 아니다. 대부분의 치킨값이 2만 원을 넘기고 평균적으로 배달비는 2천 원에서, 5천 원까지도 내야 한다. 그렇게 치킨과 배달비를 합하면 2만 원이 훌쩍 넘긴다.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프랜차이즈 치킨을 불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치킨이 아닌 마트 치킨을 선택하게 되었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의 가격은 6,990원이다. 최근엔, 말복을 맞이하여 전국 홈플러스 매장에서 5,000마리 한정으로 5,990원에 판매되었다. 소비자들은 마트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으며 1시간 만에 완판되었다. ‘당당치킨’의 높아지는 인기에 다른 대형마트들도 저렴한 치킨을 내놓고 있다.
당당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중고거래 앱에 치킨 매매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12시에 샀는데 1시 5분까지 연락받겠다’라며 기존 가격에 3,000원을 더한 만원에 책정되었다. 3,000원은 배달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가깝게 사는 사람이 가져가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당당치킨의 인기로 생긴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형마트와 자영업자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치킨을 6,990원을 팔아도 남는다는 말해 자영업자들을 격분하게 했다.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니까 가능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치킨 가격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관리비를 포함하지 않았을 거라는 의견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원자재를 더 비싸게 파는 등의 행위를 하며 이익을 얻지만, 가맹점은 인건비와 배달비 등으로 이익을 얻기가 힘들기에 대형마트의 치킨 할인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은 소상공인일 수밖에 없다. 또한, 대형마트의 저렴한 치킨은 소비자들이 치킨만 사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도 구매하게 만드는 미끼상품이라는 것이다.
치킨값이 오르는 데는 배달앱의 이유가 크다.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면 평균적으로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 이렇게 총 6,000원이 배달료로 나가게 된다. 중개 수수료는 가맹 점주의 부담이며, 배달비는 소비자와 가맹 점주가 나눠서 분담하게 된다. 그래서 배달비가 저렴한 곳은 점주가 더 부담하고 매장을 운영한다.
10월부터는 배달앱이 포장 주문도 포장비용을 받게 되면서 치킨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거리두기 해제와 배달비 상승으로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줄었다. 여러 배달앱의 적자 폭이 늘어나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 포장 수수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배달료처럼 매장이 부담해야 비용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치킨값도 인상될 것이다.
치킨값이 인상된 이유에는 닭고기 생산업체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림 등 16개의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12년간 담합행위를 45차례나 해왔다고 밝혔으며 과징금 1,758억원을 부과했다.
계속되는 치솟는 치킨값에 소비자들도, 자영업자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오르는 치킨값에 맛의 차이는 조금 있을지라도 훨씬 저렴한 마트 치킨을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자영업자로서는 배달료와 본사에서 가져가는 돈까지 생각하면 실제로 남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와 대형마트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시장이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도록 규제 등의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불합리한 담합이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고, 경제안정과 경제주체의 기회 창출을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희 기자(seoheebaek03@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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