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청년 문제, 한국판 히키코모리
[전주대 신문 제927호 12면, 발행일: 2023년 3월 8일(수)]
우리 인간은 유기체로서 끊임없이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사회생활을 통해 사적·공적 만남을 가지고, 삶에 활력을 주는 취미 생활을 함께하거나,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교류를 이어나간다. 아르바이트나 직장 생활을 통해 경제적 수입을 얻기도 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은 우리 정신과 신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최근 사회와 단절되어 몸과 마음 모두 피폐해진 안타까운 청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소위 히키코모리(정신적인 문제나 사회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따위 탓에 사회적인 교류나 활동을 거부한 채 집 안에만 있는 사람)가 늘어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 취업에 실패하거나 심리적 요인으로 사회에서 고립, 은둔하고 있는 청년이 약 13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20, 30대 청년 자살률과 우울 위험군 비율 등이 위험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이 된 원인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코로나바이러스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11월 17일에 중국에서 최초로 발생하여, 202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며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였다. 이로 인한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했고 그 때문에 우리의 일상조차도 편히 지내기 어려울 만큼 비대면 생활이 일반화되었다. 따라서 사회적 교류가 이뤄지는 많은 활동이 줄어들었고 경제적 상황 또한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과 취업난이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실업자가 86만여 명이며, 그중 청년 실업자는 21만 5천여 명으로, 전체의 약 25%에 달한다. 오랜 기간 착실히 스펙을 쌓으며 성실하게 노력해온 이들조차 막상 경쟁의 파도 속에 뛰어들면 혀를 내두른다. 경쟁률은 높은데 채용될 인원은 몇 없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은 악조건에 놓이기 더욱 쉽다. 준비 기간이 늘어날수록 경제적인 부담에 부모님께 손을 벌리게 된다. 또한 공부에만 매달리게 되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그에 따라 위축되는 일이 반복되면 우울과 은둔은 따라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세 번째로, 주변 사람들과 사회로부터 받는 부정적 인식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대해 겨우 용기를 내어 가족들에게 얘기해 보았지만 “의지가 약하다”, “남들 다 그러고 그렇고 산다” “아무것도 아닌 거로 왜 그러냐”라는 등 돌아온 것은 위로 한마디 없이 비난뿐이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누군가 지쳐서 손을 놓을 때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지지는 정말로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 속에 상담이나 정신과 진료에 관한 생각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취업시장에서의 불이익, 정신과 약을 먹으면 차후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 등도 치료에 다가갈 발걸음을 무겁게 만든다. 이런 많은 원인에 의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어 증세가 더욱 악화하기도 한다.
네 번째로, 경제적 상황의 악화이다. 이런 힘든 상황 속에 각종 고금리와 고물가까지 겹쳐 청년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문제로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국가 및 각 지자체에서 심리 프로그램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운용되고 있다곤 하지만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램을 알고 있어도 주중에 운영되어 대학 생활, 아르바이트 등 각종 일정이 있는 사람은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여러 문제점에 대해 국가 및 각 지자체가 관련 정책 및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홍보와 접근성을 높일 방법을 모색하고 좀 더 많은 정책과 프로그램이 개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정규 기자(angks2996@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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