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8.(토)


젠더 갈등, 목적은 잃고 진흙탕 싸움으로

[전주대 신문 제912호 12면, 발행일: 2021년 9월 1일(수)]             에브리타임 시사·이슈 게시판에서는 매일 전쟁이 벌어진다….

By news , in 오피니언 , at 2021년 8월 27일

[전주대 신문 제912호 12면, 발행일: 2021년 9월 1일(수)]

 

 

 

 

 

 

에브리타임 시사·이슈 게시판에서는 매일 전쟁이 벌어진다. 성별을 이유로 서로를 욕하고 멸시하는 글이 버젓이 돌아다닌다. 2021년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젠더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난제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세대별 갈등 양상은 제각기 다르다. 표본조사에 따르면 20대는 성 갈등, 30대는 빈부 및 성 갈등, 40대 및 50대는 빈부 갈등, 60대는 이념 및 빈부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국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20대 남성 23%가 여성이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20대 여성은 75%, 30대 여성은 82%가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한편, 20대 남성들은 68.7%가 오히려 자신들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20대 여성 56.2%, 30대 이상 여성 70.1%는 남성 역차별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청년 세대에게 젠더는 이념·계층·빈부보다 더 큰 갈등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청년세대가 성별을 중심으로 진영을 나누고, 공방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여성운동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한다. 80, 90년대 여성운동은 호주제 폐지, 군 가산점 폐지 등 제도적 차별 철폐 등에 주력한 세대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제도적 차별이 많이 완화된 지금, 새로 부상하는 여성운동은 ‘여성 혐오’에 대한 운동이다. 현대 세대는 성차별과 성폭력, 일상 내 차별, 문화 속 차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이러한 차별적 발언을 여성 혐오로 규정하며, 이를 타파하기 위한 페미니즘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별적 발언을 역으로 돌려주자는‘미러링’이 등장했다. 그러나 미러링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시작은 역지사지의 의미였지만, 그것이 점점 놀이와 경쟁으로 변모해 남녀가 진영을 나눠 서로를 더욱 모욕하고 조롱하게 된 것이다.

 

사회는 갈등을 통해 나아가기도 하지만, 무의미한 싸움은 무고한 피해만 낳을 뿐이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메갈 손 모양 논란이 그 대표적인 예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물건을 집는 손 모양이 남성을 성희롱하는 뜻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GS 리테일을 필두로 경찰청, 카카오, 여자 연예인 등 수많은 기업과 사람이 화두에 올랐다. 이에 동조하는 남성들이 늘어나자 결국 기업은 공식적인 사과를 했으나, 이는 젠더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러한 검열과 검증은 마녀사냥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 최근 올림픽에서 3관왕을 거머쥔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는 여대 출신이며 숏컷을 했다는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안산 선수가 페미니스트같으니 메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온라인 테러가 쏟아진 것이다. 국위선양을 한 국가대표도 사상 검증을 명목으로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청년세대의 젠더 갈등은 그 목적을 잃은 상황이다.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닌 분노를 쏟아내기 위한 갈등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SNS 시대의 젠더 갈등은 온라인상의 글 하나로도 크게 번질 수 있다. 이제는 분별력을 가지고 명확하게 현상을 바라봐야 한다. 서로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멈추고 인식을 달리하며, 마주 보며 대화를 해야 한다.

 

양예은 기자(ong8304@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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