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6.(화)


‘인문학은 우리가 만든 콘텐츠’ 인문대학장 안정훈 교수

By news , in 사람들 , at 2023년 6월 1일

[전주대 신문 제930호 4면, 발행일: 2023년 5월 31일(수)]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은 무려 39년째 이어왔다. 인문대학은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곳으로 우리가 흔히 들어온 일반적인 대학 중 하나이다. 한편, 지난 2일에 학칙 개정안이 공개됐다. 인문대학 명칭 변경, 인문대학 소속 학과 신설 및 개편 등의 내용이 있었다. 단과대학 신설은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기존 단과대학의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학생들에게 생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인문대학장 인터뷰를 요청했다. 지난 11일, 인문대학장실에서 약 30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로 단과대학 명칭 변경 이유, 신설 및 개편된 학과 소개 그리고 콘텐츠와 인문학의 관계 등에 관한 내용을 질의하였다.

 

Q. 인터뷰를 위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인문대학장을 맡고 있는 중국어중국학과 안정훈 교수입니다.

 

Q. 이번 학칙 개정안 내용 중에 2024학년도부터 인문대학의 명칭이 ‘인문콘텐츠대학’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문콘텐츠대학에 담긴 의미와 개정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내년이면 우리 대학의 인문대학이 생긴 지 40년째 되는 해입니다. 1984년부터 지금까지 인문대학은 별도 명칭 개편이 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인문과 콘텐츠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문의 속뜻을 파악하고 나면 콘텐츠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아우르는 범위는 상당히 넓습니다. 그림이나 부호, 문자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을 매체를 이용하여 만들어 낸 자료 정보들을 콘텐츠라고 부릅니다. 인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다움과 인간의 행복,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탐구를 우리는 오래전부터 글이나 노래와 같은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콘텐츠는 인문학을 포괄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품게 될 수 있습니다. 두 단어의 속뜻이 같은 데도 명칭을 변경하려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할 것입니다. 인문(人文)은 사람과 무늬의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문(文)은 문자의 뜻을 갖기 이전에 ‘무늬’라고 사용되었습니다. 개인마다 갖는 특유의 무늬에 대해 탐구하고 학습하는 것이 인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인문은 고루하고 딱딱한 연구자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인문학은 인문학자들이 현대 문물에 맞게 만든 콘텐츠입니다. 이런 새로운 의미를 전파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인문콘텐츠대학으로 변경된 것입니다.

 

Q. 인문콘텐츠대학에 신설되는 ‘웹툰만화콘텐츠학과’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K-웹툰의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대학 사이에서 웹툰 애니메이션 학과 개설 열풍이 돌고 있습니다. 이에 모든 대학은 웹툰이나 에니메이션 관련 학과는 이미 개설했거나, 지금도 지속해서 개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문대학에 웹툰 학과가 신설되는 것은 우리 대학이 전국 최초입니다. 일반적으로 웹툰 학과는 주로 예술 대학에 소속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웹툰을 미술 분야의 한 종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기 오는 학생들도 미술학원에서 잘 그리면 미술대학에 진학하고, 평범하면 만화로 빠지는 현상이 지속되어 오면서 예술이나 문화 관련 단과대학에 웹툰이나 만화 관련 학과가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AI 기술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손 그림 실력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웹툰의 내용을 더 이상 그림체가 아닌 내용으로 판가름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용의 깊이와 교훈적 내용 등 얼마나 디테일하고 철학적인지에 따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그릇에 비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쁘게 빚어진 그릇에 담을 음식이 없는 것이 웹툰의 현실입니다. 동양 고전 서사나 서양 판타지 서사를 웹툰에 곁들이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미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현실에 대응하며 더욱 발전된 웹툰·만화를 창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인문콘텐츠대학에 웹툰만화콘텐츠학과가 신설하게 된 것입니다.

 

Q. 한국어문학과에서 변경되는 ‘한국어문학창작학부(한국어문학전공, 웹문예창작전공)’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문화강국의 다른 이름은 선진국입니다. 나라의 언어와 문자(텍스트)의 힘이 강할수록 문화강국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문화 수준은 국력과 비례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국문과의 성공은 국가의 성공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문과는 매니아층도 있고 신문 방송, PD, 작가 등과 같이 의외로 활용 범위가 넓은 학과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어문학과에서 문예 창작 분야를 특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문예 창작은 일정한 수요가 존재합니다. 특히, 요즘은 웹 소설이 인기가 있어 글을 써보고 싶은 학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웹 소설은 웹툰과 웹드라마까지 서로 상호 영향을 미칩니다. 대표적으로 ‘재벌집 막내아들’이 있습니다. 어느 한 매체로 인기를 끌면 다른 매체로도 만들어지는 선순환 관계를 이루는 것이 문예 창작입니다. 앞에서 말한 웹툰만화콘텐츠학과와 차이가 있다면 소설과 만화의 차이만 있을 뿐 웹에서의 서사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같은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같은 기획안으로도 다른 문화제가 나올 수 있어 학과별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문학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어문학과를 한국어문학창작학부로 발전시켜 기존과 같이 언어와 문화 분야는 한국어문학전공, 문예 창작 분야는 웹문예창작전공으로 나누게 된 것입니다.

 

Q. 과거 국어국문학과는 한국어문학과로, 과거 영미언어문화학과에서 영어영문학과로 명칭이 변경되었는데 이 둘의 변천사가 궁금합니다.

A. 둘 다 나름대로 히스토리가 있습니다. 국어국문학과가 한국어문학과로 바뀐 이유는 한국어 교육이 강조되는 추세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2015년은 1천 명의 유학생이 입학하던 유학생 전성시대였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강의하기 위해선 한국어 교육이 필수였습니다. 국제교류원에서 운영되는 한국어교육센터에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연수해줬습니다. 유학생의 절반 이상은 경영대, 1/3은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유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특화해주고자 하는 배려에서 한국어문학과로 변경하게 된 것입니다. 영미언어문화학과가 영어영문학과로 바뀐 이유는 과거에는 문과 분야를 나누라고 하면 법, 상경, 인문, 영문으로 나눠 생각했습니다. ‘인문대학은? 영문과!’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영미언어문화학과라는 이름으로 있으니까 교수님들은 영문과보다는 문화학과에 느낌이 쏠려 홍보가 잘 안된다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학생들에게 영문학과가 좋은지 언어문화학과가 좋은지 직접 물어봤더니 대부분 학생은 ‘학과 정체성을 더욱 쉽고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영문학과가 좋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인문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영어영문학과로 명칭이 변경된 것입니다.

 

Q. 학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인문콘텐츠’란 무엇인가요?

A. 저는 인문 콘텐츠를 딱 한 줄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Q. 이번 개정안이 인문대학과 인문대학 재학생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A. 인문대학의 취업 모델이 부족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다수의 취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취업 모델의 부족함을 느끼던 학생들에게 시대 변화에 맞춰서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영역 그리고 새로운 취업 모델을 넓게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습니다.

 

Q. 2024학년도에 인문콘텐츠대학에 입학할 예비 신입생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미래 신입생 여러분. 인문콘텐츠대학은 시대 변화를 가장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학사 단위입니다. 여세추이(與世推移)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세상과 더불어 변화해 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인문학자들의 소명이기도 합니다. 인문이 낡고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인식에 대한 책임은 인문학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인문학자의 할 일은 오늘날 흐름에 맞추어 고전과 같은 옛 학문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줘야 합니다. 오늘날 방식에 맞도록 새롭게 해석하고 직접 만들어서 전파해낼 수 있는 인문학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인문콘텐츠대학은 신입생 여러분께 ‘여세추이’ 강의 방식을 통하여 인재 양성에 힘쓸 것을 약속합니다.

 

박헌빈 기자(hans8150@jj.ac.kr)

하늘 기자(neul0603@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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