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1.(목)


내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 내 손으로 파면하는 국민소환제

[전주대 신문 제894호 5면, 발행일 : 2019년 11월 6일(수)] 신뢰를 잃고 있는 20대 국회와 국회의원 이번 20대 국회는 국민에게 처참한…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19년 11월 8일

[전주대 신문 제894호 5면, 발행일 : 2019년 11월 6일(수)]

신뢰를 잃고 있는 20대 국회와 국회의원

이번 20대 국회는 국민에게 처참한 평가를 받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바닥을 맴돌고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2019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2.4%의 신뢰도로,1.8%의 신뢰도를 받아 최하위를 기록한 작년 조사에 이어최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국회의 업무, 의안 처리도 사상최악의 국회임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11월 1일 기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 중인 법안이 1만5천972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2016년 5월 30일 20대 국회의임기가 시작된 이후로 2만2천789건의 법률안이발의됐지만, 처리된 법률안은 6천817건으로 처리율 3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식물 국회’라고 불렸던 19대 국회의 처리율 46.6%와 그보다 높았던 이전 국회에 비교했을 때 최저 수준이다

입법 동향

이런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짐에 따라 20대 국회 이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국민소환제의 도입이 올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민소환제’란 선거로 선출된 대표를 유권자들이 부적격하다고 생각되는 자를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국민투표에 따라 파면시키는 제도를 뜻한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채택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수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소환제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역구 지방의회의원에 대한주민소환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민 소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지사는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의 10% 이상, 시장, 군수, 자치구의 구청장은15%, 지역구 시·도의회의원은 20% 이상의 서명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

이를 충족해 투표가 진행되어 투표권자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이 이루어지면파면이 확정된다.

이러한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파면 시스템을 국민 투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하는 국민소환제의 도입은 예전부터 이슈로 자리 잡고는 했다.

2004년에는 17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적이 있으며,이미 학자들과 국민 사이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발표한 개헌안에서 ‘국민소환제 등의 도입을 통한 직접민제 확대’라는 내용을 담으며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올해에는 일본관련 이슈로 관심이 쉽게 사그라들긴 했지만, 지난 7월 3일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며, 국회의원 국민소환
제 도입을 제안함과 동시에 법안을 제출했다.

이외에도 심상정 의원, 이해찬, 박주민 의원 등도 올해 국민소환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비단 국회의원뿐 아니라 한 시민 단체도 기자 회견을 열어 국민소환제 도입을 촉구하였고, 국민소환제 도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도 20만 명을 넘겼다.

한 여론 조사에서는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국회의원을 퇴출시키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므로 찬성한다.’라는찬성 여론이 80%에 육박하며 국민소환제에 대한 국민 대다수의 염원이 표출되고 있다.

외국의 국민소환제

이러한 국민소환제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제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 현재 국민소환제(의원 소환제)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는 영국,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를 비롯해 파나마,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벨라루스, 슬로바키아, 나이지리아,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 미얀마, 대만 등이다.

프랑스는 헌법에 국민소환제를 불가조항으로 두고 있고, 독일은 1919년 바이마르 공화국, 1933년 나치 정권 이후 국민소환제가 폐지됐다.

민주주의 국가 중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은 하원의원의 임기가 2년으로 짧은 특성 때문에 콜로라도와 미시간, 아칸소, 알래스카, 플로리다, 오레곤, 루이지애나주 등 일부 주에서 주민소환제만 도입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하원의원에 한정해서만 국민소환제가 가능한데, 형사적인 문제로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받은 의원을 대상으로 가능하다.

투표가 따로 필요하지 않고 유권자의 10%가 서명만 해도 파면된다. 이처럼 국민소환제에 관한 해외 사례가 있지만, 많은 국가에서 도입하고 있는 제도는 아닌 것은 아래에서 볼 찬반 논의의 쟁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국민소환제 도입 찬반론

국민소환제는 국민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을 소환하는 제도로 대의기관에 대한 통제와 국회의 시민에 대한 수직적
책임성과 대표성을 강화시킨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임기는 헌법에 따라 4년이 보장된다. 따라서 한 번 선출되면 범죄를 저질러 의원직이 상실되지 않거나 국회에서 제명되지 않는 이상 임기를 계속 이어나갈수 있다.

또, 국회의원은 면책 특권이나 불체포 특권 등 여러 가지 특권을 부여받지만 이를 견제하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다시피 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견제나 제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수단의 도입으로 형평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국민소환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다른 주장으로는 주민소환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할 수 있으니 국민소환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국민소환제의 도입으로 책임정치가 확립되어 정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당파적 정치보다 국민의 시선과 의사에 집중하는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존재한다.

국민소환제를 반대하는 주장도 여럿 존재한다. 임기가 4년으로 제한되어 있고, 재임이 가능한 국회의원 특성상 다음 선거가 국회의원의 견제 수단이라는 것이다.

국민소환제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이 그리 많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국민소환제가 악용되어 단순히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끌려 내려오는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것은 민주주의를 떠받치기보다 뒤흔들기가 쉽고, 결국 이것은 갈등의 조정이라는 정치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일이 될 것이고, 시민들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민소환제가 오·남용될 경우 이전투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헌법적 책임을 묻는 탄핵에 비하여 소환제도는 정치적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가 강한데, 기대와 달리 현재의 기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이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은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더 강한 의견,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시민 집단의 영향력이 강해져 기득권으로 소환제를 해당 집단의 이익, 추구 방향으로 사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남아 있는 과제

국민소환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입법상의 쟁점 역시 아직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숙제이다.

우선 헌법 개정 없이 국민소환제 도입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국회 혁신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국민소환제 20대 국회 통과를 위한 입법토론회’에서 김선화 국회 입법조사관은 주제 발표에서 “우리 헌법에 국회의원 4년 임기가 명시돼 있고, 따로 국민소환제를 명시한 바가 없기 때문에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헌법 개정없이 국민소환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있다.

김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헌법상 4년 임기제 조항과 국회의원 면책 특권 두 조항만을 가지고 국민소환제가 개헌 없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학계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해석상의 다툼은 아직 남아 있다.”라면서 “위헌성 논란이적은 방식의 도입으로 현실적인 합의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국민소환제 도입에 대한 개헌의 필요성은 국회가 결단해야 하는 법률적인 문제로 합의가 필요한 쟁점으로 남아있다.

다른 쟁점은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의원의 소환 방식을 어떻게 구분하여 입법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국민소환제를 도입한 해외 국가 중 국회가 지역구의원과 비례대표의원으로 구성된 사례는 없으므로오로지 한국에 맞춰서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 가운데서 방법론이 대립하고 있다.

이처럼 찬반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입법상의 쟁점 역시 해결되지 않은 현재, 국민소환제의 도입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찬성한다는 이유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지속적인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대안 등을 치밀하게 구상해야 할 것이다.
배솔민 기자(solmin21@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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