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7.(금)


악성댓글, 상처위에 또 다른 상처

[876호 5면, 발행일 : 2018년 3월 28일(수)] 미투가 활발히 퍼지고 있는 시점에서 악성 댓글, 즉 ‘악플’이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19년 7월 17일

[876호 5면, 발행일 : 2018년 3월 28일(수)]

미투가 활발히 퍼지고 있는 시점에서
악성 댓글, 즉 ‘악플’이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
익명성 뒤에 숨어 허위 주장과 무분별한 매도가 담긴 악플은 이미 내버려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 활동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생겨날 뿐만 아니라
특정 집단이 조직적으로 댓글 달기에 뛰어들어
건전한 여론의 흐름을 왜곡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 신문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공감했기에 지난 21일 토론회를 열어
‘악플이 왜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악플이 없는
건강한 의사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는지’ 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홈페이지 내용은 신문에서 지면관계상 편집된 부분을 살려, 원 기사 그대로 올립니다.

 

*신문사 토론회
주제 : 악성 댓글에 관하여
일시 : 3월 21일 12시~13시
장소 : 신문사 (학생회관 320호)

Q. 악플을 달아본 적이 있는가?

기하: 달아본 적이 있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에게 너무 과장하지 말라고 달아본 적이 있다.

준호: 웹툰 작가에게 달았다. 내용의 연계성에 대해서 실망해서 달아본 적이 있다. 악플에는 공인에 대한 태도에 대한, 실망에 대한 악플과 혐오감에 대한 악플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전자다.

 

Q. 악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종모: 굳이 악플을 달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내 목소리를 낼 수는 있으나 나랑 안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도를 넘는 비방 글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글을 써서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안다면 악플을 쓰지 않을 것 같다.

다은: 저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댓글이라서 좀 더 심하게, 세게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진희: 정확한 정보가 아닌, 진위가 판명되기 전에 악플을 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댓글을 달아서 당사자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한다면 그런 의도에서는 악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악플을 다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진희: 스트레스 해소나 욕망의 분출이 아닐까

기하: 이유 없이 악플을 달진 않고, 분명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이 있어서 달 것이다. 공인의 언행은 일반인이 봤을 때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기하: 군중 심리를 주도하는 악플이 있고, 그것을 노려서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댓글을 다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Q. 공인은 악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진희: 연예인이나 공인은 언행의 영향력이 크고, 그들의 행동이 더 확대 해석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종모: 이번 올림픽 때 스피드 스케이팅의 김보름 선수에게 향한 비난의 화살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인성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더 큰 본질적인 것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진위가 밝혀지고 법적인 처벌을 받기 이전에 국민청원이 60만 명에 이른다고 해서 무조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Q. 악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경현: 가끔 댓글을 보면 기사를 깔끔히 요약한 경우가 많아 그것을 보고 기사를 접하게 되면 더 이해가 잘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댓글을 보고서 자기 생각이 바뀌게 될 수도 있어 위험한 것 같다.

진희: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도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쓰는 것이 잘못이라고 본다. 그리고 가짜 뉴스인지 아닌지 알기도 전에 무조건 신뢰하는 독자도 문제라고 본다. 비판적으로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정환: 댓글을 읽으면 기사를 읽고 싶은 흥미 여부가 갈린다. 그리고 여론은 어떤 입장인지를 알 수가 있어서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요’가 많이 달린 댓글은 그냥 하나의 일부 사람들의 의견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Q. 가짜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가?

다은: 페이스북에서 보면 연예인들의 연애설이 떠서 네이버에서 찾아보면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도 무조건 믿을 수 있는 게 아니므로 판별하기 어려운 것 같다.

정환: 세월호의 경우, 추측성 기사들과 가짜뉴스들을 보면서 많이 경악했다.

경현: 자극적인 제목과 낚시성 제목의 기사들도 많이 접했다. 예를 들면 ‘○○○씨 숨 쉰?? 채 발견’과 같은….

 

Q.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구별하는 방법은?

다은: 문맥이 맞지 않으면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경현: 사실인지 아닌지 사건이 진전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봐야 한다고 본다. 100% 믿어선 안 되고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환: 뉴스의 출처와 기사를 작성한 자가 전문성이 있는지 혹은 전문가의 의견이 들어갔는지, 저작권이 있는지 그리고 다른 기사들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Q. 국내 포털 사이트의 댓글 서비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현: ON-OFF식으로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다은: 댓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댓글이 있으면 기사를 맹목적으로 보게 되는데, 댓글을 통해 다른 생각도 하게 되어서 좋다.

정환: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게 어떨까? ‘싫어요’가 많이 달리거나 신고를 당한 글에 대해서 삼진아웃제를 도입해서 부분적 실명제를 적용하면 좋겠다. 댓글이 없으면 일방향적 소통이 되어서 견제가 되지 않아 무조건 수용하게 되는 반면, 댓글이 달리게 됨으로써 자기 생각뿐만 아니라 열린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법적인 처벌은 오프라인에서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 기준을 온라인에도 적용하는 게 어떨까 싶다.

Q. 댓글 실명제에 대해서 찬성(반대)하는지? 한다면 왜 하는지?

다은: 실명제에는 반대한다. 악플을 보는 대상이 반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개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게 되는 실명제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정환: 삼진아웃제와 함께 신고를 몇 번 이상 받은 사람들은 강제 실명제를 도입하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실명제를 도입하려면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이 철저해야 한다.

기하: 어느 정도 찬성을 한다. 실명제를 도입하면 자신이 댓글에 좀 더 힘이 실리고 효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악플에 어떠한 대처가 필요한가?

혜란: 악플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악플의 정도가 심하다면 누구라도 신고(및 고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떨까.

정환: 비속어가 들어간 경우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서 필터를 설정하는 것도 좋겠다.

 

악플 4년 만에 3배 증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악플로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사건은 2016년 14,908건으로 2012년 5,684건에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부분 악플이 경찰에 신고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악플로 피해 받는 사람들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네이버에 따르면 뉴스 댓글 중 악플로 신고되는 건수가 하루 평균 23,700여 개나 된다고 하는데 욕설 비방이 58%를 차지한다고 한다.

악플러 유형

법무부와 선플운동본부가 2015년 시작한 ‘인터넷 악성댓글 기소유예’ 교육생 1,151명의 경험 글을 분석하여 크게 다섯 가지 유형의 악플러를 정리했다.

1. 비뚤어진 영웅 심리형

2. 악플에 악플로 보복하거나 바람난 애인, 불친절한 가게주인을 응징하려는 보복형

3.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리다형

4. 단순 유언비어 살포형

5. 특별한 이유 없이 상대방이 싫은 묻지마 악플형

 

미디어 확산으로 가해자, 피해자 범위 넓어져

악플의 범위 또한 상당히 넓어졌다. 모바일의 파급력을 통해 ‘악플러’가 전 연령층에 골고루 퍼져 이제 더는 악플이 특정 연령층의 전유물로만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경찰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피의자는 20대(33.1%), 30대(21.7%), 40대(16.3%), 50대 이상(15.1%), 10대(13.9%) 순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SNS와 개인 미디어의 확산으로 공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악플의 표적이 되었다.

 

악플러의 심리, 감정 배출과 군중 심리

전문가들은 익명성에 기댄 대중의 군중 심리 때문에 악플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악플 여러 개가 보는 사람들의 감정을 오염시켜 동조하게 하여 비슷한 악플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일상생활에서 생긴 ‘분노’, ‘억울함’ 등의 감정을 건강하게 해소할 곳은 없고, 스마트폰을 통해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은 감정을 배출할 유일한 창구”라고 말했다. 즉각적으로 자신에게 쌓인 여러 감정을 쏟아 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악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의 어떤 직관이나 주관적인 의견보다는 댓글이 많이 달리는 쪽으로 따라가는 ‘밴드왜건 효과’라는 심리도 작용하게 된다. 이는 누군가가 어떤 큰 아젠다를 던지고 댓글을 통해서 그에 동조하는 의견들이 올라가면 만약에 내가 거기에 반대할 때는 혼자 고립되고 많은 사람으로부터 뭇매를 맞지 않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그냥 거기에 따라가는 일종의 동조 현상을 말한다.

 

한국서 악플이 심한 이유, 비판 강박증과 낮은 자존감

일본은 악플이 전체 댓글의 20%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오히려 악플이 전체 댓글의 8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로 미루어보아 사회의 여러 가지 의식 수준이라든지 아니면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전부는 아닐 수 있으나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댓글의 문제들은 오프라인상의 어떤 비정상적인 구조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탈진증후군과 비판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항상 부정적인 비판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그 원인을 진단하였다. 임 교수는 “악플은 낮은 자존감과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 상대적 박탈감으로 발생한다”며 “익명의 공간에서 더 자극적이고 과격한 악플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강자가 되고 우월감을 느낄 수 있어 악플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경쟁을 지향하는 사회의 단면이 인터넷에서도 악플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에서 올바른 비판 정신과 판단력을 키워주지 못한 탓도 있다. 건전한 비판 정신과 판단력은 광범위한 독서와 토론이 필요하다. 서로를 깎아내리는 교육이 아니라 칭찬하는 교육, 그리고 본인의 특별한 생각들을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가 이뤄져야 한다.

 

악플 예방 위해 인터넷 윤리교육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악플dmf 단 사람에게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할 때만 상습적인 악플을 멈출 수 있다”고 말하며 법적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지만, 명예훼손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증거를 제시하기도 쉽지 않아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법적 규제만큼이나 성숙한 인터넷 시민의식을 만들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멀쩡한 사람이 인터넷에선 공감능력이 결여되고 폭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인터넷 문화에 대한 교육과 토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시시각각 새롭게 변하는 인터넷, SNS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인터넷 윤리교육의 내용이 너무 뒤처진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 정리 “진정한 의미 있는 댓글 습관 되야”

‘NewPhilosopher –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라는 잡지에서 IT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니콜라스 카는 “실제로 우리는 공공 영역에서 사려 깊음과 배려심 같은 자질이 전반적으로 퇴조하는 문제적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잘못된 정보와 정치 선전에 민감해지고,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며, 대화가 빈약하고 무신경해지고, 이성이 아닌 감정 위주의 대화로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사회에 악플이 만연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작가이자 사회비평가인 메기 잭슨은 역지사지는 매우 강력한 편견 해독제라고 말한다. 처지를 바꿔 생각할 줄 아는 것은 인간관계를 아우르는 사회적 윤활유라는 것이다. 즉, 관점을 바꿔본다면 세세한 사정과 맥락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고정관념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억측을 무너뜨리고, 편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진정한 의미를 갖지 않고 사용되는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목적을 상실하게 되고, 언어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어 버린다.”고 말한다.

정당한 비판과 견제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 댓글은 그 목적을 상실한 것이며, 무분별한 비난과 비방만이 남은 악플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글이 되어 버린다. 위 내용을 미루어보아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이러한 점을 주의하며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하는 태도일 것이다.

배종모 기자  |  1ockerz@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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