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8.(토)


위험사회의 사회적 위험

[전주대 신문 제897호 5면, 발행일 : 2020년 4월 1일(수)]   위험사회의 사회적 위험 ▼코로나19의 충격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전염병 사태에…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20년 4월 6일

[전주대 신문 제897호 5면, 발행일 : 2020년 4월 1일(수)]

 

위험사회의 사회적 위험

▼코로나19의 충격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전염병 사태에 우리 사회 전체가 휘 청거릴 정도로 타격을 입고 있다. 각급 학교의 개학이 한 달 반 이상 연기될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개학을 마냥 늦출 수 없는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법정 수업일 수를 채우려는 비상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학번 신입생들 은 매우 이례적인 학번으로 기억될 것이다.

교수들 또한 유례(類例) 없는 학년도를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불안감 속 조속한 시일 안에 사태가 마무리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의 많은 부분들이 기존의 관행으로부터 이탈하여 뒤죽박죽 되어버린 비정상의 상황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의 이동과 모임이 금지 또는 자제되는 상황을 맞다보니 소비의 형태는 급속도로 위축되 고 파행을 겪고 있다. 따라서 산업조차 멈춰 서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은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다.

그리하여 자치단체들과 정부는 재난기본소득, 재난수당 또는 긴급 재난지원 등을 모색하고 있다. 아무튼, 전대미문(前代 未聞)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불안과 공포심이 전체사회를 감싸고 있다.

▼현대사회는 위험사회
영국의 기든스(AnthonyGiddens), 프랑스의 부르디외 (Pierre Bourdieu)와 더불어 유럽의 3대 사회학자로 손 꼽히는 독일의 벡(Ulrich Beck)은 현대사회의 특징을 “위 험사회(Risikogesellschaft)”라고 규정해 주목을 받았다. 우리는 지금 벡이 말하는 위험사회를  겪고 있는 것이다. 그 에 따르면,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위험은 이제 현 대사회의 중심적 특징이 되고 있으며, 특히 불확실성과 관 련하여 측정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위험은 전염성이 강하고 계층 차별적이라기보다는 민주적으로 분배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구 전체가 위험공 동체가 된다고 보았다. 처음 중국의 우한시에서 시작되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위 험의 세계화, 전 세계의 위험공동체화 현상을 우리는 여실 하게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평등”의 가치 보다 “안전”이라는 가치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험과 불안이 증가하면 위험의 개인주의화 현상이 나 타난다고 본다. 위험은 나를 통하여 세계로 나아가고 모든 개혁과 대책은 나를 통해야 한다. 위험사회는 그 동안 우리 가 알고 있거나 누렸던 현대성(現代性)과는 다르다. 우리는 새로운 현대사회를 향해 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아무튼, 유럽과 미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세계인들에게 공포감을 갖게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사람 들의 활동은 극히 위축되고 그 결과 경제 또한 급속히 후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위험과 사회복지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은 대폭 바뀌었다. 전통적인 농업사회와 달리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이 생존의 결정적인 요건이 되었다. 그래서 노 동력을 유지할 수 없거나 판매할 수 없는 상태를 “사회적 위험”으로 규정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위험에 대비 하여 인류가 개발한 방법은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그리고 사 회수당 등의 제도들이다. 사회보험은 위험 분산을 위해 설 계된 제도이다. 민간시장에서 거래되는 보험이라는 상품을 국가가 전국민에게 의무적으로 가입시켜 위험 분산을 극대 화했던 것이다. 사회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빈곤층을 위해 공공부조가 개발되었고, 빈곤으로 전락할 수 있는 인구사회 적 조건을 가진 계층에게 예방적으로 적용한 것이 “사회수당”이다.

이것들을 모두 통틀어 “사회보장”이라고 부르는 것 이다. 이에 더해 비물질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사회서 비스”라고 하였다. 사회복지는 이러한 사회보장과 사회서비 스를 중심으로 제공되어 왔다. 현대사회가 등장하면서 전통 사회와 다른 사회적 위험들이 등장했다. 그 동안 현대사회 에서 대표적인 사회적 위험으로 꼽혔던 것들은 질병, 산업 재해, 실업, 정년, 출산, 사망 등 개인의 노동능력이나 직업 능력을 침해하는 것들이었다. 질병의 경우, 개인의 노동능 력을 약화시켜 결국 소득의 감소 내지 중단, 상실로 이어지 게 하는 위험이었다.

▼위험사회에서 사회적 위험의 증가
감염병의 위험은 그것으로 인한 경제와 생존의 위험을 초 래하여 이중의 위험구조를 이루고 있다. 벡이 말하는 위험 은 계급을 넘어서 민주적인 것이지만 경제적 위험은 매우 계급적이고 계층 친화적이다. 즉,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이지만, 그로 인한 생활상의 위험은 중하위계층과 저소득층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나타 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질병의 위험은 현대사회에서 누 구에게나 열려 있는 보편적 위험이다. 그러나 그로 인한 생 계와 생활상의 위험은 하위계층에 집중될 위험이 큰 것이 다. 즉, 질병 위험의 분배는 보편적이고 민주적이지만 생계 및 생활상의 위험은 역진적이라는 진실이 우리의 눈 앞에 서 분명하게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사람들의 이동 등 일 상의 활동을 급속히 축소시켜 경제활동마저 중단 또는 위 축시키고 있다. 상항이 이렇다보니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계의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새로운 유형이자 이 중적인 사회적 위험임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대처(New Deal)의 필요
그리하여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감염 회피 및 바이러스 치 료 같은 의학 및 보건에 관한 대책과 아울러 저소득 중소상 인이나 취약계층의 손실과 생계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 들이 논의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보장제도는 소득과 자산 또는 노동과 연계하여 제공되어 왔다. 소득 및 자 산기준으로 사회보장급여의 수급자격이나 급여기준을 정하 거나 고용 또는 노동과 연계하여 사회보장급여를 제공해 왔다.

이제는 질병(감염병)에 관련해 보호해야 하는 새로운 형 태의 사회보장제도 또는 안전망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변화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 전 지구적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교 훈을 얻게 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대처(New Deal) 양식 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곳곳에 서 기본소득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 을 겪는 국민들에게 지원을 하려는 것이다.

그것이 정확하 게 기본소득인지 아니면 공공부조인지 사회수당인지는 다 소 혼선을 빚고 있지만, 국가 또는 자치단체가 어려운 국민 들에게 무엇인가 제공해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 국민적 합 의가 이뤄져 가는 것 같다. 그것이 “기본소득”이라면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에 적 용하려면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 특 정 지역에만 적용한다면, 그 지역 주민 전원에게 동액급여 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소득은 재원 관련하 여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만을 대상으 로 한다면 “공공부조”를 지원하는 것이 된다. 이 경우에는 명확하고도 합리적인 대상자 기준과 그것의 철저한 적용이 가장 중요하게 된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정하고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논란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또한 재해수당 또는 재난수당과 같은 “사회수당”의 형태로 지급한다면 소득과 자산 수준 말고 합리적인 인 구사회학적 기준을 정하고 그에 부합하면 모두에게 동일한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 예컨대, 가장 어려운 업종을 선정하 든지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든지 모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 지 견지해 온 사회보장의 조건과 기준, 수준을 넘어서는 새 로운 기준과 모델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중요하게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사회복지서비스와 사회서비스의 방법과 수준이다. 이 번 코로나 사태에서 많은 사회복비시설과 요양시설들이 코 호트격리를 당했다.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해 제공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 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일단, 시설 중심의 서비스를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탈(脫)시설화를 기본으로 하여 지역 사회 중심의 사회(복지)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실로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그 동안 사회복지 시설에서 인권침해 등의 사건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고, 그 때마다 탈 시설화를 대안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 에서 보듯이 수용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시설만의 문제가 아 니라 이용시설들도 휴관 등으로 대처했다. 다중이용시설의 한계를 노출했던 것이다. 이러한 수용시설 및 다중이용시설 은 비용효율성의 결과물이었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 다. 취약계층을 돌보는데 비용우선의 발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맺는 말
매우 힘들고 위험한 시기를 보내며 우리는 새로운 깨달음 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역사는 긍정의 방향으로 발 전하리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현대사회가 등장했을 때 인 류는 자기 자신을 상품으로 판매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불 쌍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노동력의 감소와 상실을 가져 오는 사건이나 현상들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으로 인식되어 사회적 위험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사회적 위험은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었다.

이에 대해 인류는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시스템 등을 개발하여 대처해왔다. 그 러나 이제는 확인하거나 볼 수 없는 위험들이 평등하게 전 염되면서 전체 지구적으로 지배하는 위험사회가 되었다. 위 험은 계층을 넘어 민주적이고 보편적으로 관철된다.

이러한 위험사회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제한되면서 전통 적인 사회적 위험이 역진적으로 분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보편적 위험에 개별적이고도 역진적인 위험이 결합되어 중 층적인 위험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제 기 존의 체제와 방식을 뛰어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과 장치 를 개발해야 할 과제를 갖게 되었다.

 

글: 윤찬영 교수(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jj10321@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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