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6.(수)


중국 하북대학 학교현장실습과 사회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847호 발행일 : 2016년 3월 7일(월)] 국경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 ‘사랑’을 배우다.     첫 만남 2014년 12월 21일…

By editor , in 경제와 사회 , at 2019년 7월 3일

[847호 발행일 : 2016년 3월 7일(월)]

국경을 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 ‘사랑’을 배우다.

 

최정현(국어교육과)

 

첫 만남
2014년 12월 21일 월요일. 한국시각으로 새벽 1시 30분. 전주대학교 사범대 학장인 유평수 교수님과 그 제자 사범대학교 학생 12명, 우리는 전주대학교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가 중국으로 가는 이유는 12명은 3주간 허베이대학교 공상학원 한국어학과 1,2,3학년 학생의 한국어 수업참관 및 실습, 그리고 1대1로 파트너를 맺어 그들과 문화를 교류한다는 것을 골자로 삼은 학교현장실습과 교육봉사를 위해서다.
3시간정도 비행기를 타고 나니 시차로 인해 어느새 시간은 한 시간이 거꾸로 흘러있었고 우리는 새로운 나라에 도착해있었다. 자욱한 스모그에 싸인 도시는 이방인인 우리를 거부하고 경계하는 듯 보였다. 마중을 나온 교수님들의 안내를 받아 두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우리는 우리가 3주 동안 지낼 장소인 허베이대학교 본부 외국인기숙사에 도착했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곳이었다. 간단히 짐을 풀고 식사를 한 후, 우리들의 파트너들을 만나러 허베이대학교 공상학원으로 이동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와 약간의 걱정을 가지고 우리는 파트너를 만나러 갔다. 파트너들과 짧은 담소를 나눈 후, 우리들은 한중청년교류협약을 맺었다. 우리들의 3주간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된다.

 

 

수업 참관, 문화 교류 행사
우리는 첫 주와 둘째 주까지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을 참관하고, 셋째 주에는 직접 한국어 수업을 하는 일정으로 중국에 왔다. 그 일정에 따라 수업에 참관하기 위해 아침 7시 40분 버스를 타고 공상학원으로 출발했다. 버스정류장에는 파트너들과 팀장들이 추운 날씨에 언 손을 호호 불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파트너들을 보며 미안한 마음과 함께 우리가 그들에게 최대한 힘이 되어주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참관해본 한국어 수업은 생각보다 굉장히 수준이 높았다. 한국어를 1년 조금 넘게 배운 2학년 학생들이 한국인 교수님이 한국어로 진행하는 회화수업을 듣고, 수준 높은 문법수업을 듣는 것에서 정말 놀랐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을 보고 우리도 더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교육봉사와 더불어 우리는 한중 문화를 교류하는 여러 행사가 개최되었다. 한국의 비빔밥, 김밥 만들기 행사와 중국의 만두 빚기 행사, 중국 연말파티 참석 등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행사를 주최했다. 가장 먼저 열린 행사는 한국의 비빔밥, 김밥 만들기 행사였다. 행사는 12월 25일 성탄절 오전에 열렸다. 재료는 12월 24일 전날 교수님과 중국 4학년 팀장 2명, 한국 학생 3명이 중국 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서 준비했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하는 행사라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우리가 하는 김밥, 비빔밥이 중국 학생들에게는 처음 접하는 한국의 김밥, 비빔밥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한국을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되고, 우리가 하는 모든 실수가 한국인들을 대표하게 된다는 생각이 우리를 압박했다. 그런 막중한 책임감이 우리의 어깨를 짓눌렀지만 우리는 그곳에 주저앉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일어섰다. 그날 저녁 12명의 학생이 모여 밤늦게까지 회의하고 계획을 짰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들은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비빔밥과 김밥을 만들었다. 우리의 중국 파트너들도 수업이 없는 시간에 와서 우리를 도왔다. 마음이 참 고마웠다. 서로의 마음과 노력이 모여 우리는 두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각각 100인분의 김밥과 비빔밥을 만들었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랐지만, 서로 흘린 땀과 함께 나눈 마음이 아름답게 버무려져 훌륭한 비빔밥과 김밥이 탄생했다.

수업 실연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고찰
교육봉사 3주차부터 우리는 여기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업 실연을 하게 되었다. 중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수업 실연에서 느낀 중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겪는 어려움은 2가지였다. 언어적 직관의 부재와 한국어에 대한 노출의 부족이었다. 먼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화자들은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언어적 직관이 한국어가 외국어인 중국인들에게는 없었다. 언어적 직관의 부재로 인해 수업을 진행할 때 한국인이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문법이나 말의 뉘앙스 등을 정제된 언어로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두 번째 문제는 중국 학생들이 한국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한국인이 처음 한국어를 배울 때는 자연스럽게 하루 24시간 365일 동안 한국어에 노출된 환경에 놓인다. 하지만 중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 학생들은 한국 드라마나 한국 음악을 찾아서 듣는다 해도 한국 사람들보다 한국어를 접하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어 교육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다.
중국 학생들에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이런 어려움을 느꼈다. 이를 통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이 한국 학생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법화경’에 이런 말이 나온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고, 헤어진 사람들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다는 말이다. 처음 만날 때부터 우리가 헤어짐을 염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이별에 우리는 무력할 뿐이었다. 어느새 3주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정’이란 것이 참으로 무서워서 처음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가왔다가, 떠나갈 때 이리도 아프게 발목을 잡는다. 처음에 우리를 거부하고 밀어낼 듯 자욱하게 깔렸던 스모그는 이제 우리를 따스하게 안아주는 이불이 되어있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그랬다. 자기의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우리를 이방인이 아닌 손님으로, 친구로 맞아주었다. 사랑을 나눠주러 왔다가 더 큰 사랑으로 보답을 받고 떠나게 되었다. 스좌장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내려오니, 한 시간 거꾸로 흘렀던 시계는 한 시간을 건너뛰어 어느새 원래 우리의 시간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한 시간의 시차에서 우리가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그 잃어버린 한 시간의 상실감보다 중국 친구들을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상실감이 더 컸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3주가 지난 아직도 한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 학생대표 ‘심남’이 했던 이야기가 생생히 기억이 난다. ‘우리들은 당신들 하나하나를 기억할 거예요. 당신들도 우리 하나하나를 기억해 주세요.’

공상학원의 왕려문 교수님, 그리고 매영, 효욱, 심남, 효연, 루루, 가기, 이문, 첨예, 효미, 미기, 공묘, 소예, 종오, 강산, 아혜, 우동, 하쌍, 윤경, 운양, 석경, 첨기 그리고 외국어 학원의 설정, 한동, 역웅, 신영, 건학. 우리는 당신들 한명 한명을 기억하고 있어요. 당신들도 우리 한명 한명을 기억하고 있나요?
당신들을 생각하니 만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친구들, 비록 지금의 이별이 시리도록 아프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믿어요.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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