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6.(토)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

[전주대 신문 제911호 5면, 발행일: 2021년 6월 9일(수)]   매년 줄지 않는 산업재해 사망자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

By editor , in 사회 , at 2021년 6월 10일

[전주대 신문 제911호 5면, 발행일: 2021년 6월 9일(수)]

 

매년 줄지 않는 산업재해 사망자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 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총 882명이다.

이는 전년보다 27명이 증가한 수치로, 추락·끼임·충돌 등의 원인이 대부분인 후진국형 산재 사고의 전형이다.

정부는 2017년 출범 당시 2022년까지 산재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개선되지 않는 노동환경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전국 24,026개 사업장을 불시 점검한 결과 총 11,888개 사업장에서 추락·끼임 등 사망 사고 다발 위험요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체 사업장의 절반에 달하는 곳에서 위험요인이 발견된 것이다.

이처럼 위험한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정비·안전 등 비수익 부문의 관리를 소홀히 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하청 업체에 싼값으로 외주를 맡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청 업체는 규모가 작아 노동자 대부분이 일용직·임시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안전교육이 미비하고, 일의 숙련도를 쌓을 기간도 부족하다.

기업이 하청 업체에 외주를 맡기면 하청 업체는 일용직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그 과정에서 하청 업체도 이윤을 남기기 위해 고용 인원과 안전관리 비용을 최소화하게 되는 것이다.

 

위험으로 내몰리는 청년 노동자

주변에서 방학 중 생활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건설업이나 제조업 아르바이트는 홀서빙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보다 시급이 높아 단기간에 돈을 벌려는 학생들이 몰리는 곳이다.

청년 노동자들은 사전에 안전교육을 받거나 현장의 위험성을 알지도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된다.

하루 일해 하루 버는 것을 목표로 현장에 나온 청년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2일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일을 하던 만 23세 고 이선호 군이 300kg의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를 따라나선 이선호 군은 사전 안전교육은 물론 안전모도 없이 현장에 투입됐다.

현장에는 중장비를 사용할 때 위험 신호를 주는 신호수도, 안전관리자도 없었다.

이처럼 아르바이트를 목적으로 한 청년 노동자들은 때마다 필요한 일에 투입된다.

정해진 일을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시간도 없다.

기존에 컨테이너 검역 하역 업무를 하던 이선호 군은 배워본 적도 없는 개방형 컨테이너 고정핀 해체 작업 및 청소 작업에 갑자기 투입되었고,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법

계속되는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8일 국회가 중대재해법을 통과시켰다.

2021년 1월 26일에 제정한 중대재해법은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업주에게 처벌을 가한다는 점에서 법규 의무 준수 대상자를 법인으로 했던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과 차이가 있다.

이 법안은 3년간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지만, 고 김용균 노동자의 유가족들의 천막 단식 농성을 통해 재조명되어 무사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논의 과정에서 애초 법의안보다 내용이 축소되어 실효성이 없는 누더기 법이 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축소된 중대재해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이 3년 유예된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한 822명 중 5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는 312명,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 노동자는 402명이다.

전체 사망자 중 80.9%의 죽음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유예된 것이다.

기업은 법을 완화해 달라고 하고, 노동자들은 법을 강화해달라고 하니 재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절충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산재 사망에 대한 사회적 관심 필요해

매년 많은 산재 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기사 한 줄 나오지 않는 죽음이 대부분이다.

사회가 노동자들의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과 인권에 신경 쓰고 그들의 죽음에 분노하며 목소리를 낸다면, 노동자들은 전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더는 기업이 사람의 목숨보다 비용 절감을 중요시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양예은 기자(ong8304@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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