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2.(수)


마스크를 쓰고 달리자

[전주대 신문 제898호 4면, 발행일 : 2020년 4월 22일(수)] 춘래불사춘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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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 신문 제898호 4면, 발행일 : 2020년 4월 22일(수)]

▲신용호 교수 (사회과학대학 법학과 명예교수)

춘래불사춘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 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고 답답하다. 벚꽃도 만개하고 초 록에 바탕을 둔 화사한 봄 경치가 그립지만 이를 충분히 즐 기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희망에 부풀었 던 신입생들에게는 더욱더 황망할 것이다. 선배도, 캠퍼스 낭만도, 교수도 볼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이 모 든 것이 다 코로나19 때문이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도 만 나고 싶고, 교수님들 강의도 고등학교 때 까지의 것과 비교 하면서 들어보고 싶고, 동아리도 경험도 해보고 싶지만 할 수가 없다. 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렇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지만 이는 배부른 불평일 수 있다. 경제활 동을 해서 가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른들에게는 사회적 거 리두기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주위의 음식점들도, 카 페도, PC방들도 다 장사가 안 되서 죽겠다고 난리이니 말 이다. 정부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조금 푼다고 하지만 이것 은 사실 조족지혈이고 임시방편이다. 각 국가들은 국경을 틀어막았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국제화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국제적 확 장은 더 치명적이다. 그 부작용은 엄청날 것이다. 중국, 인 도의 부품공장이 가동이 안 돼서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도 함께 가동을 멈추는 상황이다. 비즈니스맨들이 해외여행을 맘 놓고 하지 못하니 수출시장도 수입시장도 다 차단되어 버렸다. 어디 우리나라 뿐이겠는가. 4월 15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코로나19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맞고 있는 가장 큰 사태이자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 제 참사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전 세계의 경제적 손실이 1년 동안 9조 달러, 우리 돈 으로 1경 96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우 리나라 1년 예산의 20배가 넘는 액수이다. 이 모든 것이 다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내지는 사람 간 물 리적 거리두기(봉쇄) 때문이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금년에 2% 미 만이 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자 경제 폭망이라고 난리를 쳤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1.2%로 전망된다고 하니 패닉이다. 그런데 선진국은 더 해서 –6.1% 성장 전망이라 고 하고 세계경제 성장률도 –3%가 될 것이라고 하니 그 나 마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이게 다 코로나19를 예방하 기 위한 국내적, 국제적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이다.

 

WHO의 대응

WHO는 보건분야의 유엔전문기구로 국제보건과 무역을 위협하는 감염병에 대해 국제적으로 대응을 하는 국제기구 이다. 이 세계보건기구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 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시점부터 동 전염병의 보건학적 위 험성과 동시에 경제적 위험성을 함께 고민했다. 동 기구는 2005년 채택돤 국제보건규칙을 통하여 감염병 대응에 관 한 회원국의 의무와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이 규칙에 의한 회원국의 권리와 의무는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감염병 사례가 발생한 국가는 발생 사실을 WHO에 보고하여야 하 고, WHO는 이 발생국가와 정기적으로 소통해야 하고, 제 공 가능한 정보를 회원국들에 전달한다. 또한 감염병의 전 세계적 감시를 강화하고 진단백신 및 치료를 위한 연구 개 발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또한 WHO내 설치된 긴급위원회 의 조언을 받아 국제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하고 당사국 들과 국제사회가 취하여야 할 조치들을 권고할 수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하여 WHO는 3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 (‘팬데믹’ ; pandemic)’를 선포했다. 펜데믹이란 감염전염병이 2개 대륙 이상에서 발생하여 세계적 유행이 되었을 때 WHO가 하는 선언이다. WHO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 루’ 발생시 펜데믹을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펜데믹 선 언은 WHO헌장은 물론 2005년 국제보건규칙 등 WHO 관련 문헌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과거 감염병 의 세계적 유행 사례에서 각 회원국들에게 경각심을 촉구 하기 위해 선언했던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금번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하여 금년 1월 30일에 이미 감염병 6단계 위험등급 중 최고 경고 등급을 선포한 바 있고, 3월 11일에는 다시 펜데믹을 선언하게 되었던 것이다. WHO 는 금년 1월은 물론이고 3월 펜데믹을 선포할 당시에도 사 실 펜데믹 선언을 망설였다. 그 이유는 펜데믹 선언이 세계 시민들에게 오히려 ‘비이성적인 공포’를 불러일으켜 국제경 제는 물론 세계 보건시스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위험을 우 려했기 때문이었다. 즉 과도한 공포가 과도하게 세계경제에 나쁜 영향을 끼칠가 걱정한 것이다. 그래서 WHO는 금년 1월 말 감염병 최고등급을 선언하면서도, 3월 펜데믹을 선 언하면서도 각 회원국들에게 “개인의 해외여행과 무역의 제 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기까지 하였다. 즉 감염병 의 전파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과도한 개인들의 해외 여행 제한이 가져올 세계 경제체재의 나쁜 영향을 경계했던 것 이다. WHO의 이러한 고민과 우려는 지금까지 유효하다. 경제문제도 감염병 문제와 함께 우리가 직면한 최대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강제 아닌 강제적 권고

WHO는 금년 1월 30일 최고등급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 황 선포와 함께 임시권고조치(temporary recommendations)를 발표하였다. 이 임시권고조치에서 분명히 ‘여 행 및 무역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다. 물론 이 것이 여행 및 무역에 대한 제한을 하지 말라는 권고는 아니 다. 또한 이 권고조치는 글자 그대로 권고조치이므로 각 국 가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WHO 의 바램은 가능한 한 개인의 입출국과 무역에 대한 제한을 안 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고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 러나 많은 국가들은 외국인의 입국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코로나 발생 초기인 금년 2월 중국인과 중국 여행자들의 입국 금지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현재는 143 여개 국가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현재 입국자 모두에 대하여 2주간의 자가격리를 실시함으로서 단기여행자의 입 국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의 입국제한은 국제법상 국가의 고유한 권리이기 때문에 법적 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제인권법도 외국인의 입국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면적인 외국인의 입국금지가 감염병 확산에 얼마나 효 과적인지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지만 이는 각 국가의 처해 진 지리적, 경제적 상황, 각 국가의 방역 및 의료 시스템, 전염병 유행의 정도 등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무역 및 여행제한 조치는 경제적 이해 당사국들에게 경제적 피 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감염병 발생국이 의도적으로 감염 병 관련 정보 제공을 제한하거나 지연시킬 위험이 있으며, 경제주체들에게 제한조치를 비공식 루트로 우회하려는 노 력을 야기 시킴으로서 오히려 전염병을 통제,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일반적으로 설득력을 갖는다. 물론 WHO는 전염병 예방조치와 관련하여 각 국 가가 취해야 하는 외국인이나 무역 등에 대한 제한 조치의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각 회원국들의 의 료 및 공중보건 역량 등에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즉 의료시스템 내지는 검역시스템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은 국가들에게 높은 수준의 입국의 자유 보장 기준의 적용을 권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금년 1월 초 중국이 WHO에 코로나19 발생을 공식 보고를 한 이후 WHO와 호흡을 잘 맞추어 오 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WHO의 권고와 한국의 조치가 일 치하고 개인들의 여행과 무역에 대한 제재를 최소화 하면 서 가장 효과적으로 전염병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코로나19에 대한 조치는 단순히 보건적 차원에 서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과 감염 차단의 차원을 넘어 국제 경제에 미치는 나쁜 영향 까지도 최소화하는 조 치라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피해

WHO의 입장과 우리나라가 추진해 온 코로나 19에 대한 대책의 기본 정신은 감염병의 차단과 동시에 경제, 사회활 동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시적으로 방 역 쪽에 비중이 좀 더 주어진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 사회 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경제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 또한 강력 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히려 전염병 차단에 역효가를 초 래할 수도 있다. 인도에서는 직장 폐쇄에 대항하여 일용직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고 향으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몰리는 바람에 오히려 전염 병 확산의 위험성이 커지기도 하였다. 한편  의학자들은 앞 으로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은 더 많이, 더 자주 발 생할 것이라고도 한다.

 

생활 방역의 전환

이제 이러한 이유들로 우리는 어떻게 바이러스와 함께 살 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즉 바이러스 전염을 막 으면서도 사회적, 경제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한 방 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 19 확진자 일일 발생건수가 50인 미만인 지금, 감염 경로 차단에 보다 큰 비중을 두었던 사회적 거 리두기 정책에서, 경제활동의 유지 쪽으로 조금 비중을 옮 기는 ‘생활방역’제도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 같다. 즉 생활방역은 생활과 방역을 함께 조화시킬 수 있는, 생활 속 방역 수칙을 수립하는 것이다. 물론 아직 ‘무증상전파’와 ‘완 치 후 재양성’ 등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방역으로 의 전환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작지 않다. 그러나 용어 의 개념정의와 상관없이 생활과 방역을 동시에 가능케 해 야 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앞으로 자주 경험 하게 될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발생의 예상과 맞물려 꼭 검 토해 보아야 할 문제이고, 그것이 WHO의 입장이기도 하 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한 ‘아세안+3 화상정상회의’에서 아세안 정상들은 단순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회원국들 간, 필요한 상호 흐름(교류) 유지 및 장려, 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이동 촉진을 촉구하였다. 즉 코로나19 전염병 차단 을 목적으로 한 봉쇄(사회적 거리두기의 국제화) 보다는 상 호 교류와 기업인들의 출입국을 촉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하루 수 천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유럽 의 국가들도, 미국도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를 부 분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 노멀 시스템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필수적인 인간 간 사회적 교류가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경로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탄생되었다. 그리고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지 연으로 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 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회적 거 리두기를 계속 유지하면서 살 수는 없다. 바이러스 차단이 가능하면서도 사회적 교류가 가능한 새로운 생활방역 시스 템, 뉴 노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하여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가능한 한 ‘비대면’ 또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 감염 방지가 가능한 사회생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혁명, 4차 산업혁명 등의 도움 으로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불편해 하는 인터넷강의도 이러한 뉴 노멀 시스템중 하나 가 될 것이다. 요즈음 바둑도 2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마주 앉아 마우스를 움직여 대국하는 시스템이 등장했다고 한다. 이 또한 뉴 노멀 생활방역 시스템이다. 그 이외에도 관광, 외식, 공연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뉴 노멀 생활방역 시스 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4월 15일에 실시되었던 우리나라 선거를 세계가 주목했던 이유도 바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뉴 노멀 선거 제도의 가능성 여부인 것이다. 학교도, 직장 도, 교회도, 각종 지역사회도 호흡기 전염을 방지하면서 사 회생활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찾고 개발해 나아 가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위축되거나 게을러지지 말고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을 마냥 손 놓고 기다리면서 허송세 월 하지 말고, 마스크를 쓰고, 주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 하면서 생활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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