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8.(토)


우리 대학을 지키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

[883호 12면, 발행일 : 2018년 10월 17일(수)]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는 말이 있다. 창업(創業)보다는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짝을 이뤄 나오는 말인 듯하지만…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19년 7월 25일

[883호 12면, 발행일 : 2018년 10월 17일(수)]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는 말이 있다. 창업(創業)보다는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짝을 이뤄 나오는 말인 듯하지만 창업과 수성은 문헌상 첫 쓰임이 각기 다르다. 창업은 ‘왕업(王業)을 처음으로 세운다’는 뜻으로 맹자가 쓴 말이고, 수성은 ‘창업 군주의 성취와 업적을 계승한다’는 뜻으로 유학자 숙손 통이 한나라 고조에게 처음 했던 말이라 한다.

맹자의 구체적인 언급은 ‘군자창업수통(君子創業垂統) 위가계야(爲可繼也)’, 즉, ‘군자가 나라를 세워 국통을 전하는 것은 (나라를) 계승해 나가기 위함이다’라는 것이었다. 한편 숙손통은 한 고조가 창업공신들의 난폭함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유학자는 예를 항상 내세우니 같이 나아가 취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룬것을 지켜내는 수성은 같이 할 만하다”고 하며 유학자의 등용을 한 고조에게 건의했다.

‘창업이수성난’이란 고사성어는 당나라 태종과 신하들 사이의 대화에서 나온 것이다. 어느 날 당 태종은 “창업과 수성,이 둘 중에 어떤 것이 어려운가?”라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방현령은 “우후죽순처럼 일어난 여러 영웅들 중에 최후의 승자만이 창업을 할 수 있으니, 당연히 창업이 어렵습니다.”라고 말했고, 위징은 “예로부터 임금의 자리는 간난 속에서 어렵게 얻어도 안일 속에서 쉽게 잃는 법이기 때문에 수성이 더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당 태종은 이렇게 매듭을 지었다.

“방현령은 짐과 함께 천하를 얻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그래서 창업이 어렵다고 한 것이다. 또한 위징은 짐과 더불어 천하를 편안하게 하여 교만과 사치는 부귀에서, 재앙과 난리는 정신이 풀려 느긋해짐에서 오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수성이 어렵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창업의 어려움은 끝이 났다. 따라서 짐은 앞으로 여러 공들과 함께 수성에 힘쓸까 한다.”

제왕의 모범이라 평가받는 당 태종다운 명쾌한 정리였다. 흔히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하지만 쉽게 결론을 낼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창업도 어렵고 수성도 어렵다. 창업과 수성에 각각 적합한 사업과 인재가 있다는 점도 명확하다. 그런데 지금은 수성이 단순히 ‘지키는 일’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오늘날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어느 기업이나 기관, 단체가수성을 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수적이다. 혁신을 바꿔 말하면 곧 ‘창업’이다. 대학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우리 앞에 닥친 위기와 난관을 ‘창업’한다는 자세로 돌파하지 않으면 ‘수성’이 거저 될리 만무하다.

신문방송국장 박기범 교수  |  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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