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5.(월)


청와대 25살 최연소비서관 취임과 논란, 왜?

By news , in 사회 , at 2021년 8월 27일

[전주대 신문 제912호 5면, 발행일: 2021년 9월 1일(수)]

 

 

< 박성민 청년비서관의 취임 >

지난 6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박성민(25)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청와대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했다. 박성민 청년비서관은 1996년생으로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현재는 휴학을 하고 비서관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청년비서관은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를 파악하여 국정업무를 지원하는 직무이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청년 입장에서 청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청년과 소통하며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조정해 가는 청년비서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청년 인사 결정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으로 젊은 층 민심이 야권에 쏠리는 것을 견제하는 여당이 박 비서관의 취임을 통해 청년들의 민심을 잡기 위한 인사로 보인다.

 

박 비서관의 취임 기사를 본 누리꾼들은 “청년 문제는 청년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활발한 활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소수일 뿐 다수 누리꾼의 반응은 냉혹했다. 박 비서관의 취임 소식에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파격이 아닌 코미디다. 청년의 마음을 얻는 게 아니라 분노만 살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박 비서관을 둘러싼 논란들 >

누리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문제점 때문이다.

 

  1. 역량논란

박성민 비서관의 역량논란은 그녀의 전공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행정, 법률, 정치, 경영 등과는 전혀 무관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아직 학부과정을 마치지도 못했다. 박 비서관의 학력을 두고 역량논란이 일자 민주당 측에서는 “박 비서관이 청년 기구 및 최고위원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자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19년 청년대변인 공모를 통해 우수한 실력으로 최고위원 선발이 되었다”라고 말하며 박 비서관이 직무 역량은 부족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행정공무원들이 으레 가진 능력을 지닌 것도 아닐뿐더러 그 약점을 상쇄할 별도의 전문능력을 갖추지도 않았다”라며 민주당 측에서 내놓은 의견에 반박하는 댓글이 달렸고 이는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

 

박 비서관은 2018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여 2년 동안 청년 기구 및 최고위원 활동을 한 사실이 있다. 이를 근거로 들어 역량 논란을 부정하며 그녀를 응원한 이들도 있었지만 2년 동안 정치 활동만 하느라 행정공무원이 배우는 학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쏠렸다.

 

 

  1. 인사 공정성 논란

지난 2021년 6월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박성민 청년비서관 해임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으로, “어떠한 공정하고 공개적인 실력 검증도 없이 공무원으로서 경험이 전무하고 당에서 2년 남짓 활동을 한 게 전부인 전 박성민 최고위원이 공무원 최고 급수인 1급 자리에 놓인 것은 매우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박 비서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박 비서관이 수행하고 있는 청년비서관직은 1급 공무원에 해당한다. 4, 5, 6급 공무원에서 시작해도 2급 공무원이 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박 비서관은 2년간의 민주당 최고위원의 업무를 수행한 이후 청년비서관 임명으로 인해 순식간에 만 24살이라는 나이에 1급 고위 공무원이라는 지위를 얻었다. 청년비서관직은 별정직으로 별도의 시험을 거치지 않고 임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지위이다. 더불어 박 비서관은 기존 별정직 공무원들과 같이 능력을 입증할 만한 경력 및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누리꾼들은 더욱 부적절한 인사 결정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박성민 청년비서관의 취임은 적절한 인사인가’에 관한 논란의 여론은 늘어났으며 공무원을 준비하던 청년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 “역대급 낙하산 인사다”라고 박 비서관의 취임에 허무함과 박탈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표현했다.

 

  1. 대표성 논란

박 비서관의 취임은 젠더 갈등 측면에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녀의 취임에 누리꾼들은“민주당에서 활동할 당시 페미니즘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을 뿐 청년 전반을 아우르는 의견이나 제안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라며 “남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도 같이 채용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도 나왔다.

 

주로 젠더 갈등을 근거로 불거진 박 비서관의 대표성 논란은 박성민 비서관이 남성이었어도 대표성 논란이 커졌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러한 의문에 박 비서관의 성실성에 관한 문제도 제기되었다. 그녀는 민주당 활동 이외에 용인시 청년정책 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그 당시 박 비서관이 청년 중점 사업과 관련한 주요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SNS에서 홍보 활동은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며 박성민 비서관의 불성실했던 정치 활동을 지적했다.

 

< 박 비서관의 첫 행보와 누리꾼들의 반응 >

논란이 많았던 만큼 박 비서관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도 많았다. 그녀가 취임 이후 3주 만에 내놓은 첫 지원방안은 ‘보호 종료 아동 지원 강화 방안’이다. 이는 보호아동(아동 보호 시설에서 보살피는 아동)의 보호 기간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보호아동이 시설에 머물거나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만 18세까지이다. 하지만 ‘보호 종료 아동 지원 강화 방안’이 적용될 경우 그 나이가 만 24세까지 늘어난다. 또한 보호 종료 이후 3년간 월 30만 원을 지원하는 자립수당은 5년으로 연장하며 고등교육 기회 보장을 위해 장학금 및 기숙사 입주요건 확대 등도 추진될 예정이다.

 

 

해당 방안은 박성민 비서관이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할 당시부터 꺼내왔던 안건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해당 방안이 박 비서관의 주도로 준비된 것이 맞는다는 것을 밝히며 “취임 이후 매일 밤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며 청년정책을 살피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을 텐데 박 비서관은 항상 밝고 활기차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번 추경에도 박 비서관 주도로 청년 예산이 많이 반영됐다”라고 언급하며 박 비서관의 근황을 전했다.

 

‘보호 종료 아동 지원 강화 방안’은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총 9개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것인데 이런 대형 정책을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된 박 비서관이 주도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동시에 박 비서관의 ‘공무원 노력 가로채기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오래전부터 정부가 노력해왔던 정책이 낙하산 1급의 공으로 돌아갔다”라는 지적으로부터 시작되어 “박 비서관이 숟가락을 얹었다”, “3월부터 준비한 정책이 6월에 취임한 박 비서관의 주도 하에 준비되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고생은 공무원들이 하고 공은 박 비서관이 가져간 것”이라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와 함께 만든 정책이지만, 박 비서관이 아이디어를 내고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겼다”라고 설명했다. 초반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일부는 “나이가 어린 문제를 떠나서 해당 정책은 필요하다고 본다”, “깔 때는 까더라도 칭찬할 건 해야 한다” 등 박 비서관의 첫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국민의힘 보좌관협의회의 비판 >

제방훈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수석대변인(이하 ‘제 대변인’)은 박 비서관의 임명 당시 “몇 년을 준비해서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근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이번 인사에 성원을 하겠는가, 박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최고위원 지명 당시에도 파격이라며 주목받았으나, 그가 내놓은 청년정책, 메시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제 대변인의 비판에 반박했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마냥 1급(공무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정권 기간 동안 잠시 있다가 가는 것인데 그걸 마치 고시 붙은 사람들 자리를 뺏은 것처럼 말했다”라며 제 대변인의 비판을 정상적인 문제 제기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어른으로서 청년 문제를 풀어주지 못했으니 당사자가 직접 참여하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청년비서관은 청년이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양한 논란으로 인해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 하나하나 모두 공정성을 따지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나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공정성만큼이나 중요하다”라는 한 누리꾼의 의견도 힘을 얻으며 그녀의 취임을 응원하는 이들도 여럿 존재했다.

 

다소 성급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인사 결정으로 인해 취임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된 박 비서관은 청와대 첫 출근 당시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성과로 보여주겠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박 비서관은 앞으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를 파악하여 국정 업무를 지원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자격 논란이 큰 만큼 시민들은 박 비서관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이며 등 돌린 민심 회복을 위해 앞으로 박 비서관의 직무 수행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은솔 기자(ssolk1129@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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