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전주대 신문 제922호 8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수)] 국내 드라마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에서 흥행했던 작품들을…

By editor , in 기획 , at 2022년 8월 31일

[전주대 신문 제922호 8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수)]

국내 드라마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에서 흥행했던 작품들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스포츠물 ‘스토브리그’, 휴먼물 ‘슬기로운 의사생활’, ‘갯마을 차차차’, 청춘 성장물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과 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국내 드라마는 소재의 폭을 넓혀가며 한국적인 감성이 담긴 휴먼 장르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뻔한 로맨스물이 아닌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드라마 속에 자극적인 요소가 없으면 심심해하기 마련이다.

 

방송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에 시청률이 잘 나오는 작품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작가는 자극적이고 격정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시청률을 높이려 하며 시청자들은 이러한 요소들에 유혹된다. 시즌제로 방영되었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고, 내 자식을 위해 남의 자식을 죽이는 등 막장에 막장을 더하여 수위부터 개연성과 같이 다양한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최고 31.1%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드라마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지나친 설정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하면서도 끝까지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드라마를 드라마로만 봐줄 순 없는 것일까.

 

작품은 작품적 허용으로 선을 넘지 않는 정도에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작가는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고 대중들은 여러 요소와 자극을 통해 통쾌감을 얻는다. 자극은 선택이고 연출이다. 작품의 연결을 위해 쓰는 장치 중 하나로 이용된다. 하지만 과도한 자극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반응이 나타난다. 실제로 작품을 보고 모방 범죄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방 범죄는 범죄자들의 문제일 뿐, 작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자극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역사 왜곡으로도 논란이 끊임없이 나온다.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제작 철회 요구에 휩싸였다. 드라마 줄거리와 인물 설정을 소개한 시놉시스가 일부 공개되자 남자 주인공 설정을 두고 문제가 불거졌다. 남자 주인공은 ‘명문대에 재학 중인 운동권 학생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북한에서 보낸 간첩’, 또 다른 남자 주인공은 ‘안전기획부 1팀장으로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는 대쪽 같은 인물’이란 설정이었다. 일부 공개된 내용으로 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운동권을 모욕하고, 안기부를 미화한다는 이유였다.

 

비난 여론이 세지자 방송사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며 그 속에서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다”라며 ‘남파 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 ‘안기부를 미화했다’라는 등의 지적은 제작 의도와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역사 왜곡 논란 드라마의 폐지 요구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는 역사책이 아니기에 사실보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허구를 더할 수 있다. 하지만 허구가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논란이 만들어진다면 창작물의 소재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 또, 시청자의 권리로 방송 폐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창작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선 잘생긴 재벌 2세가 나타나 청혼하거나 나를 괴롭히는 악역이 마법처럼 처벌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드라마는 보여주고 싶은 면들만 확대하여 담아내기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장면들이 많다. 시청자들은 이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고 희열을 얻는다.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마치 현실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며 과몰입을 하는 것이다.

 

최근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우영우의 주변 인물 같은 사람은 현실에서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자폐인을 돕기보다 불편한 존재로 바라보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이 꼭 시청자들에게 불편함만 주는 건 아니다. 우영우보다 주변 인물이 더 판타지 같을 정도로 현실과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이 그런 인물들을 통해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또,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현실을 다루되 허구적 인물, 공간, 주제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픽션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작가의 창작물을 그 자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최혜림 기자(chr9460@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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