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일)


MZ세대가 떠난 프로스포츠

[전주대 신문 제922호 6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수)]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 스포츠를 가리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한다. 드라마 혹은 영화는…

By editor , in 문화 , at 2022년 8월 31일

[전주대 신문 제922호 6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수)]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

스포츠를 가리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한다. 드라마 혹은 영화는 짜인 각본으로 흘러가고 대부분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스포츠는 그렇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최약체로 꼽히던 우리나라가 4강 신화를 일궈낸 것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그동안 부진하던 이승엽이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짜릿한 역전승에서만 감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패배로 끝난 경기라 하더라도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팬들은 같이 슬퍼하며 아낌없는 위로를 보낸다.

 

각본 없는 드라마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 우리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분명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팀이나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의지와 의욕이 없다면 짜릿한 역전승은 인생에서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이렇게 스포츠는 승패를 알 수 없고 예측 불가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우리는 그 상황들을 즐기며 기대하고 팬과 선수를 단합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것이다.

 

∘국내 스포츠 산업의 위기

우리나라의 4대 스포츠 구단의 수입구조는 비슷하다. 프로구단의 수입은 중계권료, 입장권 수입, 광고 수입, 상품 수입, 경기장 내 판매 수입 등으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계권료는 연간 약 540억 원으로 책정된 프로야구를 제외하고 타 종목은 미미한 수준이다. 프로배구와 프로축구는 연간 50억 원이고 프로농구는 30억 원 미만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프로농구는 이마저도 각 구단 외국인 선수 급여를 포함한 각종 공동사업비로 지출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구단에 돌아오는 수익은 없다. 결국, 구단은 입장권 매출과 MD 상품 판매를 통한 이윤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지만, 이조차 전체 운영비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입장권 수입은 프로야구에서조차 매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프로배구의 입장권 수익은 더욱 열악하다. 지난해 최다 관중(116만 5,020명)을 유치한 두산도 입장 수입(135억 원)의 비중은 총매출의 26%에 불과했다. 반면, 광고 수입은 구단별로 50~60%대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모기업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로, 따로 지원금까지 받는 구조에서 구단 자체적으로 광고 영업 활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종목의 수도권 쏠림이 가중되고 있다. 프로야구와 남자프로농구 구단 중 절반이 서울·수도권에 몰려있디. 전국의 꿈나무들도 수도권으로 빨려든다. 지역 스포츠 위축의 악순환이다.

 

∘스포츠산업의 특성

그렇다면 왜 스포츠산업이 중요할까?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은 이유를 3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스포츠산업은 체험 산업이다. 체험을 만들어내는 마지막 단계는 가장 높은 차원의 상품으로, 스포츠는 소비자에게 매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체험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변화에도 인간에게는 변하지 않는 여러 가지 욕구가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로서의 체험 욕구다. 이것으로 인해 인간이 늘 새로운 경험을 원하게 한다. 소비자는 스포츠를 직접 또는 간접 체험함으로써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인간의 신체활동 놀이가 엄청난 경제적 가치로 연결된다는 것 자체가 산업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둘째, 스포츠산업은 문화산업이다. 스포츠산업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처럼 공급자들의 집중적인 노력으로 단시간에 일으킬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스포츠산업은 스포츠가 사회제도로서 기반을 갖추고 이를 통해 스포츠가 사회구성원들의 생활 일부이자 문화 일부로 자리 잡아야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다. 스포츠를 생산하는 선수는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선수는 학교 또는 클럽 스포츠 시스템과 스포츠 이벤트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지고 알려진다. 또한, 스포츠경기연맹의 다양한 제도의 산물이기도 하다. 스포츠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야구를 접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갑자기 야구팬이 되길 바라는 건 어려운 일이다.

 

셋째, 스포츠산업은 융·복합산업으로서 다양한 파생시장을 창출한다. 스포츠 시장은 크게 스포츠 본원 시장과 스포츠 파생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포츠 본원 시장이란 소비자가 스포츠를 관람하느냐 직접 참여하느냐에 따라 관람스포츠 시장과 참여 스포츠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프로스포츠가 대표적인 관람 스포츠산업이고 골프장이나 헬스클럽이 참여 스포츠산업이다. 스포츠 파생시장이란 스포츠 본원 시장에서 파생된 다양한 시장들을 말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같은 관람스포츠산업이 발전하면 방송중계권과 기업스폰서십이 거래되는 시장이 파생되며, 추신수 같은 스타 선수 시장이 파생되고 이들을 거래하는 스포츠에이전트 산업이나 스타 선수를 활용한 특허사용 계약 산업이 파생된다. 또한,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 골프장뿐 아니라 골프용품 시장도 활성화된다. 이렇듯 스포츠 시장에서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매우 이질적인 형태의 상품들이 생산되고 파생되고 거래되는데, 이것을 스포츠시장 가치 망(sport market value network)라고 부른다.

 

∘MZ세대를 잡기 위한 방법

짧고 속도감 있는 디지털 환경과 콘텐츠에 익숙한 MZ 세대에게 경기 시간이 2~3시간가량 걸리는 프로스포츠는 이미 관심 밖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넘쳐나는 볼거리와 경쟁하기에는 러닝타임이 길다. 미국 프로농구 NBA에선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뉴미디어 저작권 개방 정책을 펼쳐 크리에이터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NBA Play makers 플랫폼을 활성화했다. 팬이 영상을 편집해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NBA의 공식계정 팔로워 수는 무려 1억 명이 넘게 됐다.

 

한국 프로스포츠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탑승해야 한다. 저작권 문제를 완화하고 팬들이 짧은 영상을 만들어 홍보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

 

프로스포츠의 경쟁자는 현재 즐길 수 있는 모든 문화콘텐츠라는 점을 인식하고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벤트나 다양한 방안을 만들어 모든 연령대가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송민호 기자(immino@jj.ac.kr)

* 인용가능 (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Share on Facebook
Facebook
Tweet about this on Twitter
Twitter