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9.(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어떻게 보호하면 좋을까?

[전주대 신문 제901호 5면, 발행일 : 2020년 6월 24일(수)]   디지털 성범죄 영상, 보는 것 자체가 범죄다. 1999년  5월 속칭…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20년 6월 27일

[전주대 신문 제901호 5면, 발행일 : 2020년 6월 24일(수)]

 

디지털 성범죄 영상, 보는 것 자체가 범죄다.

1999년  5월 속칭 ‘O양 비디오’가 인터넷에 유포 되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디지털 성범죄의 시작이다.

그 이후 핸드 폰  카메라의 성능  향상,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 IT 기술 발전 등으로 일반인이 직접 음란물을 찍어 유통하기 시작한다.디지털 성범죄의 보편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2019년  역대 최악의 디지털 성범죄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다. 바로 ‘N번방 사건’이다. 이전까지의 디지털 성범죄는 은 밀한 사생활을 몰래  찍은 영상을 유출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N번방 사건’은 피해자를 직접   약취·유인하여 성학대를 하 고 그 장면을 찍어 피해자의 신상과 함께  SNS에 공유한 것 이다. 피해자 가운데는 9살 된 초등학생도 있었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영상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한번의 클릭이 영원한 피해로 나타난다. 

‘몰카’라는 단어에는 범죄보다는 장난이라는 인식이 더 많 이 담겨 있다. 현재는 몰카를 언론 등에서 ‘디지털 성범죄’ 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법률상 정식용어는 아니다. 2017 년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몰래 카메라 등) 피해방지종합대 책’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인 용어로 자리 잡았지만, 사이버 성범죄 또는 성폭력 등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 털 성범죄’란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 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불법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하는 행위다. 다시 말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를 촬영하거나 유포, 유포하겠다고 협박, 저장, 전시하는 행 위로,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의 성적 자율권과 인격권을 침 해하는 행위를 포괄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다른 성범죄와 달리 범죄 장소가 디지털 공간이고 범행수단도 디지털화 되 었다는 특성이 있다. 촬영된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각종 사 이트, P2P 등으로 퍼져나가는 속도와 범위는 오프라인과 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 그 피해는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 또 가해자가 처벌을 받아도 그 영상은 인터넷 어딘 가에는 남아 있을 수 있고, 개인이 다운받아 저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남아 있는 글, 사진, 동영상 등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또는 ‘디지털 세탁소’라는 직 업까지 생겨났지만, 일단 유포된 영상을 전부 삭제하는 것 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피해자들은 누군가 자신의 영상 을 보고 알아볼까 두려워 사람들을 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성형과 개명 을 하기도 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2018년 문화체육부가 실시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 대국 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5.4%는 우리 사회 의 성범죄는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97.6%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 촬영자와 제작자를 강력하 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디지털 성범죄 해결을 어 렵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가해자의 불법촬영물 유포 (36.0%)’와 ‘주변 사람들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되는 것 (32.4%)’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신고된 사이버 음란물이 나 사이버 스토킹의 경우 신고 건수는 모두 감소했지만, 사 이버 명예훼손·모욕의 경우에는 2017년 1만3,348건에 서 2019년 1만6,633건으로 약 20%   증가했다. 이것은 사이버   공간에서 성적 내용을 포함한 명예훼손이나 모욕, 성희롱  등에 대한 피해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여성가족 부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안내 리플릿」에 따르면 2018년 4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디지털 성범죄 피 해자 지원센터’를 찾은 피해자는 1,845명이었고 지원건수 는 2만3,838건이었다. 피해자는 여성 1,648명, 남성 197명으로 남성 피해자도 전체의 10.6%나 되었다. 피해 유형으로는 영상유포 1,766건, 불법촬영 1,323건, 사이 버  괴롭힘 182건, 사진합성 105건, 몸캠  및 해킹 30건으 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는 영상촬영과 유포가 피해의 대부분 이지만 향후에는 딥페이크(Deep   Fake) 기술을 이용한 합 성 사진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재 유통 중인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 속 얼굴 도용 피해 자의 25%가 한국 연예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찾아라.

디지털 성범죄를 당했거나 목격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디지털 성범죄 발 생시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피 해자 대부분은 자신의 은밀한 영상이 유포됐다는 충격과 자 신의 신상이 유출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적극적인 대 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용기를 내어 수사기관 을 방문하여 피해 사실을 진술해도 ‘유포된 동영상은 어떻 게 삭제할 것인가’하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정부 는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원센 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와 관련된 통상적인 상담만 아니라 피해 영상 삭제지원, 사후 모니터링, 수사지원을 위한 체증 자료 작성, 신고 및 조사 동행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피 해 영상 삭제지원 등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으며, 재유포, 재 재유포가 되더라도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 입 장에서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법촬영 영 상물이 유포되는 것을 막고 빠른 시간 안에 삭제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정부가 영상 삭제 등 범죄 피해에 선제 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은 가해자에게 구상권 행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즉 피해 영상 삭제 등에 국가가 먼저 비용을 부담하고, 이후에 가해자에게 해당 금액을 구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성범죄를 당했을 경우에 는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50 센 트럴플레이스 3층에 위치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지원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부담되거나 어려운 경우에는 02- 735-8994 또는 지역번호 + 1366으로 전화상담이 가 능하다. 만약 온라인 상담을 받고 싶을 경우에는 「디지털 성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홈페이지 https://d4u.stop.or.kr/ 에 들어가 상담신청을 하면 된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어떻게 돕고 있을까?


1. 미국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민간기구인 사이버시민권보호 기구(Cyber Civil Rights Initiative 이하, CCRI)는 2012년 8월부터 ‘피해자 직접 지원’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온라인 서명을 수집하는 ‘리벤지 포르노 종식(End Re- venge Porn)운동’을 하고 있다. 또 피해자들이 항상 신고 할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핫라인 ‘Speak Up’을 운영 하고 있으며, 피해자용 질문지를 사이트에 게재하여 피해자 들이 익명으로 피해 상황을 기록하고 수사・법률 지원시 활 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CCRI는 미국 내 페이스북 이용자 3,044명을 대상으로 비동의 포르노 촬영 및 유포 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였는데, 응답자 8명 중 1명 은 비동의 포르노 유포 피해 경험이 있었다. 또 유포 경험 이 있는 응답자의 79%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의도는 없었다고 하였다. CCRI는 비동의 영상물을 발견한 누구나 신고 및 삭제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온라인 삭제 가이드(On-Line Removal Guide)를 제공하고 있다. 온 라인 삭제 가이드는 페이스북 등에서 개인이 스스로 삭제 할 수 있는 방법과 SNS 관리자에게 삭제 요청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2. 캐나다

캐나다 정부는 「인터넷에서의 아동 성착취 예방정책(Na- tional Strategy for the Protection of Children from Sexual Exploitation on the Internet)」을 추 진하였고, 캐나다 아동보호센터(Canadian Centre for Child Protection, 이하 CCCP)를 정책추진기구로 하였 다. CCCP는 웹사이트 www.Cybertip.ca를 만들어 아동 과 성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아동 포르노에 대한 신 고절차, 범위, 내용 등을 교육・홍보하고 있으며, 캐나다 시 민이면 누구나 이러한 것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Cybertip과 연계된 NeedHelpNow.ca는 페이스 북, 스냅쳇,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 넷 플랫폼 회사의 정보삭제 정책을 제공하고 있고, 신고자 의 삭제요청에 플랫폼 회사가 미온적일 때는 Cybertip에 서 직접 신고하고 삭제요청을 한다. CCCP는 가해자가 확 실한 경우, 피해자는 1단계 : 삭제요청 – 2단계 : 가해자 (유포자)에게 경고 메시지발송 – 3단계 : 법원에 예방조치 요청 순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 가해자가 비협조적일 경우 CCCP는 2단계에서 가해자에 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그 사본으로 저장할 것을 피해자 에게 권고하고 있다. 또 교사, 가족, 아동보호기관 종사자 등이 피해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이드 라인에서 제 시하고 있다. CCCP는 피해자 욕구에 기반한 심리적 지지, 법적 지원, 피해구제 및 보상, 피해사실에 대한 공론화 등 을 진행하며, 피해자 욕구 기반 안내는 피해 발생시 피해자 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말하거나 듣고 싶은가 를 묻고 상황별로 대처하도록 한다. CCCP는 아동포르노, 몸캠 피싱(Sextortion), 비동의 영상물 촬영 및 유포에 대 해 2002년부터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 고 있었다. 특히 교육자료는 대상별・주제별로 세분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아동에 대해서는 가해자 식별, 자신의 몸 보 호, 몸캠 피싱시 신고방법, 건강한 관계형성 등을 위한 교 육을 제공하고 있고, 성인에 대해서는 비동의 성적 영상물 구분방법, 신고방법, 보호자와 아동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교구 등을 유・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시민은 cy- bertip를 가입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고, 18세 이하 청소 년과 어린이는 만화, 게임 형태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정 보를 얻을 수 있다.

3. 호주


호주 정부는 2015년 어린이 인터넷 안전위원(Office of the Children’s eSafety Commissioner)을 인터넷 안 전위원(Office of eSafety Commissioner)으로 확대하 면서 리벤지 포르노를 포함한 온라인 안전 전반에 대한 정 보제공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사이트를 개설했다. 인터넷 안전위원은 가해자, 소셜미디어 서비스 제공 업체, 웹사이 트 및 콘텐츠 호스트에게 ‘삭제 통지’를 명령할 수 있고, 삭 제 통지를 받은 가해자, 소셜미디어 서비스 제공 업체, 웹 사이트 및 콘텐츠 호스트는 통지를 받은 후  48시간 이내 에 삭제할 의무가 있다. 만약 삭제를 하지 않게 되면 개인 에게는 최고 10만5,000 호주 달러의 민사벌금(civil penalty), 기업에게는 최대 52만5,000 호주 달러의 민 사벌금(civil penalty)이 부과된다. 인터넷 안전위원에서 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신고 및 영상 삭제지원 등을 포함 한 피해자 지원과 청소년, 부모, 보호자, 교육자를 위한 교 육자료, 미디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 안전위원 은 ‘이미지 기반 학대’를 ‘응급상황’으로 인식하고 모두가 동 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는 반드시 이별을 해야 한다.

2019년 1월 30일 불법촬영물 유포로 인해 자살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이름 없는 추모제’가 열렸지만, 그해 9월 병원 탈의실에 설치된 몰카에 찍힌 간호사 한 명이 결혼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 사회는 한쪽에서는 불 법촬영 근절을 외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피해자를 비난하 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2019년 6월 제약회사 대표의 아들이 자기 집에서 몰카를 찍은 것이 적발된 사건 과 관련해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돈 있는 집 아들이니 여 자들이 쉽게 잤을 거다”, “한국 여자들은 돈이 최고인가 보 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어떻게 몰카 가해자를 욕하지 않 고 피해자에게 손가락질할 수 있느냐”는 댓글에는 ‘좋아요’ 만큼 ‘싫어요’가 나왔다. 핸드폰을 비롯한 모바일 도구의 발 전과 인터넷의 보편화로 누구나 쉽게 영상을 찍어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편리함에 편승하여 디지털 성범죄도 함께 만연하게 되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2020년 3월 5일 디지털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 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디지털 성범죄 피해 자 지원과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 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직접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서 울로 가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책으로 지방에서 도 직접 상담이 가능하면 한층 더 피해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지금도 각종 사이트에는 여전 히 ㅇㅇ여대생, ㅇㅇ여친 등 이름으로 끊임없이 디지털 성 범죄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우리 사회가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처벌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각자가 불법 영상을 촬영, 배포, 공유하는 것은 범죄라는 사 실을 인식하고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비로소 디지털 성범죄는 사라질 수 있다.

남완우 연구교수 (산학협력단)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Share on Facebook
Facebook
Tweet about this on Twitter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