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7.(월)


사후약방문

[전주대 신문 제906호 13면, 발행일 : 2020년 01월 13일(수)] 지난 1월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인이는 왜 죽었나?’를 제목으로…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21년 1월 14일

[전주대 신문 제906호 13면, 발행일 : 2020년 01월 13일(수)]

지난 1월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인이는 왜 죽었나?’를 제목으로 방송을 내보냈다.

이 방송은 지난 10월 13일 양부모의 학대로 인해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입양아 정인이에 대한 내용이다.

방송이 나간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에는 정인이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이를 시작으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줄곧 ‘정인아 미안해’가 오르내렸고 유명 연예인들의 SNS에는 ‘#정인아 미안해’라는 해시태그가 꼭 붙었다.

이렇게 ‘정인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국회 또한 부랴부랴 아동학대 관련 법안을 쏟아냈다.

결국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었던 1월 8일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아동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 등 일명 ‘정인이법’을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아동학대 건수는 매해 증가해 2018년 24,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30,000건 이상의 피해 아동이 발생했다.

그동안 아동학대 방지와 아동보호를 위한 수많은 법안들이 발의되었지만, 수많은 법안이 논의도 해보지 않고 폐기되었다.

이는 여태껏 우리 곁에서 지속적으로 아동학대가 발생했음에도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 사회와 정치권의 인식 수준 및 관심도가 낮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학대 사건의 80%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부모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아직도 아동학대를 훈육을 위한 정당한 체벌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만연하다.

2014년 9월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자녀에 대한 체벌이 금지됐음에도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훈육’을 빙자한 아동학대를 너그럽게 여겼다.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결국 관련 법안까지 통과되었지만, 이 관심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다.

또한, 아동학대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사건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졸속 입법이 아동학대 피해자를 더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형량 강화’는 오히려 불기소 또는 무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법정형이 높은 경우 판사들은 형량이 높은 만큼 그 죄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요구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아동학대 사건은 물증이 없다.

현재 개정안에 포함된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아동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고 정인이 사건조차 작년 10월에 일어났던 사건이다.

그런데 방송 보도로 이슈가 되자마자 관련 법안을 논의하고 통과시키는 모습이 마치 집에 물이 새는데 급하게 그 구멍을 잠시 때워놓은 것과 같아 보인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선 이렇게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대책이 아니라 전문가 공청회를 여는 등 신중하고 또 진중하게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및 끊임없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김지은 기자(jieun@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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