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목)


‘쇼에 나가는 말’과 ‘쟁기 끄는 말’

[886호 12면, 발행일 : 2018년 12월 6일(수)] 초우량기업에 대한 당대 최고의 연구자인 짐 콜린스가 쓴 책 중에 『좋은 기업을 넘어,…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19년 7월 29일

[886호 12면, 발행일 : 2018년 12월 6일(수)]

초우량기업에 대한 당대 최고의 연구자인 짐 콜린스가 쓴 책 중에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라는 책이 있다. 그 책에서 지은이는 그저 그런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리더의 유형을 ‘쟁기 끄는 말’로 비유하고 있는 반면, 도약에는 성공하지만 이내 추락하고 마는 몰락 기업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리더의 유형을 ‘쇼에 나가는 말’로 비유하고 있다.

사실 초우량기업의 연구서에서 초우량기업의 공통적인 속성으로 리더에 관해 논하는 것은 너무나도 구태의연하다. 짐 콜린스 역시 기업의 성공을 리더십의 우수성으로 돌리는 구태의연함을 애써 피하고 싶어한 것 같지만, 그 역시 결국에는 책의 서두에서 리더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자백하고 말았다. 그렇다. 리더십은 중요하다. 비단 기업에서뿐만이 아니고 모든 조직에서 그렇다. 하지만 짐 콜린스가 제시하고 있는 초우량기업의 리더십은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왔던 이상적인 리더십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 점에서 그의 고백은 전혀 구태의연하지 않다. 오히려 신선하다.

사실 과거 대부분의 책에서 묘사되고 있는 성공적인 리더들의 특성은 일반인의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야말로 어디에선가 백마를 타고 나타나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으로 단번에 조직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기사와 같은 모습이다. 짐 콜린스의 ‘쇼에 나가는 말’에 해당되는 이런 유형은 유능하면서도 자기중심적이며 권위주의적인 리더다. 자신의 유능함과 권력을 스스로 확신하여 이를 내보이고 싶어하고, 그것이 증명될 때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쇼에 나가는 말’이 된다.

하지만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한 기업에서 이런 리더들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정말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은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은 개인보다는 조직을 향한 강렬한 직업적 의지와 함께 극도의 개인적 겸양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식적인 겸양이 아니라 몸에 베인 수줍음에서 나오는 겸양 말이다. 제 자랑을 늘어놓는 법이 없고 자신이 먼저 판단하고 결정하지도 않는다. 답이 아니라 질문으로 리드하고 열린 대화에 참여하여 토론하는 것을 즐긴다. 이들은 자신이 내보인 위대한 성과는 창문을 통해 바라보고, 실패는 거울을 통해 바라본다. 그래서 이런 유형을 ‘쟁기 끄는 말’이라 했다.

‘쇼에 나가는 말’이 왜 조직에 나쁜 리더십인지 의아해 할 수 있다. 탁월한 개인적인 능력으로 당장에 높은 성과를 보이는 게 왜 나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쇼에 나가는 말’이 보이는 성과는 순전히 리더의 개인기에 의존한 잠시뿐인 성과이기 때문이다. ‘쇼에 나가는 말’은 자신이 존재하는 한 조직 내 다른 사람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우수한 인재가 모이지도 않고 양성되지도 않는다. 제도나 시스템도 필요 없다. 어차피 모든 문제를 리더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쇼에 나가는 말’은 단기적인 성과를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가 사라진 조직은 이내 활력을 잃고 몰락의 길로 접어든다. 성공하는 조직은 유능한 개인과 그의 독단적인 힘의 행사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전체 구성원의 참여와 시스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초우량기업의 리더십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교수회 회장 안종석 교수  |  물류무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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