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6.(일)


우리나라 음식의 문화와 어원

[전주대 신문 제906호 6면, 발행일 : 2021년 1월 13일(수)]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것은 붉은팥으로 죽을 쑤어 역귀를 내쫓는다는 중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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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 신문 제906호 6면, 발행일 : 2021년 1월 13일(수)]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것은 붉은팥으로 죽을 쑤어 역귀를 내쫓는다는 중국의 풍속으로부터 유래한다. 또,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기에 앞서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리면 귀신을 쫓고 재앙을 면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 이렇듯 우리나라 음식에는 정확히 밝혀내기는 어렵지만 많은 학자가 추측하기에 다양한 풍습과 설화가 얽혀있다. 이번 호는 우리나라 음식 문화에 얽힌 유래와 속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첫 번째 이야기‘비빔밥’ –

: 비빔밥은 전주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유명하다. 건강식품으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식 중 하나이다. 그러나 비빔밥이 언제부터 유래했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다양하다. 비빔밥은 어지럽게 섞는다는 의미로 ‘골동반(骨董飯)’이라고 하고, 궁중에서는 비빔이라고 불렀다. 비빔밥은 19세기 말의 문헌인 <시의전서(時議全書)>에서 최초로 등장하며 꽤 오래전부터 먹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로부터 제사를 마치고 제상에 놓은 제물을 빠짐없이 먹는 신인공식(神人共食)을 중요시했다. 산신제나 동제 등은 집에서 먼 곳에서 제사를 지내므로 식기를 제대로 갖추기가 어려워 그릇 하나에 여러 가지 제물을 비벼서 먹게 되었다고 추측했다. 이에 비빔밥은 제삿밥에서 발달했다는 음복설이 생겼다. 지금도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자시에 음복례를 지내고 젯메와 제상에 올린 적·숙채·간납 등을 넣고 밥을 비벼서 나누어 먹는 풍속이 있다. 또 다른 속설로 섣달그믐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부엌 찬 간에 있는 묵은 음식이 그대로 해를 넘기는 것을 꺼렸다. 그래서 묵은 밥에 반찬을 모두 넣고 비벼서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재료를 섞거나 오래 끓여 먹는 방식에 익숙했다. 이러한 식습관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돼 오늘날의 비빔밥으로 이어졌다는 관점도 제기되고 있다.

– 두 번째 이야기 ‘설렁탕’ –

: 뽀얗고 뜨끈뜨끈한 국물에 밥을 토렴해 먹는 맛이 일품인 설렁탕은 그 어원과 유래에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1940년에 집필된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이라는 책에서 설렁탕의 어원을 찾아볼 수 있다. 세종대왕이 선농단에서 *친경할 때 갑자기 심한 비가 내려 한 걸음도 옮기지 못할 형편에 배고픔을 못 견딜 지경에 이르렀고, 친경 때 쓰던 농우를 잡아 맹물에 넣어 끓여서 먹으니 이것이 설농탕이 되었다고 쓰여 있다. 조선 시대에 임금이 매년 음력 2월에 선농단(先農壇)에 나가 제사를 지내고 직접 농사를 짓는 모범을 보여 농사의 소중함을 알렸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선농단이 선농탕에서 설렁탕으로 변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졌다. 그러나 세종 때 작성된 <오례의>에 의하면 세종이 실제 친경을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설렁탕의 기원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설렁탕의 기원을 연구한 여러 학자는 몽골어로 고깃국을 ‘슐루’라 해 이것이 고려 시대에 ‘슐루탕’이 되었다가 설렁탕으로 음운 변화했다는 설과 고기를 설렁설렁 넣고 끓였다고 하여 설렁탕이라고 불렀다는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 세 번째 이야기‘고추’ –

: 고추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왔다고 알려졌다. <지봉유설(芝峯類說)>에는 고추가 일본에서 온 독이 있는 식물로 ‘왜겨자(倭芥子)’라고 불리었다는 기록이 있다. 처음에는 고추가 지금처럼 식품으로 적극적으로 이용되지는 않았지만 18세기에 집필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고추 재배와 고추장 담그는 법이 나와 있다. 이를 이루어보아 고추가 우리나라 음식에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함을 알 수 있다. 고추를 갈아 나물의 조미료로 사용하거나 마른 고추는 가루를 내어 김치의 양념, 고추장을 담갔다. 국과 찌개에 들어가는 고추 양념은 좋은 조미료가 됐다. 고추의 등장은 우리의 식생활의 면모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김치는 고추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후추, 천초, 생강 등의 향신료만을 활용한 흰 색깔의 모습이었다. 고추의 유입 이후에 해물, 젓갈, 고추 양념 등을 풍부하게 사용하여 숙성시킨 김치가 오늘날 우리 밥상에 오르는 김치로 점차 발전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추에 다양한 속설과 민속적 의미까지 담아내고 있다. 고추의 생김새가 남아의 생식기와 비슷해 태몽으로 고추를 보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신이 있다. 또, 고추의 붉은 색깔이 태양, 불을 상징해 잡귀를 쫓는다고 믿어 벽사(辟邪)의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장을 담근 뒤 새끼에 빨간 고추와 숯을 꿰어서 독 속에 넣으면 장맛을 나쁘게 만드는 잡귀를 쫓아낸다고 믿어 실행해왔다.

*친경: 왕이 직접 농사를 짓는 모범을 보여 백성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널리 농업을 권장하기 위하여 행하는 국가의식.
*참고 문헌: 음식 고전 옛 책에서 한국 음식의 뿌리를 찾다, 한국 음식 그 맛있는 탄생,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정령 기자(giyomi123@jj.ac.kr)

일러스트 : 김은지 기자(dmswl1259@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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