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7.(금)


노키즈존에서 그치지 않은 ‘노00존’

[전주대 신문 제916호 5면, 발행일: 2021년 12월 22일(수)] 최근 서울을 비롯해 주변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00존’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몇 년 전부터…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21년 12월 22일

[전주대 신문 제916호 5면, 발행일: 2021년 12월 22일(수)]

최근 서울을 비롯해 주변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00존’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몇 년 전부터 문제시 되고 있는 노키즈존과 더불어 최근 일부 카페나 음식점에서 40대 이상 중장년은 들어올 수 없도록 ‘노시니어존’을 지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노시니어존’을 시작으로 카페에서 공부할 수 없도록 카페 자체를 ‘노스터디존’으로 만들기도 했으며, 최근 유튜브 등 많은 영상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생긴 ‘노유튜버존’도 있다. 이렇게 특정 집단의 출입을 막는 ‘노00존’의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다른 사람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정책인가 일부 사람들을 차별하기 위한 정책인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출입을 제한합니다.” 노키즈존

노키즈존이란 카페나 음식점에 영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제한되는 나이대는 매장마다 5세 미만부터 중학생 미만까지 다양하다. 이미 노키즈존은 오래전부터 어린이에 대한 차별이다, 아니다로 많은 화제가 되었다. 2011년, 한 식당에서 10세 어린아이가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가던 종업원과 부딪혀 화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약 2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2013년 부산지법은 식당 측의 과실로 판단했고, 종업원에게 4,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이 전국에 노키즈존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노키즈존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의견 차이가 아직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키즈존 반대 측의 입장은 이 노키즈존 정책 자체가 아이들은 무조건 매장 내에서 뛰어다니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것이고, 그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를 제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서 그건 어린이와 그 부모를 차별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어린이에게도 매장에 출입할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를 빼앗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노키즈존 찬성 측 입장은 다르다. 일부 어린이의 부모가 매장 테이블에 사용한 기저귀를 놓고 가기도 하고, 컵에 아이 소변을 받기도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목격한 사람도 많다. 물론 모든 어린이가 몰지각하게 행동하진 않지만, 매장 내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에 미리 방지하는 것이 점주에게도, 다른 손님에게도 편하다는 입장이다. 또 어린이가 매장 내를 돌아다니다가 뜨거운 뚝배기나 데이거나 모서리에 부딪혀 다쳤을 경우 매장 측에서 보상해야 하므로 노키즈존이 점주 입장에서는 정당한 권리라고 말한다. 매장을 노키즈존으로 지정하는 것은 점주의 재량이라 나서서 노키즈존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의 노키즈존이 생겨나는 것을 막을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노키즈존의 경우 보호자가 아이를 동반해 입장 시 본인의 권리는 주장하지만, 그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예시로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상황을 보고도 제재하지 않고 식사하는 부모의 무책임함을 들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의 경우 어린이에게 공공 예절을 알려주고 제재를 단호히 해야 한다. 매장 측에서는 보호자들에게 사전에 매장 내 안전사고 예방 규칙을 어린이에게 숙지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잘 지켜지지 않았을 시 퇴장을 권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40대 이상 손님들은 다른 곳을 이용해주세요.” 노시니어존

‘노시니어존’은 노키즈존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노시니어존이란 중장년 이상은 출입을 제한하는 곳을 일컫는다. 한 전문가가 노키즈존이 확산하게 되면 특정 고객을 차별하는 문화가 불가피하게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이것이 딱 들어맞은 경우다.

최근 한 카라반 업체에서 40살 이상의 고객은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기재해 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지속되자 업체 측에서는 20대, 30대가 아닌 그 이상 나이대의 고객은 해당 카라반 콘셉트에 맞지 않으며, 캠핑장 특성상 다중 이용시설이고, 방음에 취약하기 때문에 고성방가 및 과음을 우려해 내린 결정이었다고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카라반 업체만 노시니어존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신림동에 위치한 한 포장마차에서도 이런 결정을 내렸다. 해당 포장마차의 문 앞에는 “만 49세 이상은 출입을 정중히 금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가게 점주는 여성인 본인 혼자 영업을 하는데 유독 중장년층이 무례하게 성희롱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어서 노시니어존을 지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어떠한 이유로 노시니어존에 찬반 의견을 가질까? 노시니어존 반대 측은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노키즈존에 대하여 “나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 행위”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는 것을 근거로 노시니어존도 차별 행위에 해당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또 나이를 기준으로 고객을 배제하는 일이 빈번해지면 앞으로도 차별받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찬성 측은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사업자에게 손님을 거절할 권리가 있고, 가게 운영 원칙에 사회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일부 중장년층의 고성방가, 성희롱 등의 이유로 빚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특정 대상을 배제하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중간 단계를 생략한 것이다. 따라서 에티켓 교육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 외에도 ‘노스쿨존’이 있다. 노유스(Youth)존이라고도 하며, 12세 이상 중고생 청소년을 제한하는 매장이다. 노스쿨존을 시행하고 있는 매장 점주들은 중고등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해 소란을 피우거나 몰래 흡연을 하기도 하고, 바닥에 침을 뱉는 등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부모님이 아닌 또래 친구들과 같이 다녀 제재가 쉽지 않고, 미성년자인데도 본인에게 술을 팔지 않는다며 점주를 폭행한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결국 일부 매장들이 재량하에 노스쿨존으로 지정하는 곳이 많다.

 

공부 금지, 개인방송 금지노스터디존, 노유튜버존

나이를 제외하고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매장도 있다. 매장 내에서 공부나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지정해둔 노스터디존과, 개인방송 촬영을 금지하는 노유튜버존이다. 노스터디존은 매장을 도서관처럼 생각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최근 카페에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자격증 시험 준비생 등 많은 사람이 공부를 하기 위해 방문한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른 고객들과 점주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종일 카페에 앉아있어 매장의 회전율을 낮추거나, 자리를 맡은 뒤 외출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또, 카페는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공간인데 공부하는 데 시끄럽다고 주의를 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럴 경우 다른 고객들이 불편을 겪기 때문에 일부 카페에서 노스터디존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노유튜버존은 매장 내에서 허락을 구하지 않고 영상을 찍거나 개인방송을 하는 등의 사례가 많아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유튜버들로 인해 점주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들도 피해를 본다.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얼굴이 다 나오게 촬영하고 제대로 가리지도 않은 채 인터넷에 올리는 탓에 고객들이 불편함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70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버가 허락 없이 매장 내에서 촬영하고, 맛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해 가게에 큰 피해를 주었다. 특히 유명한 맛집을 위주로 방송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아 점주를 상대로 한 갑질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노00존’을 지정하는 매장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뛰어다니는 어린이와 그걸 방임하는 부모가 사람들한테 피해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키즈존을 찬성한다. 또 일부 중장년층의 고성방가와 무례한 언행을 당하는 것보단 노시니어존을 만들어 출입을 금지하는 것에 찬성한다. 이렇듯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의 출입을 금하면서 더 쾌적한 매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00존’을 반대하는 이유는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적 요인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쾌적한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취지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불공정한 대우다. 누구도 당연하게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일부 진상 고객의 몰상식한 행동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나이를 기준으로 ‘노00존’을 지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쾌적한 매장 이용을 위한 것일까, 과잉 대처방법일까. 오히려 노스터디존과 노유튜버존은 사람들로 하여금 호응을 얻는다. 노스터디존과 노유튜버존은 특정 나이인 사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특정 행동을 제한한다. 한림대의 한 교수는 ‘밤 10시 이후 스피커 사용 금지’나 ‘흡연 금지’ 등과 같은 구체적 행위가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해서 특정 집단의 출입을 막는 곳이 늘어난다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전에 있던 사례를 들어 객관적, 합리적 이유 없이 해당 나이대라는 이유만으로 매장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볼 수 있다. 꼭 어린이라고 해서 모든 어린이가 가게에서 뛰어다니고, 종업원에게 달려들지 않을 것이다. 중장년층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하고 고성방가를 하지 않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청소년이라고 해서 모두가 바닥에 침을 뱉고 욕설을 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러한 특정 집단을 제외하기 시작하면 ‘노장애인존’, ‘노임산부존’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사회적 차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노00존’이 늘어나는 것은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 서로 간의 갈등을 빚어내는 꼴이다. 각 개인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나와 다른 집단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비롯된다. 더 이상 차별적 공간이 더 생겨나지 않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현진 기자(flwmguswls@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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