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2.(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공동체

[전주대 신문 제904호 13면, 발행일 : 2020년 11월 11일(수)] 몇 주 전 모더니스트 시인 에즈라 파운드 (Ezra Pound)의 「지하철역에서」 (“In…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20년 11월 12일

[전주대 신문 제904호 13면, 발행일 : 2020년 11월 11일(수)]

몇 주 전 모더니스트 시인 에즈라 파운드 (Ezra Pound)의 「지하철역에서」 (“In a Station of the Metro”)에 대해 학생 들과 실시간 비대면 토론을 하였다.

이 작 품은 파리라는 메트로폴리탄의 지하철역 에서 시적 화자가 얼굴로만 존재하는 군 중을 바라보며, 이들을 “축축한 검은 가지의 꽃잎들”이라는 상상력의 영역으로 발전시키는 이미지즘의 대표적 시이다.

과연 이들에게 몸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얼굴만 화면 가득 비추고 있는 학 생들에게 나는 “군중 속 유령처럼 나타나는 얼굴들”이라는 대목에서 왜 시인이 ‘사람들’이 아닌, “얼굴들”이라고 했을까, 왜 “군중 속”이라는 구절을 덧붙였을까 등의 질문을 던졌다.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인식 때문인지 학생들은 그 “얼굴들” 의 상징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 하고 있었다.

나 또한 비대면 수업에서 몸 과 분리된 채 얼굴만 드러낸 학생들을 보면서 피로감을 느끼며, 학교 교실이라는 교육현장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 해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 은 코로나의 긴 터널을 통과한 후, 포스 트 코로나 시대에 직면해야 할 뉴 노멀의 상징적 모습일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연 우리는 어떠 한 뉴 노멀을 정립해나가야 하는지, 코로나 시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이 될 미 래를 위한 현재의 시대 담론이 무엇이 되 어야 할지 치열한 성찰이 요구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이 야기한, 그래서 앞 으로 다가올, 아니 지금 직면하고 있는 다 양한 환경 문제의 전조 증상이라고도 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홍수, 산 불에서부터 전지구적 기후 변화, 생태계 의 파괴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지금 인간 세의 종말을 목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모두가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파편화되고 개 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연대 속 공동체의 목소리 가 요구되는 시기이기도하다.

나는 공동 체의 의미 및 영역의 확장이 뉴 노멀 시 대에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공동체는 단지 인간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인간중심주의적 사고, 종차별주의적 사고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Sci-fi, 좀비물 등의 수많은 문학 작 품 및 문화 예술 담론이 이 위기를 이미 경고하지 않았는가.

이제 우리는 우리의 생존뿐만 아니라 지구적 생존을 위해 우리의 괴상한 친족, 즉 비인간-동물, 나아 가 기계와 함께 공생하며 새로운 시대의 뉴 노멀을 상호 창조해나가야 할 것이다.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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