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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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호 5면, 발행일 : 2017년 11월 8일(수)] 새것의 유쾌함 1963년, <신사는 새것을 좋아한다>는 코미디 영화가 개봉되었다. 결혼한 지 3년 된…

By editor , in 오피니언 , at 2019년 7월 16일

[872호 5면, 발행일 : 2017년 11월 8일(수)]

장미영 교수 (기초융합교육원) 문의 : 063-220-2009 스타센터 306호 기초융합교육원 행정실

새것의 유쾌함
1963년, <신사는 새것을 좋아한다>는 코미디 영화가 개봉되었다. 결혼한 지 3년 된 부부가 있었다. 그들에게 권태기(Marriage Blue)가 찾아왔다. 이들은 함께 하는 시간이 지루해서 서로에게 이유없이 짜증을 내고 무기력감에 시달렸다. 이때 프랑스에서 처제가 찾아왔다. 남편은 처제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러자 아내는 자기 여동생의 옷을 입고 남편 앞에서 처제 행세를 한다. 남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처제로 분장한 아내를 좋아한다. 남편은 안경만 벗으면 한치 앞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었다. 지독한 근시였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부부는 권태기를 떨칠 수 있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새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소비자를 유혹하는 광고 문구에는 ‘새것’이라는 말이 범람한다. ‘새것처럼 뽀송하게 세탁해줘요!’라든가 ‘새것 같은 중고 가구’ 또는 ‘항상 새것처럼 나오는 볼펜’,‘새것처럼 고쳐내는 가방 수선의 달인’, ‘새 것으로 교환해 드립니다’ 등. 게다가 남과 달라 보이고 싶다는 감정도 새것처럼 보이고 싶다는 마음의 다른 표현이다. ‘남과 다르게 일하는 법’, ‘남과 다르게 생각하기’,‘남과 다르게 살고 싶은 청춘들’ 등.
잘 쓴 글은 독자로부터 ‘재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때의 재미는 유머(humor)가아니다. 새로운 소재나 새로운 소식, 새로운 정보, 새로운 지식, 새로운 해석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는 시험 답안지도 새로운 시각이나 새로운 표현을 담아 작성하면 채점자로부터 ‘재밌는 답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즉 재미의 핵심은 새로움이다.

말랑말랑한 촉감
20만 년 전부터 인류는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로 자처했다. ‘생각하는 인간’ 또는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언어와 문자를 사용할 수 있는 ‘현생 인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신체적으로 열등한 호모 사피엔스는 다양한 언어와 문자로 서로 소통할 수 있었기에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다. 새것을 추구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소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다. 최근에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뇌과학에서는 ‘뇌에 가장 좋은 것은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뇌과학자인 장동선 박사는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려면 새로운 경험을 자주 하라.’고 권한다.
‘말랑말랑하다’라는 말은 ‘연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표현하는 형용사이다. 이 형용사는 ‘딱딱하다’의 상대어이기도 하다. 대개 ‘딱딱하다’라는 표현은 부정적인데 비하여 ‘말랑말랑하다’라는 표현은 긍정적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배꼽 주변이 딱딱해지면, 딱딱한 변이 나오면, 모유수유 중 가슴이 딱딱하다고 느끼면’ 등 대부분 ‘딱딱하다’라는 말 뒤에는 ‘병원에 가야한다.’ 거나 ‘치료를 해야 한다.’ 등의 걱정스런 표현이 뒤따른다. 반면 ‘말랑말랑하다’라는 말은 ‘어린아이같이 말랑말랑한 피부’, ‘말랑말랑한 어묵의 식감’, ‘말랑말랑하게 읽기 좋은 소설’, ‘말랑말랑한 느낌의 완구’,‘말랑말랑한 소재의 신발’ 등 대개 자랑하는 투로 상대방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려는의도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글도 말랑말랑해야 독자를 재밌게 만든다. 세상에 나온 지 백년이 훌쩍 지난 고전소설 <심청전>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까지 재밌게 읽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진지하고 슬픈 심청 이야기에 속없이 경박한 뺑덕어멈 이야기를 섞어 말랑말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말랑말랑한 글이 독자에게 재밌게 읽히듯 사람도 말랑말랑해야 호감을 사는 법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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