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8.(목)


미래는 모르는 현재의 희비

[전주대 신문 제921호 8면, 발행일: 2022년 06월 29일(수)]   어느 날, 당신의 미래를 볼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당신의 미래가 긍정적인지,…

By editor , in 기획 , at 2022년 6월 20일

[전주대 신문 제921호 8면, 발행일: 2022년 06월 29일(수)]

 

어느 날, 당신의 미래를 볼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당신의 미래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현재의 당신은 알 수 없고, 결과를 안다고 하더라도 미래는 변하지 않는다. 당신이 어떤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는 미래. 그래도 정해진 미래를 볼 것인가?

사전에서 ‘인생’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았다. 사전은 인생이란, 인간의 삶, 인간의 생명으로서 생을 받고 희비의 과정을 거쳐 사로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생은 ‘생’을 받고 ‘희비’의 과정을 거쳐 ‘사’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그 희비의 과정은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으로 진행된다. 우리의 인생에는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주어진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미로 게임과도 같다. ‘생’이라는 입구와 ‘사’라는 출구가 존재하지만, 출구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나의 인생이 짧고 단순한지, 길고 복잡한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또한, 우리의 인생은 높고 단단한 벽들에 둘러싸여 한치의 앞도 보지 못하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여러 갈림길 중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매 순간 갈림길이 나오면 선택하고, 나아가야 한다.

 

내가 선택한 길이 출구로 향하는 길인지, 큰 벽을 만나게 되는 길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틀린 길이라 생각되면 되돌아 나올 수 있고, 그 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희비가 있다는 것이다. 막다른 길이라 생각했던 길에서 동료를 만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동료와의 이별, 혹은 반복되는 막다른 길에 좌절하고 절망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실패에서도 분명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막다른 길을 분별할 수 있는 통찰력이라든가 하는 노하우를 얻게 될 것이다. 이렇듯 인생의 미로는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후회 없는 생을 살다가 ‘사’라는 출구로 나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출구로 향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과연 그 과정이 재미있을까?

 

내가 알고자 하는 미래가 내 기준에서 볼 때 불행한지, 만족스러운지 현재의 나는 알지 못한다. 안다고 하더라도 그 미래가 변하지 않는다. 내가 미로 속에서 마음껏 행복을 즐기다가 어떤 절망을 견뎌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도 내 미래는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나는 과연 이 과정을 온전히 감수할 수 있을까?

 

미래를 알게 된다면 ‘어차피 그렇게 될 텐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출구를 찾는 과정에 온전히 몰입하여 순간을 즐기고, 괴로워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길고 긴 인생에서 희비를 잃은 채 바뀌지 않는 결과를 향하여 가는 길은 매 순간의 몰입을 깨뜨리고, 인생에서 느끼는 소중함을 잊어버리게 할 것이다.

 

행복할 것으로 생각했던 미래가 불행하다면, 미래를 기대하며 그 순간이 얼른 다가오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 미래가 어떤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는 미래라면 더욱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이다. 미래를 아는 건 어쩌면 신나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불안을 가져올 수도 있다. 물론 미래를 모른다고 현재가 마냥 즐겁거나 다가올 미래가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래를 모른다면, 나의 미래가 어떨지 기대하며, 새로운 꿈을 꾸고, 출구를 향해 나아가는 그 과정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즐기며, 미래가 아닌 현재의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로 시작해서 D(Death)로 끝난다. 그러나 그사이에는 C(Choice)가 있다.’라는 말을 했다. 미래를 미리 알고 다가올 미래에 순응하지 않고, 매 순간 주어지는 선택지와 나의 선택의 결과로 펼쳐질 미래를 기대하며 사는 것도 인생의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나에게 주어진 또 다른 희비가 아닐까?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진주현 기자(jjh8222@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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