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4.(목)


우리 사회의 그림자, 익명성

[전주대 신문 제899호 5면, 발행일 : 2020년 5월 13일(수)]   최근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연예인들의 소식을 적지 않게 듣는다….

By editor , in Globe 경제와 사회 , at 2020년 5월 13일

[전주대 신문 제899호 5면, 발행일 : 2020년 5월 13일(수)]

 

최근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연예인들의 소식을 적지 않게 듣는다. 원인 중 하나라고 여겨지는 악플은 익명성이라는 그늘에 가려진 세균처럼 너무나 쉽게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이번 기사는 익명성의 기능과 그 속에서 악플 등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익명성의양면성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익명성은 어떤 행위를 한 사람이 누 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특성이다. 이 사회적 특성은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특성까지 는 아니었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떠오르게 된 특성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뉴스 기사에 익명으로 자기 생각을 댓글로 작성하고, 익명으로 어떤 내용을 유출, 폭로하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인격을 가진 사람인 것처럼 인터넷상에서 행세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어렵게 볼 수 있 는 모습은 아니게 되었다.이처럼 인터넷이라는 또 하나의 소통 창구가 생기고 그곳에서 익명성이 자유자재로 활용되면서 그 장단점 역시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장점부터 살펴보자면 익명성의 대중화로 사람들이 원래대로라면 쉽게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익명성이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쉽게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 할 수 없는 개인의 처지를 익명으로 인터넷에 올려 조언을 구하거나, 익명성을 활용하여 개인의 경험을 얘기해주며 익명으로 올라온 질문에 조언해주기도 한다.

즉, 자신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으니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또 대중들은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서 세상의 부조리함을 신원 노출의 걱정 없이 자유롭게 알리기도 한다. 원래라면 자신의 신변이 위험에 노출될까 두려워 폭로하지 못할 내용을 익명이라는 보호장치 아래 안전하게 부조리함을 폭로할 수 있다. 이처럼 자유로운 익명성의 사용은 표현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받는데 일조하는 역할 역시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익명성의 장점보다는, 익명성의 단점이 더욱더 주목받고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익명성의 폐해로 나타나는 안 좋은 부분들이 뉴스 기사로 보도 되고, 익명성 때문에 타인에게 상처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은 현대사회는 익명성이라는 양날의 검에 매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발생하여 국민적인 공분을 산 ‘n번방’사건도 익명성이라는 사회적 특성을 활용하여 그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일반인들이 잘 이용하지 않고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을 사용해서 범죄정보를 공유했고, 보안기능이 강력한‘텔레그램’ 메신저 어플을 활용하여 피해 자들을 협박, 착취했다.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인권을 유린한 n번방으로 생긴 수익과 범죄자금 역시 익명성을 활용하여 조달, 은닉했는데, 거래 익명성을 철저하게 보장받는 일명 ‘다크코인’을 n번방의 입장료로 받아 경찰 수사의 혼선을 주고 있다. 이 외의 다른 단점은 익명성을 활용하여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인물이나 단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견을 마치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내는 의견인 것처럼 위장 하여 대중들에게 그것이 다수의 의견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렇게 정보를 조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형성 하는 여론조작은 각종 문제에 있어 사람들이 제대로 판단 할 수 없게 만든다. 익명성 때문에 드러나는 단점 중 현대사회에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되고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바로 악플이다.

악플 때문에 사람들은 상처를 받고 심한 경우 자살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는 매체를 통해 유명한 연예인 등이 악플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선택했다는 보도를 많이 접해왔다.

익명성이라는 방어수단 덕분에 사람들은 일종의 안전감을 가지고 악플을 작성한다. 익명성을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의 문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제도임에 따라 구체적인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학사회의 익명성

익명성에 숨은 문제점들이 비단 연예인만의 골칫거리는 아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악성 댓글이 난무하며 평범한 인터넷 이용자에게도 그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요즘 같은 시대엔 모두가 악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학교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에서도 무분별한 공격성 댓글과 여론몰이가 최근 논란이 되었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들을 위한 시간표 스케줄러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400만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해 전국 대학생들의 과반수가 이용한다고 볼 수 있어 더욱더 바르게 사용되어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비방하는 글과 왜곡된 사실들이 많아 문제시되었다.

우리 대학도 ‘에브리타임’커뮤니티가 개설되어 있는데, 여타 다른 대학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의견을 달리하는 글들에 대한 과격한 표현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내용 또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글들이다. 우리 대학에서 화제가 된 사건들 중 지난 4월 23일에 진행된 문화관광대학 학생자 치기구장 보궐선거를 예로 들 수 있다.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자의 과거 문제가 대두되어 함께 출마한 후보자와 그들을 등록시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통틀어 도마 위에 올 랐다.

이야기는 입소문과 더불어 ‘에브리타임’의 게시판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갔으며 이 소식을 접한 학생들로부터 비 난이 쇄도했다. 이 일은 당연히 선거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해당 선거본부에서는 낙선 후 입장표명문을 게시판에 남겼다.

선거 번복을 위한 글이 아닌 지난 사건에 관한 해명 글 이었고 사건의 개요와 와전된 내용들을 짚어주었다.

근간이 되는 문제는 있었지만 사건을 부풀려 해석하게 만든 요소들이 허위사실로 밝혀졌고 해당 후보자는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들이 받을 처벌이 가볍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해 적용하는 죄목을 말한다.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일반 명예훼손죄 보다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다. 직접적인 비방 글로 처벌받는 사람 이외에 몇몇 게시판 이 용자들이 사과의 뜻을 남겼다.

소위 ‘카더라’라고 불리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에 휘둘려 악성 댓글에 동조하여  이번 사건을 키우고 후보자와 관련된 이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고 전했다.

성숙한 시민의식의 필요성

익명성이 두드러지는 곳은 역시나 인터넷 공간이고 이곳은 이미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인터넷 이용자가 앞으로도 늘어남에 따라 익명성의 역기능도 우리를 계속해서 괴롭혀 갈 것이다.

익명성의 문제가 커뮤니티 관리 문제 등의 여러 요소들로 포함해 이루 어져 있지만, 결국 이용자들의 의식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모두가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기에 언제나 올바른 사실만이 전파되 지는 못하고, 공격적인 성향의 이용자도 있다. 발전성 있는 인터넷 문화를 도모하고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비난에서 벗어나 발전성 있는 비판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될 것이다.

 

글: 한강훈 기자(hkhoon95@jj.ac.kr) 배솔민 기자(solmin21@jj.ac.kr)

일러스트: 진서연 기자(wlstjdusl@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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