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지 못하는 감사기구, 변화가 필요하다.
[전주대 신문 제922호 12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수)]
지난 10일 진행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임시회의(이하 ‘전학대회’)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중앙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는 감사 결과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추가적인 서류 제출 기간과 감사는 없을 것이라 못 박았다. 일부 자치기구는 서류 제출을 보완하고 재감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며, 이번 감사의 기준이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학대회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감사위 위원들이 모두 사회과학대학 소속 학우로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학생자치기구 감사 시행 세칙에 따르면 중앙감사위원회는 1월 중 구성하게 되어있는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추천을 받아 선출된 중앙감사위원장이 최대 9인의 감사위원을 선발할 수 있다. 단, 감사위원 선발에는 최종적으로 중운위가 동의해야 한다. 올해 선발된 4인의 감사위원은 모두 사회과학대학 소속으로, 감사위원장과 소속이 같다. 거기다 감사위원은 자치기구 겸직을 할 수 있어 투명한 감사 활동이 진행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에 감사위는 전학대회에서 “관련 의혹에 저희가 대처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저희는 청렴한 감사를 진행했고, 사회과학대학 소속이라고 해서 감사를 느슨하게 했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서는 감사위원장과 중운위, 두 기구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차적으로 감사위원장이 4인의 감사위원을 사회과학대학 소속으로만 구성한 점, 이차적으로 중운위가 구성 인원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고 동의했다는 점이다. 두 기구가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수월한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후 기자는 전학대회가 끝난 뒤 자치기구장들을 만나보았다. 참석한 자치기구장 모두 불만섞인 말을 이어갔다. 먼저 감사 관련 교육에 관해 물어봤다. 자치기구장들은 “교육이라기보다는 그냥 글 올리고 끝. 이렇게 제출해야 한다. 끝. 이게 다였다.”, “예전에는 수정 기간이 있어서 미흡한 점을 수정할 수 있었고, 감사위와 소통하면서 자료를 보충했었다. 올해는 수정 기간은커녕 번복할 수 없다고 공식 석상에서 말해버리시니 수정이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징계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 수긍하기 어려운 눈치였다. “없는 예산 아껴서 2학기에 단체 활동해 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산 집행 정지 처분이 내려지니 할 말이 없어졌다.”,“2학기가 시작되고 단과대학별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리 학과는 예산이 없어서 부스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다.”라며 “학우들을 위해 운영을 했지만, 결과는 이렇다. 학생회 임원들도 힘이 빠지고, 학과 분위기도 어수선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자치기구들은 감사위와 감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낮음을 알 수 있다. 감사위는 적은 수의 감사위원과 단일 단과대학 소속 인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 감사 결과는 급작스레 바뀐 감사 세칙과 자료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 큰 요인으로 보였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자료 보충할 수 있는 시간과 이의 제기에 따른 재감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감사기구는 학생회비의 투명한 사용을 위해 규칙을 강하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올바른 학생회비 사용을 위해 필요한 점이지만, 모든 자치기구는 돈을 똑같이 쓰지 않는다. 조금씩 다른 부분이 존재하기에 이런 점도 포함에 세칙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자치기구 감사 시행 세칙에 오타가 보였다. 세칙은 해석 차이가 있으면 적용되는 규칙이 달라지기에 이런 점을 신경 써주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전학대회에서 감사위는 “감사위 인원 구성을 학생회가 아닌 민간위원으로 구성하는 건 어떤가”라는 질문에 “해당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다만, 학생회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을 바꾼다면 당장 감사위를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다. 저희가 떠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다음 학기에 내부 논의를 통해 감사 세칙을 변경하고 부칙으로 효력 발생일을 다음 해로 정하면 되는 것이다. 감사위는 이 내용을 참고해 빠른 감사위 구성 변경을 해주기를 바란다.
손민기 기자(minki70064@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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