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8.(목)


이유 있는 소비, 착한 소비

[전주대 신문 제918호 7면, 발행일: 2022년 03월 30일(수)]   누구나 어떤 물건을 살 때 여러 가지 선택지 속에서 헤맬 것이다….

By editor , in 기획 , at 2022년 3월 31일

[전주대 신문 제918호 7면, 발행일: 2022년 03월 30일(수)]

 

누구나 어떤 물건을 살 때 여러 가지 선택지 속에서 헤맬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지 중 무엇을 골라야 가장 현명한 소비일지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가방을 하나 사더라도 여러 브랜드의 가방을 비교한다. 예쁜 디자인을 가졌는지, 수납공간은 충분한지, 가격은 얼마인지를 고려한다.

그런데 MZ 세대(1980~2000년 중반에 태어난 세대)는 이런 흔한 고민을 벗어나 이 브랜드는 어떤 철학을 내세우는지, 이 제품을 구매하면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지 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필요에 의한 소비를 넘어서 그 제품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브랜드에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비를 ‘착한 소비’라고 하는데,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충분히 고려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착한 소비의 특징은 MZ 세대가 디지털 환경을 통해 소비를 주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제품이 제작되는 과정이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혹은 다른 생명을 해치지는 않는지 고민하며 소비한다. 소비활동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싶어 하고, 구매할 때는 인간 노동권과 인간에 대한 윤리뿐만 아니라 동물 복지와 환경을 고려한다. 이렇게 착한 소비를 하는 구매자가 선택한 브랜드들을 알아보자.

 

트럭 방수천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으로, 프라이탁

출처: 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Up-cycling) 브랜드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프라이탁은 수명을 다한 화물차 덮개와 자동차의 안전벨트, 자전거의 고무 튜브로 만든 가방으로 연간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수십만 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착한 소비’라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트럭의 방수천에서 여러 개의 가방이 나오더라도 디자인은 모두 제각각이다. 모든 제품이 세계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이 되는 셈이다. 특이한 그림이 그려진 가방, 글씨가 쓰여 있는 가방 등 나만의 독특한 가방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방수천이기 때문에 물에 젖지 않고, 오염에도 강하다.

 

프라이탁은 공정 과정도 친환경적이다. 먼저, 프라이탁의 본사가 있는 취리히의 프라이탁 스토어는 버려진 화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졌다. 또 공장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50%는 열에너지로 재활용되며, 비가 많이 내리는 스위스의 특성을 이용해 빗물을 받아 가방 제작에 필요한 물의 30%를 빗물로 활용하고 있다.

 

프라이탁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친환경이 자신들의 세일즈 포인트가 아닌, 브랜드의 의무이자 기본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이탁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확고한 철학과 젊은 감각으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 누구도 다치지 않는 화장품, 러쉬

출처: 러쉬 공식 홈페이지

 

러쉬는 1995년 영국에서 탄생한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다. 러쉬는 출범 초기부터 환경보호와 동물실험 반대, 과대 포장 반대 등 자체 윤리 정책을 실천해왔다. 이는 러쉬가 비건 뷰티의 대표 브랜드로 손꼽히는 이유다. 러쉬는 동물실험을 일절 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거친 원재료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기 위해 착한 포장재 ‘낫랩’을 제작한다. 또한 직접 구매팀을 운영하여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재료의 윤리적인 공정 여부를 확인한다.

 

러쉬가 내세우는 철학의 핵심은 신선함이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에센셜 오일, 최소한의 보존제, 안전한 인공 성분을 사용하여 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러쉬의 모든 제품은 베지테리언 제품이다. 베지테리언 제품은 우유, 달걀, 꿀을 제외한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러쉬의 제품 중 약 95%는 식물성 원료로만 만든 비건, 즉 100%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다.

 

러쉬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러쉬는 자체 캠페인인 ‘#GayIsOk’를 진행하며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했다. 서울에서 열린 ‘퀴어 문화축제’에도 공식 참가해 행사 현장에서 ‘핑크 이력서’를 받아 성 소수자 채용 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기혼자 혹은 자녀를 둔 직원에게 복지가 편중되자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도 축의금과 유급휴가를 주었다.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는 직원들의 개성과 인권을 존중하는 행위가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러쉬의 친환경적인 제품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 대표의 철학이 고객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가장 오래 입는 옷이 가장 좋은 옷, 파타고니아

출처: 파타고니아 공식 홈페이지

 

“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이는 파타고니아의 사명으로 소개되는 문구다. 이 문구만으로도 파타고니아의 기업 정신을 엿볼 수 있다. 1972년에 창립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난 50년간 환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창립자인 이본 쉬나드는 암벽 등반가이자 암벽등반 장비를 판매하던 대장장이였다. 쉬나드는 자신이 만든 장비가 바위를 훼손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성행하던 장비 사업을 과감히 그만뒀다. 이후 ‘클린 클라이밍’ 캠페인을 펼치며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알루미늄 초크를 소개해 환경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와 함께 내구성이 뛰어나고 친환경적인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의 길을 개척했다.

 

파타고니아는 1993년 업계 최초로 버려진 페트병을 폴리에스테르 원단으로 재가공해 ’신칠라‘라는 신소재를 만들었다. 또한 그다음 해에 화학 비료 농약을 사용한 목화 면이 환경을 해친다는 것을 깨닫고 목화 면 사용을 전면 중지했으며 이후 모든 면 의류에 100% 유기농 면만 사용하기 시작했다.

 

파타고니아의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지난 한 해 동안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을 볼 수 있다. 또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함께 설명되어 있다.

 

또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자원 소비를 줄이고 화학 물질과 염색 물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2000년부터 불루사인 사와 함께 일해왔다. 블루사인 사는 각 생산 단계에서 화학 물질 사용, 원단과 제품 생산 과정이 환경·작업자·소비자에게 안전한지를 검토하는 회사다.

 

파타고니아의 거의 모든 제품은 공정 무역 봉제 제품이다. 공정 무역 봉제로 제작된 제품을 사면 생산 노동자들에게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공장 직원들은 2020년, 파타고니아로부터 76,000달러의 돈을 더 벌었다.

 

파타고니아는 자사의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어떤 의류든 무상으로 수선해 주면서 기존 옷을 수선해 오래 입는 것을 권장한다. 트럭 투어를 운영하며 여러 지역에 찾아가 수선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파타고니아는 ‘푸른 심장’이라는 이름으로 하천 유량 조절을 위한 저수시설인 ‘보’를 철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파손된 보는 강하천의 흐름을 막고 바닥에 퇴적물이 쌓이게 해 수질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보 철거를 통해 수질 향상과 생태계 개선, 홍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장기적인 경제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파타고니아 한국도 전국 곳곳에서 기능이 상실된 보들을 찾아 철거 중에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런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소비자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의 진정성에 소비자도 마음이 이끌리고 있다.

 

더 이상 좋은 물건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기는 어렵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이 있어야 하며, 그 철학이 소비자의 마음을 이끈다면 제품의 가치는 올라간다. 물론 이런 브랜드들이 환경을 보호하는 철학을 세일즈 포인트로 사용하진 않지만, 소비자들이 환경을 보호하는 제품을 소비할수록 환경을 보호하는 브랜드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은 같은 지구에 살고 있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윤혜인 기자(hyeout@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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