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8.(토)


‘므두셀라 증후군’, 나의 과거는 아름답기만 하다

[전주대 신문 제909호 13면, 발행일: 2021년 4월 14일(수)]   므두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란 과거의 기억을 아름다운 것으로만 포장하며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21년 4월 14일

[전주대 신문 제909호 13면, 발행일: 2021년 4월 14일(수)]

 

므두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란 과거의 기억을 아름다운 것으로만 포장하며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 하는 심리이다.

므두셀라 증후군의 이름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인 노아의 할아버지, 므두셀라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므두셀라는 969살까지 살았던 인물로 장수의 상징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과거를 회상할 때 좋은 기억만 떠올렸으며,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였다.

이러한 므두셀라의 모습에서 ‘므두셀라 증후군’이라는 표현이 만들어졌다.

사람은 누구나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

특히 현실이 힘들 때 이러한 성향이 더 보인다.

이처럼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젖는 것을 퇴행심리라고 한다.

즉, 현실을 부정하고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므두셀라 증후군은 과거의 기억을 왜곡된 방향으로 편향시키며, 현실도피적인 성향이 강하다.

므두셀라 증후군은 현대인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치열하고 경쟁적인 현대 사회에서 느긋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여유 있는 삶을 표방하는 현대인의 심리상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이나 홍보에도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마케팅을 하는 레트로 마케팅(Retrospective marketing)을 많이 사용하는데, 므두셀라 증후군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90년대 음악과 1세대 아이돌을 추억하게 만드는 TV 프로그램, 좋았던 학창시절과 아름다웠던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드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듯 증후군이라고 해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도 회상해보았을 때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르지 않는가? 만약 첫사랑을 떠올렸을 때 나쁜 기억들이 더 많이 떠올랐다면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는 좋은 수식어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첫사랑과 관련된 문학, 영화, 드라마 또한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모든 과거가 아름답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름답고 행복했던 과거가 있는 반면, 한켠에는 지독하고 불행했던 과거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이런 어두운 과거가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과거를 있는 그대로 기억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므두셀라 증후군이 생긴 원인에 지금 현실이 너무 고달픈 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도 괴롭고 불행한데, 과거의 나조차도 불행하기만 하다면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과거의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미화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이유의 기억 왜곡이라면 므두셀라 증후군은 정당한 기억 왜곡이라고 생각한다.

기억 왜곡이 너무 심해지면 그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과거의 일상 속 아픔은 잠시 지우고 행복만을 더 키우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학창시절의 사진을 보며 가난함으로 남들과 자신을 비교했던 아픔은 지우고, 친구들과 벚꽃나무 앞에서 웃으며 단체 사진을 찍던 사소한 행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현재의 나도 행복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모두가 가끔씩 과거의 일상을 추억하며 한 번쯤은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의 과거는 아름답기만 하였다고.

표수연 기자(vytndus54@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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