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2.(수)


실손보험료 최대 19% 인상, 보험료 폭탄 예상

[전주대 신문 제908호 4면, 발행일: 2021년 3월 24일(수)]   대형 손해보험사가 2017년 3월 이전에 가입한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최대 19.6%로 확정했다….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21년 4월 1일

[전주대 신문 제908호 4면, 발행일: 2021년 3월 24일(수)]

 

대형 손해보험사가 2017년 3월 이전에 가입한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최대 19.6%로 확정했다.

3·5년 주기로 갱신되는 보험은 몇 년간의 인상률이 한 번에 적용되기 때문에 체감률이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5년 주기의 구 실손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연도별 인상률을 모두 합하면 원래 내던 금액의 50%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손보험 종류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구 실손보험, 표준화 실손보험, 신 실손보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09년 10월 이전에 나온 1세대 보험을 구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2세대 보험을 표준화 실손보험이라고 한다.

현재 판매되는 보험은 2017년 4월에 출시된 신 실손보험이다.

구 실손보험은 보장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비싸고, 최신 보험으로 갈수록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자기부담금의 비율이 높다.

보험료가 조금 더 비싸지만 100% 비급여 치료가 된다는 장점 때문에 이미 11년 전에 단종된 구 실손보험이 여전히 시장점유율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표준화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10% 정도로 신 실손보험보다 부담이 적고, 구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싸다는 이유로 시장점유율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신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20~30%이며 보험료가 가장 싸다.

이 중 대학생들에게 해당하는 보험은 표준화 실손보험이나 신 실손보험일 것이다.

신 실손보험 가입자는 보험료 인상 없이 동결이지만,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는 최대 12% 인상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보험료 인상 현황

이 가운데 보험료가 크게 오른 것은 1세대 구 실손보험과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이다.

표준화 실손보험은 이미 올 초에 보험료가 평균 10~12% 올랐으며, 구 실손보험은 오는 4월 최대 19.6% 인상된다.

신 실손보험은 보험료 인상 없이 동결된다.

구 실손보험의 인상률은 업계 1위 삼성화재가 19.6% 인상으로 가장 높았고, KB손해보험이 19.5%, 메리츠화재 19.1%, 현대해상 18.2%, DB손해보험 17.5% 등으로 이어졌다.

표준화 실손보험 역시 삼성화재의 인상률이 13.6%로 가장 높고, 메리츠화재 13.5%, KB손해보험 12.2%, 현대해상 12.1%, DB손해보험 11.9%로 이어졌다.

구 실손보험, 표준화 실손보험은 3~5년 갱신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연도별 인상률을 모두 합한 보험료를 내야 해서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체감 인상률이 대체로 50%가 넘고, 10대에 실손보험에 가입해 지금까지 유지한 대학생이 이전보다 2배가 오른 고지서를 받는 일도 흔하다.

보험료 인상 이유

그렇다면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근 5년간 최고 수준인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실손보험의 적자구조 때문이라고 본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구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각각 143%와 132%를 기록해 큰 적자가 났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뺀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뜻한다.

고객들이 낸 보험금보다 지급되는 실손 의료비가 더 많아 지금의 보험을 존속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러한 실손보험의 적자가 계속되는 데는 ‘의료쇼핑’의 영향이 크다.

일부 환자와 의사들이 비급여 위주로 과잉진료를 받거나 유도하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구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없어 의료쇼핑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실장은 “일부 소수의 과다 의료 이용으로 인해, 의료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거나 꼭 필요한 의료 이용을 한 다수의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됐다”라며 “소수의 불필요한 과다 의료 이용은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악화 원인일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당국과 보험업계가 뜻을 모았다.

오는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은 병원 이용 빈도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보험금을 많이 받은 사람이 보험료도 더 내는 상품이다.

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보험산업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보험업 감독규정이 개정돼 7월이면 4세대 실손보험 신상품이 출시된다.

4세대 실손보험에는 병원을 덜 이용하면 보험료가 할인되고, 더 이용하면 할증이 붙는 차등제가 적용된다.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인 의료쇼핑을 막고, 일반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는 보험료를 할인해주자는 취지로 설계됐다.

정부는 보험료 차등제가 도입되면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73% 정도는 보험료가 내려가고 극소수인 1.8%만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보험연구원은 이 할증제를 도입하면 전체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가 10% 이상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급여 보험금을 1년에 한 번도 청구하지 않는 가입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급여의 10%, 비급여의 20%, 특약의 30% 등 자기부담금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새 보험으로 갈아타는 게 이득?

보험료 인상에 기존 실손보험을 해지하고 4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구ㆍ표준화 실손보험에 대한 보험료 인상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병원 이용이 거의 없거나, 보험료 인상이 부담된다면 현재 판매 중인 3세대나, 4세대로의 이동도 고려해 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험료가 싼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게 무조건 이득일까?

전문가들은 “가입자의 나이나 병력을 따져 대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26일 금융소비자연맹은 “가입이 오래된 상품일수록 보장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적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라며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더불어 “갱신 보험료 부담으로 4세대 상품에 가입하려다가 나이나 건강 상태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으니, 기존 보험 해약 전에 4세대 실손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미리 알아보고 기존 계약 해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금이 크기 때문에, 저렴한 보험료를 보고 갈아탔다가 오히려 더 큰 자기부담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비싼 대신 자기부담금이 적기 때문에 비급여 치료를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자주 방문하는 환자나 노약자는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젊고 건강한 가입자는 4세대 실손보험이 유리할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향후 수십 년간 실손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가정할 때, 매년 10%대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40대 남성 기준 30만 원대에서 70대에는 60만 원대까지 오른다”라며 “물론 상품 자체의 혜택만 비교하면 자기부담금이 없는 구 실손보험이 좋지만, 병원에 잘 가지 않거나 보험료를 부담할 여력이 없다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일찍이 교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병원을 자주 이용하지도 않는데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담된다면 보험료 차등제가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병원에 갈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4세대 실손보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어려워

4세대 실손보험에는 적자의 원인인 의료쇼핑과 과잉진료 등을 막기 위해 차등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기존 실손보험에는 적용되지 않아 적자구조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보험업계는 현행 비급여 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상품 구조를 바꿔서 새로운 보험을 출시하는 것보다 비급여 관리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여화가 진행된 항목은 차츰 적자가 줄고 있지만, 비급여 항목이 문제”라면서 “일부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더 큰 비용을 부과하거나 잦은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결국 병원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제도적 결함”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허점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일부 가입자의 관리와 국민의 올바른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금융 당국과 보험업계는 단순히 적자를 메우기 위한 보험료 인상보다 획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글: 양예은 기자(ong8304@jj.ac.kr)
일러스트: 김은지기자(dmswl1259@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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