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E 총학생회 이환 총학생회장 퇴임 인터뷰
[전주대 신문 제926호 5면, 발행일: 2022년 12월 28일(수)]
▲이환 총학생회장
정책차장, 기획부장, 단과대학 학생회장, 중앙운영위원회 위원, 학사모니터링단 학생 대표, 총학생회장 후보. 입학 이후 지금까지 이환 총학생회장이 학교에서 맡아온 역할이다. 이환 총학생회장은 입후보 당시 공약설명회부터 남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자신의 공약 신뢰도와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서류를 잔뜩 준비했다. 복지와 축제 이외에 학사 구조와 학교 앱, 시설과 기숙사 관련 문제 등 학우들의 불편 사항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통해 많은 지지를 받았다. 당선 후에는 소통하는 학생회를 중시하며 총학생회장실을 개방해 학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총학생회장으로서 소속된 각종 위원회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올해 큰 관심을 받았던 대축제 또한 성공리에 진행했다. 학우들을 위한 행보에 많은 지지를 받아왔던 터인데, 이에 본지에서 퇴임을 앞둔 총학생회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한 해 동안 총학생회장직을 맡아오셨는데,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소감이 어떠신가요?
- 열심히 활동해서 아쉬운 게 없을 거라고 자부했거든요. 그런데 대축제가 끝나고 나서 학우분들이 저에게 보내주신 칭찬과 격려 메시지가 저를 아쉽게 만들더라고요. 저도 ‘1년만 더 하면 이런 것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아쉬움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학우분들이 좋아해 주실 때 잘 마무리하고 내려오려 합니다.
-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국토대장정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독도 들어가는 날에 비가 왔었는데, 배에 탑승하기 위해 종이 예매권을 뽑아야 했어요. 혹시 몰라서 아침밥도 거르고 매표소에 들어갔는데 문을 여는 순간 결항이라는 방송이 흘러나왔어요. 망연자실한 채 기다리던 도중에 재운항한다고 해서 입도에 성공했어요. 선장님이 “파도치고 비가 오는데 입도하는 경우는 여러분이 처음이다. 날씨 흐리다고 사진 안 찍지 말고 꼭 찍으세요”라는 말이 기억에 크게 남아있어요. 총학생회 표어처럼 불가능을 가능케 했던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 가장 성공한 사업과 많이 아쉬웠던 사업 한 가지씩 뽑아본다면?
- 성공적이었던 사업은 단연 대축제였던 것 같습니다. 5일 동안 진행되는 축제에 하루하루 의미를 부여해놨었어요. 서동현 아티스트는 공연 날이 데뷔 3주년 되는 날이었고요. 로이킴 씨도 4년 만에 하는 대학 축제였죠. 그런 의미가 좀 더 전달됐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또, 진행 과정에서 아티스트 분들이 건강상 이유로 못 오시기도 했고 예산 확보에서도 힘든 점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너무나도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사업은 6월에 진행한 ‘무엇이든 물어보살’이었습니다. 상반기 학생회비 결산을 보고하는 자리였습니다. 이게 돈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제가 감사(監査)에 대해서는 굉장히 예민합니다. 그래서 회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투명하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엑셀로만 보여드리는 게 아닌, 실물 영수증을 가져와서 학우분들께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취지로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시작하게 됐는데, 학우분들이 많이 안 오셔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학우분들이 많이 오실 거라 예상했는데, 학생회 등 관계자분들이 대다수여서 원래 취지와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제가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공금 횡령 같은 폐단을 끊으려면 무엇보다도 학우분들이 관심을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회비로 낸 1만 1천 원의 값어치가 감사 활동에서 발휘하는 것입니다.
- 올해 학우분들이 총학생회에 큰 지지를 보내줬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저는 ‘청렴함’ 말고 다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운영은 깔끔하게 처리하고 총학생회장이라는 직위에서 무게감 없이 활동한 점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할 때 슬리퍼를 신고, 해진 추리닝 입고 했습니다. 총학생회장으로서 학생들이나 회원들에게 지시하고 그런 행동은 이제 지나간 것 같아요. 제가 직접 발 벗고 뛰어야만 학우분들이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올해 총학생회에 많은 지지를 해주신 것 같습니다.
- 총학생회 구조 개혁과 위원회 공약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 구조를 개혁해야지만 총학생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총학생회가 잘 된 적이 있었나 되돌아보면 아직 없었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생각을 통해 위원회를 확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먼저 예·결산추진위원회는 사업 집행 전과 후의 예산과 결산을 학우분들께 검토받았습니다. 예산 집행 전 사업 진행 여부를 설문했고, 진행이 끝난 후 결산 때도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설문으로 사업 시작 전 기대감과 끝난 후 만족도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결산 설문을 진행할 때 실물 영수증을 붙여놔 예산 집행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정책추진위원회도 만족도 조사 등을 진행해 정책 실행 여부를 학우분들께 물어봤습니다. 은행나무 관련 정책이 대표적인 예시였습니다. 원래는 은행 조기 수거 기계를 사려고 총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줘서 실현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올해 낙과한 은행 수가 적어진 것을 꽤 느끼셨을 겁니다. 기숙사운영위원회는 학식 관련 문제와 통금 문제를 주로 다뤘습니다. 그래서 학식 만족도 조사와 통금 관련 서명운동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통금 관련 서명운동에는 70명에서 80명 가까이 되는 분들이 서명해주셨습니다. 인권위원회는 인권센터에 관한 일을 주로 다뤘습니다. 올해 인권센터의 규정이 바뀌어서 인권센터 운영위원회에 학생 위원이 최소 2명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인권센터규정 |
제3장 운영위원회
제12조(구성) ① 운영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8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총장이 위촉한다. 다만, 위원은 특정 성별의 위원이 전체 위원 수의 10분의 6을 초과하여서는 아니 되며, 위원 중에서 학생 위원은 최소 2명 이상으로 하되, 위촉위원 수의 10분의 3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개정 2022. 8. 31> |
▲개정된 인권센터규정
중앙감사위원회는 올해 과도기를 거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난 중간 감사 때 경직된 감사 방식에 여러 대표자분의 불만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만을 피드백 삼아 중앙감사위원회를 바꾸는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표자분들께서 감사로 인해 많이 힘든 걸 알고 있지만, 이런 시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위원회는 서포터즈인 ‘가디언즈’모집을 했었습니다. 서포터즈 분들이 기획 과정 같은 부분에 많은 참여를 해주시고, 사업 전반에서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가디언즈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이나 결정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었습니다. 이렇게 위원회는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위원회 개혁도 시작된 것이기에 이후에는 더 발전된 위원회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공약 이행 중 아쉬웠던 점이 있으셨나요?
- 앱 개선과 학사구조개편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먼저 앱 개선의 서비스 추가에 시간이 꽤 소요됐습니다. 원래 개강에 맞춰 1학기에 새로운 앱을 공개해야 했지만, 버그가 많아서 출시를 미뤘습니다. 버그 수정으로 1학기에는 출시하지 못했죠. 그래서 2학기 개강 전에는 무조건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2학기에 재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앱을 써보고 내년 신입생들에게 알려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학기 개강 때도 출시하지 못하고 이번 학기 중간에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학사구조개편은 학생회에서 요구한 부분 중 일부만 수용돼서 아쉽습니다. 처음에는 제시한 5개 개편안 모두 어렵다고 했습니다. 먼저 시스템적으로 구현 가능한지와 시뮬레이션 필요, 다른 학교 예시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문의했는데, 시스템적으로 구현이 어렵다는 답변만 하셨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대학평의원회에서 의제로 논의했었습니다. 학생들이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특히, 사범대학 학우분들과 복수전공자, 교직 이수하는 학우분들의 불만이 엄청났습니다. 현재 제도로는 5학년은 기본으로 다니기 때문이죠. 학점이월제와 교양과목 최대 이수가능학점 증가도 초과학기를 막기 위해 이야기한 겁니다. 그래도 대학평의원회에서는 학사구조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내년 총학생회를 이끌 두 당선자에게 격려의 한 마디.
- 올해 학우분들께 받은 지지는 내년 1월 1일이 되면 사라집니다. ABLE 총학생회를 기반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SIGNAL 총학생회로서 SIGNAL 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학우분들이 흥미를 느끼고 관심과 신뢰가 생길 겁니다. 잘 해내서 문제없이 학생회 활동 해나가길 기원합니다.
글 : 손민기 기자(minki70064@jj.ac.kr)
디자인 : 김은솔 기자(ssolk1129@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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