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3.(목)


좋은 영향력을 주는 2차 창작

By 전주대학교 대학신문사 , in 기획 , at 2023년 3월 14일

[전주대 신문 제927호 9면, 발행일: 2023년 3월 8일(수)]

 

오늘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핸드폰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일과 대부분을 핸드폰에 투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핸드폰을 보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이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조차 무언가를 틀어 놓고 먹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주로 보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온라인 플랫폼’이다. 긴 상영시간을 가진 영상이 많았던 예전과는 달리 바쁜 일상 속 짧은 시간 안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영상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므로 크리에이터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일정하지 않은 수입을 얻게 된다.

 

성인이라면 대부분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방영한 추억의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기억할 것이다. 개그콘서트가 없어지면서 많은 희극인이 실직했고, 그들은 다시 일자리를 찾고자 큰 노력을 해왔다. 그러다 ‘틱톡’,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유행하면서 희극인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심의 규정으로 한정된 개그만 할 수 있었던 공중파와 달리, 자유롭게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은 희극인들이 숨겨왔던 많은 끼와 개그를 방출함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그런 온라인 플랫폼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2차 창작을 소재로 한 콘텐츠’. 영화나 드라마의 명장면,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영상들을 패러디하고 각색하여 한 명 또는 여러 크리에이터끼리 뭉쳐 하나의 다른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넘쳐나는 크리에이터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참신하고 재미있는 소재들이 필요하다. OTT 콘텐츠들이 새로 올라올 때마다 유행은 금방 바뀌고 그에 대한 사람들에 관심사 또한 빨리 변하게 된다. 영상의 조회 수를 올려 수익을 얻으려면 2차 창작을 얼마나 재미있게, 비슷하게 따라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고 이 경쟁이 나쁜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2차 창작을 주 소재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흙 속에 진주를 발견하게 되는 사례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그를 통해 우리는 하루만 지나도 새로운 소재의 미디어들을 접할 수 있고, 높은 질의 콘텐츠를 쉽게 접하며 웃을 수 있게 됐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희극인들과 가까운 곳에서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 이보다 더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노래나 드라마, 영화처럼 개그도 다양한 소재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거나 픽션으로 꾸며낸 이야기, 민감한 소재가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다른 미디어를 통해 방영되었을 때는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고 그저 예술성으로 대중들의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인정하면서, 픽션으로 2차 창작을 거친 온라인 플랫폼 속 개그들은 선을 넘는 행위라고 하는 건 지극히 모순적인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상상으로 꾸며낸 이야기를 실제라고 생각하고, 그에 관한 불편함을 드러내면 그만큼 개그 소재에 대한 폭은 줄어들고 대중들의 반응이 중요시되는, 재능을 숨기면서 하는 개그쇼가 반복될 뿐이다.

 

무엇이든지 모든 사람을 다 만족하게 할 순 없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참여하지 않고, 신경 쓰지 않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며 반대로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면 된다.

 

강수아 기자(xv0915@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Share on Facebook
Facebook
Tweet about this on Twitter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