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6.(토)


방학 중 특별한 해외 봉사

[875호 발행일 : 2018년 3월 14일(수)] 한중 대학생 문화교류팀 “小幸運” (소행운) 중국에 도착했을 때 처음 느낀 점은 생각보다 하늘이 맑다는…

By editor , in 사람들 , at 2019년 7월 23일

[875호 발행일 : 2018년 3월 14일(수)]

한중 대학생 문화교류팀

“小幸運” (소행운)

중국에 도착했을 때 처음 느낀 점은 생각보다 하늘이 맑다는 것이었다. 무수히 들어온 스모크의 악명에 긴장했던 것이 허무했다. 함께 온 친구들도 같은 생각인 듯 콧대 높이 씌웠단 마스크를 벗어 내렸다. 이런 화창함이 기꺼웠다. 좋은 일엔 마가 낀다고 짙은 안개로 인해 자정부터 이어진 대규모 결항과 지연, 여러 고민들이 겹쳐 출발부터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베이징에 첫 발을 디딤과 동시에 이런 생각들이 날아가 버렸다.
창문으로 보이는 공항 밖은 완전히 어둠이 내리기 전 어스름으로 물들어 있었다. 해가 지기 전 붉은빛이 우리를 비췄다. 중국에서는 붉은색을 행운을 가져다주는 색으로 여긴다는데 마주한 노을이 우리의 일정을 축복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중국에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에는 중국을 배우고 싶어 갔다. 중국어를 배우고 현지에서의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렇게 간 곳이 쿤밍의 윈난성이었다. 두 번째는 중국을 알고 싶어 갔다. 조금 더 중국을 겪어보고 싶었다. 새로 사귈 친구들과 또 다른 추억을 쌓고 싶었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 문을 나서며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허베이(河北) 대학과의 만남

우리가 시간을 보내게 될 ‘허베이 대학’은 허베이 유일의 국가중점대학이다. 국가중점대학이란 중국의 대학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대학으로 국가가 인정한 대학교를 말한다. 허베이 대학은 바오딩 시에 위치해 있는데, 베이징으로부터 서너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버스에 올라 낯선 광경들을 살피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숙소에 도착해 있었다.
첫날 아침햇살이 주는 설렘과 함께 일정을 시작했다. 한·중 문화교류 개회식에 참석해 공상학원의 관계자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곳에는 반짝이는 눈으로 우리를 살피는 중국인 학생들도 있었다.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라고 했다. 3주동안 함께 지낼 친구들과의 첫 대면이었다.
한·중 대학생 문화교류 개회식이 끝나고 간단한 일정을 소개받았다. 모여 있는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허베이 대학을 탐방하고 본부로 돌아와 숙소 주변을 살피기로 했다. 우리를 이끌어줄 학생은 한국어를 전공하는‘가첨예’라고 했다. 3년째 전주대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친구였다.

엄청난 규모의 허베이 대학

허베이 대학은 도시 곳곳에 그 시설을 나누어 두고 있었는데, 우리가 있는 곳은 수업시설과 도서관, 기숙사 등이 모여 있었다. 학생들은 줄지어 서 있는 큰 건물들에서 수업을 들었고 남은 시간에는 중앙의 거대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고 했다. 도서관은 우리 학교의 건물에 비해서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우리학교의 스타센터와 비교해 보았을 때, 시설은 우리 것이 더 나았지만 규모는 허베이 대학 도서관이 더 컸다. 여러 층으로 나뉜 도서관은 수많은 책상과 의자를 갖췄음에도 학생과 공부거리로 빈자리를 채웠고 뭔가를 찾거나 공부하는 학생들을 사방에 두어 눈빛과 열정으로 공기를 메웠다. 그 진지한 분위기에 조금 압도당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신설되었다는 학생식당도 훌륭했다. 층마다 여러 가게들이 들어서 있어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었다. 3층에만 40 ~ 50개의 가게가 있었다. 식당 건물의 앞뒤로는 먹자골목과 큰 슈퍼가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실제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몰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넓은 공간이 사람들로 가득 차 붐비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한국어 교육 봉사

한국어 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에 나뉘어 진행되었다. 오전 시간에는 한국어 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하며 진행을 도왔고, 오후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허베이 대학의 학생들을 만나 한국어를 가르쳤다. 두 일정을 끝내면 본부에 돌아와 중국어 수업을 받았다.
오전 시간은 1학년과 2학년의 두 팀으로 갈라져 일정을 진행했다. 나는 1학년의 수업을 맡게 되었다. 각자 중국인 학생 몇 명과 짝을 지어 조를 이루었는데 우리 조는 남학생들로만 구성되어 있음에도 명랑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만남을 이어갔다.
수업은 총 2교시로 진행되었다. 1교시의 수업은 선생님께서 직접 진행하셨지만, 2교시는 우리가 직접 수업을 하거나 다른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을 참관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조별로 따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언어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다.
오후에는 한국어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생들을 만나 한국어를 가르쳤다. 학생들의 수준은 모두 달랐다. 한국어를 조금이나마 아는 학생도 있었고, 자음과 모음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있었다. 각자 맡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수업 내용을 준비하느라 진땀을 뺐다. 내가 맡은 친구들은 한국어를 전혀 몰랐다. 어쩔 수없이 중국어를 섞어가며 설명하려 했지만 서툰 발음에 중국 학생들은 웃음 지었다. 그런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다양한 문화 체험

문화교류 프로그램은‘기초 중국어 수업’과‘한국 음식 체험’,‘한· 중 문화 소개’등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중국어 수업은 한국어 프로그램을 마치고 본부에 돌아와 진행되었다. 한 선생님께서 프로그램을 전담하지 않으시고 날마다 다른 선생님께서 수업 내용을 준비해 오셨다. 선생님마다 약간의 발음 차이가 있어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지만 나중에 가서는 오히려 생생한 중국어를 느낄 수 있어 더 좋았다.
기초 중국어 수업은 단순히 회화나 문법에 치중 되어 있지 않았다. 중국 문화가 낯선 한국 학생들을 배려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었고, 우리들의 요청으로 영화‘나의 소녀시대’의 OST인‘小幸運(소행운)’을 중국어로 불러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정 막바지에는 중국 전통 무술을 체험하는 등 다양한 수업 내용으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국 음식 소개는 김밥과 비빔밥, 치킨을 직접 만들어 중국인 학생들에게 대접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각 음식마다 6명씩 조를 이루어 준비를 했다. 한국어 수업을 함께한 친구들과 공상학원 관계자분들을 초대해 직접 요리해보거나 음식을 나눠 먹었는데 큰 호응을 보여주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 중 문화 소개는 각국 학생들이 언어와 생활 등 문화 전반에 걸친 주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중국 학생들은 식생활, 한민족의 옷 등의 내용을 소개했고 한국 학생들은 한국의 신조어, 존댓말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이징에서 마주한 웅장한 중국

▲ 자금성 앞에서

 

중국에서 맞이하는 첫 주말은 베이징에서 보내게 되었다. 3일의 일정동안 자금성, 만리장성 같은 랜드마크 뿐만 아니라 천안문 광장, 국가 박물관, 왕부정 거리 등의 유명한 관광지도 찾아본다고 했다.
바오딩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역 입구에서부터 공항처럼 짐 검사를 철저히 하는 점이 특이했다.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권이나 신분증이 없으면 통과가 불가능했다. 신분증이 없어 곤란을 겪은 친구가 있었는데 학생증으로 대신해 통과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바오딩까지 차를 타고 오는데 세시간이 걸렸는데 기차로는 한시간이 안되어 도착했다.
베이징의 모든 장소들이 의미 깊고 즐길거리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은 장소는 천안문 광장과 천단공원이었다. 자금성을 앞에 둔 천안문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신년을 앞두어 기념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온 듯 했다. 국가 박물관, 천안문 광장, 자금성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거쳤는데 웅장한 건물들, 위용이 흐르는 장식들에서 대륙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이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 자처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천단공원은 황제가 신년을 맞이해 한해의 축복을 비는 제단이었다. 공원이라고 하지만 규모가 엄청났고, 곳곳마다 세워진 제단에는 엄숙함이 흘렀다. 황제가 한 해의 안녕을 빌었다는 제단에서 해를 마주한 채 소원을 빌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교수님과 보낸 시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래도 교수님이라고 하면 함께하는 학생들로서는 행동을 조심하게 되기 마련인데, 항상 챙겨주시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장난을 걸어주시는 교수님 덕분에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녁에는 교수님의 제자분들께서 우리 모두를 만찬에 초대해주셨다. 교수님뿐만 아니라 함께한 우리들도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베이징에서의 일정은 17년의 마지막과 18년의 첫날을 함께했기 때문에 우리끼리 조촐한 송년회를 가졌다. 웃고 춤추고,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17년의 마지막을 보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낸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이별의 시간은 성큼 다가왔다. 마지막 일정이 시작되는 아침은 첫날과 다르게 하늘도 검었다. 평소같이 학교를 나가 친구들과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에는 한· 중 문화교류 폐막식에 참석했다. 공상학원의 관계자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몰래 준비했던 선물을 꺼냈다.‘이젠 안녕’노래를 부르며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장미꽃을 한송이씩 선물했다. 노래는 제대로 부르지도 못했다. 모두들 헤어짐이 아쉬워 눈물만 흘렸다.
길게만 느껴졌던 3주가 쏜살같이 지났다. 낯선 환경, 쑥스러웠던 만남이 이제는 너무도 편해졌는데‥. 돌아서는 길에 했던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 마음을 더 쓰리게 했다.
들어오는 길에 그랬듯, 바오딩을 나서는 버스 안에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밟고, 한국에 돌아와 버스를 타기까지 한바탕 꿈을 꾼 것 같았다. 어느새 학교에 도착해 있었다.
‘소행운’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原来你是我最想留住的幸运(널 만난건 나의 가장 큰 행운이었어).’중국에서 만난 사람들, 함께 보낸 순간들이 그렇다. 모두가 커다란 행운이었다. 중국을 알고 싶어 갔던 3주를 이젠 평생 앓게 될 것 같다.

조승호  |  (한문교육과 13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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