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생들의 한국 도시재생 현황 관람기
[전주대 신문 제923호 9면, 발행일: 2022년 09월 28일(수)]
지난 8월 30일, 일본 시즈오카현립대학 학생들과 츠토미 히로시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학생들과 츠토미 교수는 전주와 서울의 도시재생 현황을 보기 위해 오게 됐다. 한국, 특히 전주에서 여러 곳을 관람한 학생들과 교수는 어떤 걸 느꼈을까? 학생들이 거쳐 간 곳을 살펴보자.
1. 전주도시혁신센터
도시재생의 우리나라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전주에서 방문한 곳은 ‘전주도시혁신센터’이다. 이곳에서 한국의 공동체 문화를 배우고, 전주의 공동체 활동 현황을 살펴봤다. 학생들은 내용을 듣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주요 질문 내용은 ‘정부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은가’였다. 일본도 도시재생에 주민들이 참여하지만, 정부 주도로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에서 이 곳(전주도시혁신센터)처럼 건물을 짓고 센터와 사무실을 만들어서 주민들의 도시재생 활동을 정부에서 활발하게 지원하는 모습이 놀랍다고 말했다. 현재 전주는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센터는 9곳이 있으며, 도시취약지역 생활 여건 개조사업과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 사업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 사회혁신전주 커먼즈필드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전주시 사회혁신센터가 운영하는 ‘사회혁신전주 커먼즈필드’이다. 전주시 사회혁신센터는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다양한 시도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 중 커먼즈필드는 시민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장소와 서비스를 지원한다. 단순한 만남부터 단체 회의와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공유 라운지와 컨퍼런스룸, 휴게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혁신라이브러리에서 책을 읽거나 사업 아카이브 내용을 볼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입주오피스에서 사업과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다.
커먼즈필드에 도착한 직후, 전주시사회혁신센터장이 직접 센터 소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학생들과 츠토미 교수는 질문을 시작했다. 주로 전주시 사회혁신센터가 도시재생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는지와 사회혁신센터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있는지 등을 질문했다. 특히 츠토미 교수는 정부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전주시 사회혁신센터에 큰 관심을 보이며 많은 질문을 했다. 통역을 거치며 이야기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받은 듯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질의응답이 끝나고 위에서 소개한 시설을 관람했다. 시설물 중에서도 조리시설과 냉장고가 딸린 휴게공간과 입주 오피스에서 발길을 자주 멈췄다. 특히 입주 오피스에서는 여러 사무기기를 살펴보며 유심히 관찰했다.
3. 전주시청 – 책기둥도서관
이후 전주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학생들과의 교류 장소로 가는 길에 잠시 전주시청에 들렀다. 학생들은 시청 안에 있는 도서관이 신기한 듯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서울 코엑스에 있는 별다방 도서관과 흡사한 모습의 전주시청 책기둥도서관은 전주시민들도 꽤 이용하고 있었다. 책기둥도서관은 2020년 11월 개관하였다. 전주시청 내 시민들을 위한 열린 문화 공간으로 조성된 책기둥도서관은 1층 로비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도서관에 소장된 책은 약 8,400권이다. 책은 기둥을 포함해 서재와 책장에 배치되어 있다.
일정 때문에 이동해야 했지만, 학생들은 주변 빈백 소파와 책상에 자리 잡아 책도 보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후 학생들은 10분 정도 더 구경하다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도 도서관 사진을 보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꽤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이후 학생들은 우리 대학 일본언어문화학과 학생들과 전주에너지센터에 마련된 무료 이용 카페에서 만났다. 처음엔 소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들 급속도로 친밀해지며 왁자지껄 이야기꽃을 피웠다.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동안 츠토미 교수와 몇몇 학생들과 인터뷰할 기회가 생겨 소감을 들었다.
□ 일본 대학생 인터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즈오카현립대학에 다니는 아토리 네오(あとり ネオ)와 리카코 요시노(りかこ よしの)입니다.
▲오늘 전주에서 관람한 것 중 가장 관심 있는 게 무엇인가요?
△한옥의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전주의 건물은 전통적이고 오래된 주택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굉장히 세련되고 높은 건물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차가 많고 도로가 굉장히 넓었습니다. 음식도 맛있었고 사람들이 친절했습니다.
△한복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꼭 입어 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서 매우 아쉬웠습니다. 사진으로나마 보았는데, 일본의 유카타나 기모노와 비슷해 보였습니다.
▲전주에 오기 전에 상상했던 것과 직접 본 전주에 다른 점이 있었나요?
△전주도 일본의 교토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옛날 가게들이 많이 남아있고 전통적인 가옥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와보니 숙소는 전통적인데 다른 건물과 경치는 굉장히 현대적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일본은 편의점 브랜드가 1~2개밖에 없는데 한국은 다양한 브랜드의 편의점이 많았습니다. 또, 치킨 가게가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일본은 큰 치킨 가게가 KFC밖에 없어서 꽤 놀라웠습니다.
□ 츠토미 히로시 교수 인터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즈오카현립대학 국제관계학부 교수인 츠토미 히로시라고 합니다.
▲한국에 오신 목적이 어떻게 되나요?
△젊은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역사회에 어떤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현장 탐방을 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는 사회혁신센터와 하자센터, 성미산 마을과 서대문형무소 등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목적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한국에 4~5번 정도 방문했었습니다.
▲오늘 한국에서 본 것 중 제일 흥미로운 게 무엇인가요?
△한국은 도시재생 사업에 청년들이 많은 관심이 있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또, 국책사업으로 전국에 사회혁신센터와 관련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건물과 사무실을 마련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일본은 사회혁신과 도시재생 분야에서 국가가 조직적으로 공공기관과 네트워크를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10년 전에도 전주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과 달라진 게 있나요?
△10년 전 전주 청년몰의 총감독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대표 개인의 리더십으로 사업이 주도되었는데, 지금은 조직력을 갖추고 체계화되었으며 세밀화됐습니다. 예전 청년몰은 반항적인 모습이 보였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면에서요. 반항하는 청년을 보며 고풍스럽고 활기찬 도시재생을 목격했습니다. 지금은 리더도 바뀌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으면서 기관처럼 바뀌었습니다.
▲오늘 전주시를 돌아다녀 보고 느끼신 점이 있으신가요?
△우연히 들린 전주시청의 로비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도서관과 카페로 꾸며져 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청을 꾸민 것에 대해 행정의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일본에 가서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노력할 점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기사 작성에 도움을 주시고, 전주 스터디투어를 기획하고 이동 간 설명과 통역을 담당해주신 허문경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기자: 손민기 기자(minki70064@jj.ac.kr)
디자인: 김은솔 기자(ssolk1129@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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