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6.(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북지역문제해결플랫폼

By 전주대학교 대학신문사 , in 사회 , at 2022년 12월 30일

[전주대 신문 제926호 4면, 발행일: 2022년 12월 28일(수)]

 

수도권에 인구와 문화, 산업이 집중되면서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하고 있다. 전북도 예외가 아니다. 줄어드는 인구에 더불어 주거와 교통, 환경, 문화, 건강 등 사회문제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머리 아픈 문제들 사이에서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지역에 사는 우리가 불편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우리가 해결하면 좋겠는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삼삼오오 보여 정부가 지원하는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탄생했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하 ‘플랫폼’)은 민·관·공이 보유한 인력과 기술, 재정 등 자원을 모아 지역이 직면한 복잡한 난제를 시민주도로 해결해가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이다. 현재 전국 13개 지자체에서 플랫폼이 운영 중이며, 전북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하 ‘전북플랫폼’)은 우리 대학이 주관하고 있다. 전북플랫폼은 지난 8월 출범해 이번 달까지 활동을 진행했다. 1년간 활동한 다른 지역에 비해 짧은 사업 기간으로 아이디어 도출과 실현에 시간이 부족했었다. 하지만 출범 이후 여러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반 조성과 네트워크 구축 등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도민들이 발굴한 15개 의제(환경, 노인 복지 등)를 가지고 도민들은 조를 이루어 맡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대학은 리빙랩과 도시재생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을 했다.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평가를 위해 우리 대학에서 성과 공유회가 진행됐다. 성과 공유회에는 강승구 전북도 기획조정실장과 박진배 총장, 서완수 한국전기안전공사 ESG 경영처장, 양춘제 (사)전북사회적경제연대회의 이사장 등 내빈을 포함해 전북플랫폼에 참여한 91개 민·관·공 협업 기관과 의제 실행팀이 참여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영상을 통해 “올해 처음 시작한 전북플랫폼은 지역 문제 발굴부터 실천까지 91개 기관의 아름다운 협업을 통해 명실상부한 지역 주도형 협력의 성공모델을 만들었다”라며 “내년에도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를 지속해 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늘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라고 환영사를 전했다. 이어서 ‘불편한 어르신 이동권 보장’제안자이자 실행과정에 참여한 류영우 씨와 조세진 씨에게 도지사 표창이 전달됐다. 의제 실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6개 협업 기관에는 공동추진위원장의 감사패가 각각 수여됐다. 류영우 씨는“3개월여 촉박한 실행 기간이었지만 여러 기관이 기술, 인력, 예산 등을 보태며 한마음으로 노력했다”라며 “지속해서 불편한 농촌 어르신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지역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부에서는 자립 준비 청년 ‘내편’ 프로젝트 의제 실행에 참여한 정우빈 군의 사회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의제 제안에서부터 실행까지 참여했던 다양한 사례들이 공유되면서 지역혁신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이번 전북플랫폼에서 추진한 15개 의제 중 우수성과 사례를 보면 ‘불편한 어르신 이동권 보장’ 의제에서 지역의 청년들과 협업하여 어르신 300명 대상 설문 조사를 하여 5개 이동 경로와 불편한 사항 등 실태를 파악했으며, 어르신과 청년이 직접 현장 조사하여 무장애지도(안)을 만들어 냈다. 특히, ‘무장애도시 진안만들기’실현을 위해 민·관·공 9개 기관이 협약을 체결해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았다. 앞으로 진안군과 진안군의회는 조례제정을 통해 전국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제로플라스틱 운동’ 의제는 민·관·공이 기후 위기 대응 협업체계를 구축해 공유컵(TURN블러)과 수거함 제작 등에 나선 활동이다. 텀블러와 공유컵 수거와 세척, 배달 등 회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도민 인식개선과 개인 텀블러 활성화를 위해 도내 시ㆍ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 번째 ‘쓰레기 없는 축제 만들기’ 의제는 쓰레기 없는 축제 만들기 협의체를 구성해 4개 지역축제를 모니터링을 한 후 환경친화적 행사 진행 메뉴얼 개발과 관련 조례 제정을 위한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했다. 앞으로 도내 축제나 행사에서 사용할 다회용기 대여와 세척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연계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북에서 진행된 의제

 

  1. 전북플랫폼 성과공유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2. 실행 과제를 만들고 추진할 때 문제의 이해 당사자들이 활동 주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해나갔습니다. 3개월 만에 이 정도의 성과를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참여한 모든 분이 대단하고 고마웠습니다. 특히 이 활동을 무보수로 일하기에 자발적으로 꾸준히 활동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전북에서는 이렇게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사람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덕분에 올해 활동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 내년 활동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2. 우선 올해 진행한 의제는 이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 활동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은 충분히 있다고 파악됐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중 세 가지 방향은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먼저 청년 활동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나 로컬 브랜딩 등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탄소 배출 줄이기와 자원순환과 같은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겁니다. 올해도 몇몇 부분에서 진행됐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구조와 체계를 정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IT와 첨단기술 등을 결합해 기술 기반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던 도중 뒷받침이 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도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기술 개발을 위한 기반 만드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1.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전북이 집중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2. 지역별로 비슷한 측면이 많지만, 전북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펴보면 집중해야 할 게 보입니다. 전북은 농도(農道)로서 농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농촌진흥청과 같이 여러 공공기관이 유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농업을 통해 얻는 음식 등의 부분을 어떻게 특성화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 너무 어려운 문제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삶을 위한 문화적 토대 구축 같은 부분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민 스스로가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문화 기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숭 교수(실감미디어혁신공유대학산업단장문화산업연구소장/지역혁신센터장/미래융합대학장)

 

  1. 직접 참여하신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2. 저는 <진안협동조합연구소>가 진행한 ‘어르신 이동권 보장을 위한 무장애 도시 만들기’ 의제 발굴에 참여했었습니다. 올해는 디자인 싱킹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의한 다음 프로토타입 제작 단계까지 도달했습니다. 내년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1.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직접 보셨을 텐데 어땠나요?
  2. 농촌 지역에서 이런 사업이 계속 이어지고 혁신을 이루어내려면 청년들의 역량 증가가 필합니다. 리빙랩을 통해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시각을 넓혀 가야 하는데,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청년이 많지 않습니다. 진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청년협의체나 시니어클럽하고 협력도 하고 있지만, 일하다가 시간 내서 프로젝트 참가하는 게 쉽지 않겠더라고요. 그래도 시니어클럽 회원분들이 현장 방문 등 활동에 협조해주시고 교육에도 힘써주셔서 활동 진행은 잘 됐습니다.

 

  1. 성과 공유회에 참석하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2. 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과정에서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리빙랩은 과정에 집중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활동입니다. 그래서 반복적인 실패를 통해 성공을 얻어내야 하는데, 결과에 집착해 과정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과정에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이 아닌 사업 지원하는 식으로 진행돼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이런 활동이 처음이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활동을 위해 디자인 싱킹 과정을 4주 정도 운영했어요. 이후에 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연락도 받았습니다. 조언 요청도 이따금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교육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재민 교수(창업경영금융학과장)

 

기사 : 김현하 기자(dpdlcl@jj.ac.kr)

인터뷰 : 손민기 기자(minki70064@jj.ac.kr)

디자인 : 김은솔 기자(ssolk1129@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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